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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교육기회·자율 보장" vs 안철수, "교육부 폐지·학제개편"
[긴급 진단] 5·9 대선후보 교육공약 분석
2017년 04월 10일 (월) 14:53:44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헌법 31조는 '모든 국민의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밝히고 있다. 이 헌법의 정신에서 다시 시작하겠다. 교육을 통해 흙수저도 금수저가 될 수 있어야 한다. 교육이라는 희망의 사다리를 다시 놓겠다. 또한 권력은 절대 교육을 지배해서는 안 된다. 더 이상의 교육관치를 용납하지 않겠다. 교육을 온전히 선생님들에게 돌려드리고 학교의 자율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금 교육부는 '교육통제부'다. 교육부가 주도적으로 결정하고, 말 잘 듣는 대학에 돈을 주는 형태로 정책을 운영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자율성이 말살돼 창의적인 인재가 나올 수도 없으며 창의적인 연구개발이 불가능하다. 지금의 교육통제부는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또한 현재 학제가 1952년 이래 계속 지속됐다. 당시 젊은이들보다 현재 젊은이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성숙함에도 불구하고 예전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모든 고리를 끊는 것이 학제개편이다."(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5월 9일 대통령선거(이하 5·9 대선)가 다가오면서 대선후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 다. 현재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이상 국회 의석수 기준) 등이 대권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문 후보와 안 후보가 여론조사 1·2위를 기록하며 일명 '문(文)-안(安)' 양강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대학저널>이 문 후보와 안 후보의 교육공약을 긴급 진단했다.

문재인, "교육기회·자율 보장" 강조
문 후보는 지난 3월 22일 서울 영등포구 대영초등학교 어울림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육공약을 발표했다. 당시 문 후보는 "학생들 위주의, 선생님들의 자율과 자치를 중심으로 정책과 공약을 준비했다. 혁신적인 교육현장 변화로, 교육에 대해서만큼은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마디로 균등한 교육기회를 보장함으로써 학생들이 교육을 통해 꿈을 실현하고, 교사들이 교육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문 후보의 교육공약이다.

   
▶문재인 후보(출처: 문재인 후보 공식 홈페이지)

이를 위해 문 후보는 ▲교육 투자 확대(GDP 대비 국가 부담 공교육비 비중 OECD 평균으로 상향 / 중앙정부가 누리과정 예산 책임 / 획기적인 대학등록금 인하) ▲공평한 교육기회 보장(외국어고·자사고·국제고의 단계적 일반고 전환 / 학생부교과전형·학생부종합전형·수능전형으로 대입 단순화 / 수시 비중 단계적 축소와 기회균등전형 의무화 / 지역 국립대 육성으로 대학서열화 해소 / 장기적으로 발전가능성이 높은 사립대를 '공영형 사립대'로 전환, 육성 / 기업의 블라인드 인재 채용 확대) ▲교실혁명(초등학교에 '1:1 맞춤형 성장발달시스템'과 '기초학력보장제' 도입 / 중학교 일제고사 폐지와 절대평가 단계적 도입 / 고등학교의 고교학점제 실시 / 예체능 교육 활성화와 대입 반영 유도) ▲교육 적폐 근절(입시, 학사비리 대학에 대한 지원 중단 / 100% 블라인드 테스트로 로스쿨 입시 개선)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 '국가교육회의' 설치 등을 제안했다.

문 후보는 "찜통교실, 냉골학교, 재래식 화장실을 방치하면서 뒤떨어진 아이들은 포기하고 학교를 서열화해 경쟁과 차별을 부추겼다. 언제나 학생들은 교육정책 순위에서 뒷전이었다"면서 "무엇보다 먼저 교육을 학생들에게 맞추겠다. 모든 학생들이 행복할 수 있는 교육이어야 한다. 국가가 초중고 교육을 완전히 책임지는 시대를 열겠다. 교실혁명으로 창의적 인재를 길러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문 후보는 "초중등 교육은 시도교육청에 완전히 넘기고 학교단위 자치기구도 제도화하겠다. 학부모, 학생, 교사의 교육주권 시대를 열겠다"며 "모든 학교에서 혁신교육을 하겠다. 이미 만들어진 혁신교육지구를 활성화하고 대한민국 모든 학교가 혁신학교가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교육부 폐지·학제개편" 주장
안 후보는 지난 2월 6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갖고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 ▲교육부 폐지와 국가교육위원회 설립 ▲'5+5+2' 학제 개편 ▲획기적인 평생교육 강화를 골자로 한 3대 교육개혁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 지난 7일 숙명여대 백주년기념관에서 개최된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정기총회에 참석, 3대 교육개혁 방향을 재차 강조했다. 

