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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권'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
[기자수첩]편집국 유제민 기자
2017년 05월 08일 (월) 17:18:57

얼마 전 '맨발 여아 탈출 사건', '원영이 사건' 등의 충격적인 사건이 연이어 터져 나오며 아동학대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크게 늘어났다. 현실의 심각함을 인식한 정부도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많은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아동학대 사건들이 일어난 후, 현실은 얼마나 개선됐을까?

안타까운 일이지만 상황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은 듯하다. 아동학대 사건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아동학대 신고접수 건수는 2014년 1만 7782건에서 2015년 1만 9203건, 2016년 2만 9669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시민들의 신고의식이 더욱 강화돼 신고 건수가 늘어난 것이라고 가정하더라도 상황은 심각하다.

더욱이 사회에 충격을 안겨주는 사건들이 최근까지도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어 더욱 안타깝다. 어른들의 보호와 관심 속에서 건강하게 자라나야 할 아동들이 폭력과 무관심에 노출되는 사례들이 밝혀질 때마다 부끄럽고 참담한 기분을 감출 수 없다.

이러한 사건들을 접할 때마다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학대 행위 중 많은 수가 친부모에 의한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 아동학대 행위 중 약 80% 정도가 친부모로부터 발생하고 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수많은 아이들이 가정 내 폭력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이렇게 친부모로부터의 아동학대 사건이 많은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학대에 대한 인식 문제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에게 체벌·폭력을 가하면서 이를 학대가 아닌 훈육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자녀를 학대하는 부모들은 학대 사실을 신고 받고 출동한 경찰들에게 "내 자식 가르치는 일에 왜 간섭이냐"는 식으로 오히려 화를 내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행위를 학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엔 신고가 접수되더라도 제대로 된 조치가 취해지기 어렵다. 또 자녀를 훈육하며 체벌을 가하는 것을 부모의 마땅한 권리, 즉 친권으로 인식하고 있어 국가기관의 개입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선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동학대 행위를 신고 받고도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것은 학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자녀를 학대한 부모를 처벌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친권' 이전에 '인권'이 있음을 자각하고 자녀를 양육할 자격이 없는 부모로부터 아동들을 보호해야 한다. 아동들 역시 이 나라의 보호받아야 할 국민이며 아동들을 향한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부모와 자녀가 서로의 소중함을 느끼며 가족의 가치를 되새기는 때다. 그러나 반대로 가정의 가치와 인륜이 파괴되는 현실이 우리 앞에 펼쳐지고는 한다. 이는 말할 것도 없이 우리 어른들의 과오다.

더 이상의 비극이 생겨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첫 번째로 아동학대는 범죄라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하며 두 번째로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인권을 유린하는 명백한 범죄가 더는 '친권'이라는 방패 뒤에 몸을 숨길 수 없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유제민 기자 yj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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