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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소 vs 생존, 교육부 '갈림길'
[문재인정부 교육개혁 전망과 쟁점]①교육부편
2017년 05월 12일 (금) 09:43:18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문재인정부가 본격 출범했다.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로 이어진 보수정권이 9년 만에 교체, 진보정권이 탄생한 것이다. 이에 교육분야에도 대대적인 개혁이 예고되고 있다. <대학저널>이 문재인 대통령의 교육공약을 통해 교육개혁 전망과 쟁점을 시리즈로 연재한다.

교육부가 '축소'와 '생존'의 갈림길에 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교육부의 기능 축소를 공약했지만 교육계와 대학가에서 반대 의견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교육공약대로 교육부 기능을 축소한다면, 역대 초미니 교육부가 탄생한다. 반대로 문 대통령이 반대 여론을 감안, 교육부 기능을 존속시킨다면 교육부는 기사회생한다. 이에 교육부의 운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교육공약으로 대통령 직속의 국가교육회의 설치와 교육부 기능 개편을 제시했다. 현재 교육부는 3실(기획조정실·학교정책실·대학정책실)과 3국(지방교육지원국·평생직업교육국·교육안전정보국)을 중심으로 초중등교육부터 평생교육까지 교육정책의 기획·수립·집행·관리를 총괄한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교육정책의 기획과 수립 업무를 국가교육회의(장기적으로 국가교육위원회 신설)에 맡기고, 초중등업무를 단위학교와 시도교육청에 완전히 이양한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되면 교육부는 고등·직업·평생교육의 집행과 관리만 담당한다. 기능과 조직이 대폭 축소되는 것이다.   

   
 

교육부 개편 필요 공감대 형성, 공약 실현에 무게
우선 문 대통령이 공약을 실현할 가능성이 높다. 공약도 공약이지만 교육부 개편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회장 이재정 경기도교육감)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6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월 12일부터 15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의 미래사회 대비를 위한 교육부와 교육청의 역할 분담' 질문에 대해 37.3%는 '교육정책을 교육부가 아닌 정치적 중립기구에서 연속성 있게 추진하자'는 의견에, 31.4%는 '교육부는 대학을 담당하고 교육청은 유·초·중등교육을 담당하자'는 의견에 동의했다. '교육부 권한 강화'에 동의한 응답자는 12.8%에 불과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교육부 권한과 조직의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 유·초·중등교육 사항은 교육감 권한으로 명확히 규정한 후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정비돼야 한다"면서 "아울러 국가 교육의제 설정과 교육 개혁의 안정적 추진을 위한 (가칭)국가교육위원회 설치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일환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지방교육행정체제 기능을 재정비, 다양하고 내실 있는 학교체제를 마련하고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중앙교육행정기관이 갖고 있는 대학교육 관련 업무를 대학과 대학협의체에 전폭적으로 이양, 대학이 자율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안종복 강남서초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지난 3월 27일 좋은교사운동이 '교육부 폐지와 국가교육위원회의 타당성을 논한다'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교육감을 시민이 선출하지만 교육부가 부교육감과 기획조정실장을 발령, 컨트롤하려고 하고 있다"며 "교육부가 되든, 국가교육위원회가 되든 초중등교육 관련 권한은 시도교육청에게 넘겨야 하고 대학 문제와 몇 가지 국가적 교육과제 정도 역할만 (교육부 등) 상급기관에서 맡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교총 등 반대 여론 제기, 기능 재편 주장
한편 문 대통령이 공약을 실현하기에는 부담 요소도 있다. 반대 여론을 감안해야 하는 것. 특히 교육계에서는 교육부의 초중등교육업무가 시도교육청으로 완전히 이양되면, 교육감들의 권한이 지나치게 강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교육감들은 교육부의 초중등 권한을 다 없애라고 하면서 막강한 자신들의 권한은 학교에 주겠다는 소리를 안 한다. (교육감들이) 인사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학교 선생님들은 교육부가 아닌 교육감의 눈치를 보고 있다"면서 "지금도 웬만하면 (초중등교육업무가 교육청으로) 다 넘어가 있다. 일부 남아 있는 권한까지 교육청으로 넘어가면 17개의 교육부가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아무리 자율화, 분권화라고 해도 국가적으로 바라는 인재상, 미래를 대비하는 교육을 한 시·도에서 담당하기 어렵다. 또한 국가적으로 공통된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며 "분권화와 지방화가 발달된 선진국에도 교육부가 다 있지 않나. 국가가 바라는 교육 방향 기준 등을 위해서라도 중앙부처(교육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차관을 지낸 이기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은 국가교육회의 설치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교육부의 기능 축소보다 재편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회장은 "교육분야는 재정이 많이 투입되는 관계로 교육부 정책에 대해 다른 부처에서 간혹 부정적이고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 때문에 정책이 원활히 추진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국가교육회의를 설치, 교육정책의 전체 틀을 잡고 정책을 정착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교육부 기능을 축소시키는 것보다 재편성하는 편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중론도 제기됐다. 김경회 성신여대 교수는 "제한적이고 신중한 조직 개편 전략이 필요하다. 대통령 후보들이 교육부 기능과 조직 축소를 약속한 동인(動因·어떤 사태를 일으키거나 변화시킨 원인)은 정치적"이라면서 미래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현행 조직 문제점을 개선하는 차원에서 (교육부) 기능 재설계 방향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 취임과 함께 갈림길에 서고 있는 교육부. 다행히도 폐지 운명은 면했다. 하지만 대수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대수술의 방향이 기능 축소일지, 재편일지 아직 미지수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분열과 갈등의 정치도 바꾸겠다.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문 대통령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 즉 교육부가 어떤 운명을 맞을지 교육계와 대학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성민 기자 js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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