   
▶안철수 후보(출처: 안철수 후보 공식 트위터)

안 후보는 "1차, 2차, 3차 산업혁명은 한 가지 기술에 의한 혁명이었다. 1차는 증기기관, 2차는 전기, 3차는 IT 기술에 의한 혁명이었다. 이러한 혁명들은 모두 한 가지 기술에 인한 것으로 어느 정도 사회변화를 예측할 수 있었으며 어떤 인재들이 뛰어난지를 미리 알 수 있었다"면서 "따라서 국가가 계획을 세우고 앞에서 끌고 나가는 것이 훨씬 속도도 빠르고 효율적이었다. 하지만 이런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4차 산업혁명이 1, 2, 3차 산업혁명과 다른 점은 한 가지 기술이 아니라 수많은 첨단 기술들이 함께 발달하고, 기술들이 예측 불가능한 형태로 합쳐지는 것이다. 한마디로 융합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는 발전방향을 정부에서 결정했다면, 이제는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정부는 지원 역할을 해야 한다. 앞으로 정부 역할에 있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이유"라고 밝혔다.

안 후보는 "정부 조직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지금 현재 교육부는 '교육통제부'다. 교육부가 주도적으로 결정하고 말 잘 듣는 대학에 돈을 주는 형태로 정책을 운영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자율성이 말살, 창의적인 인재가 나올 수도 없으며 창의적인 연구개발이 불가능하다"면서 "지금의 교육통제부는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장기 계획이 가능한 국가교육위원회와 장기 계획을 지원하는 교육지원처로 개편해야 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안 후보는 "현재 교육제도에서는 대학 진학 이전에 초·중·고생들이 12년 동안 입시교육만 받고 있다. 여러 가지 창의교육 시도가 있었지만 전부 실패했다. 이제 학제개편이 아니고서는 이 고리를 끊을 수 없다고 판단한다"며 "'5+5+2'의 학제개편을 제안한다. 이 안은 초등학교 5년, 중등학교 5년에 더해 직업을 갖기 위해 직업학교 2년 과정 혹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진로탐색학교 2년 과정을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안 후보는 "우리나라는 평생교육에 투자하는 예산이 전체 교육예산에서 0.07%에 불과하다. 대학 졸업 이후 중장년층과 노년층은 국가에서 버려진다. 중장년층과 노년층 교육도 국가에서 책임져야 한다"며 "대학들이 갖고 있는 교육 인프라를 평생교육에 활용해야 한다. 대학생들만이 아닌 전 연령대 교육 수요자들의 교육을 대학에서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계, 비판 목소리 확산
문 후보와 안 후보의 교육공약은 아직 정당 차원에서 확정되지 않았다. 이에 추후 교육공약이 수정, 보완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대체로 현재의 교육공약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문 후보와 안 후보의 교육공약에 대해 교육계의 반응은 어떨까? 아쉽게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먼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지난 3월 28일 문 후보 캠프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문 후보의 교육공약이 입시 경쟁과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매우 미흡하다"면서 수정을 요구했다. 

대표적인 것이 수시 전형의 단계적 축소다. 사교육걱정은 "가장 황당한 공약은 대학입시제도다. 즉 지금까지 더불어민주당이 정책 기조로 삼아 온 '학생부 중심 전형(수시) 확대, 수능 전형 축소'를 뒤집고 '수시 전형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이명박, 박근혜 정부조차도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학생부 중심 전형을 지속 확대해 온 마당에 어떤 연유에서 느닷없이 수능 정시 전형을 확대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따져 물었다.

이와 함께 사교육걱정은 문 후보의 교육공약에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과 일명 '나쁜 사교육  규제 방안(학원 선행 상품 규제, 학원 휴일 휴무제, 영유아 과잉 학습 규제를 위한 '영유아 인권법' 제정 등)이 포함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시교육걱정은 "문 후보의 교육공약은 대통령 탄핵 이후 새 시대를 갈망하는 국민의 목마름을 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문 후보 자신이 적폐를 청산하겠다고 공언한 바 교육공약으로 교육 영역에서 어떤 적폐가 해소될 것인지 납득할 해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 후보의 학제개편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즉 전문가들은 학제개편이 교육 근본을 바꾸는 작업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 대변인은 "현행 학제가 오래됐기 때문에 시대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을 인정한다"며 "다만 학제개편은 교육의 뼈대를 바꾸는 것이다. 갑자기 급하게 주장하다 보면 객관성, 신뢰성, 실천가능성이 결여될 수 있다. 학제개편을 주장할 때는 합당한 이유와 논거 내지 자료가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교총은 지난 3월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학제개편 세부방안 등을 담은 '제19대 대선 교육공약 요구과제'를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안 후보의 교육공약이 원론적 수준에 그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5·9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구체적 교육공약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는 안 후보의 국회 교섭단체 연설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정기총회 발언이 '도돌이표'식이라는 점에서 잘 드러난다.

교육계 관계자는 "안 후보도 이번 대선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한 인물이다. 그리고 현재 문 후보와 견줄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면서 "그렇다면 아무리 조기대선이라고 해도 교육공약이 방향을 제시하는 선에서 그치지 말고 교육 분야별로 세부 내용들이 나와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문-안 구도'를 형성하며,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5·9 대선.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은 만큼 차기 대통령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이 지대하다. 문 후보와 안 후보가 '표'가 아닌 교육계의 속을 시원하게 만들 교육공약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정성민 기자 js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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