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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 ‘한국형 리버럴아츠칼리지’로 기초교육의 혁신 추진한다”
[스페셜리포트] 대구대학교
2017년 03월 29일 (수) 11:47:25
   
 

‘한국형 리버럴아츠칼리지’ 전격 도입…기초교육 체계화 주력

모집단위 없는 ‘교육 클러스터 제도’ 도입…융합교육으로 ‘4차 산업혁명’ 대비

[대학저널 신효송 기자] 최근 대학교육의 화두는 ‘취업’이다. 취업률이 곧 대학의 성적표이기 때문에 교육과정 또한 전공·실무중심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제대로 된 ‘기초교육’을 받았다는 전제하에 이뤄져야 한다. ‘기초교육’은 인문학부터 자연과학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교양과목의 집합체로 전공교육의 기반이 된다. 바른 인성을 갖춘 인재 양성의 필수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부 대학에서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존 교육체계를 유지하거나 축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대구대학교(총장 홍덕률)는 대학교육의 내실화를 다지기 위해 최근 ‘리버럴 아츠 칼리지’ 도입을 필두로 한 ‘기초교육의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대학저널>이 안현효 대구대 기초교육대학장을 만나 대구대가 추구하는 기초교육에 대해 들어봤다.

   
 

‘한국형 리버럴아츠칼리지’ 도입으로 ‘대학 본연의 교육’ 실현
기초교육은 대학에서 흔히 말하는 ‘교양과목’의 집합체이다. 문학, 역사, 철학 등의 인문학, 수학, 물리, 생물, 화학 등의 기초과학, 사회, 경제, 정치 등의 사회과학 등이 여기에 속한다. 4년제 대학을 기준으로 학생들은 1학년 때 교양과목을 듣고 2~4학년 때 전공과목을 듣는다. 전공과목이 자신의 진로와 취업에 직결되기 때문에 교양과목은 ‘부수적인 과목’, ‘학점 때우기식 과목’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교양과목이야말로 학생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안현효 기초교육대학장은 설명했다. 안 학장은 “기초학문(교양)을 익힌 후 응용학문(전공)을 배우는 단계적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기초교육을 체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바로 ‘한국형 리버럴아츠칼리지’(Korea-Liberal Arts College) 줄여서 K-LAC이다. 

K-LAC는 미국의 4년제 학부 교육기관인 리버럴아츠칼리지에서 유래됐다. 이곳에서는 학과에 전속되지 않고 4년 동안 교과목을 자유롭게 수강하며 전공을 만들어 나간다. K-LAC는 리버럴아츠칼리지가 추구하는 인문학 중심의 교육을 지향함과 동시에 울타리가 낮은 전공교육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즉 K-LAC는 전인적 교양인 양성을 위해 대학 내 교양교육을 선도하며 장기적으로 인문·자연 간 융합교육을 목표로 한다. K-LAC는 2014년 대전대에서 처음 시작돼 2015년 가천대로 이어졌다. 그리고 2017년 2월 13일 대구대에서 열린 ‘K-LAC 포럼 기관협의회’를 기점으로 대구대가 K-LAC 도입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대구대, 가천대, 대전대는 K-LAC 활성화를 위해 ▲K-LAC 포럼 구성 ▲리버럴아츠 교육과정 공동연구 및 교류 사업 ▲고전 교육 교과목 공동 개발 ▲고전교양학 공동학위 운영 ▲공동 MOOC 개발 등에 있어 협력하기로 했다.

   
 

새로운 교육 모델 ‘교육 클러스터 제도’, 전교생 융합교육 장려
K-LAC를 우선적으로 도입한 대전대와 가천대의 경우 기초학문 학과를 교양대학에 포함하거나 기초과학 교육을 교양교육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후발주자인 대구대는 여기에 ‘교육 클러스터 제도’라는 모델을 도입했다. 이 제도는 기존 단과대학과 별도로 학생과 모집단위 없이 융합전공만으로 구성하는 교육단위이다. 학생들의 전공 선택 기회를 확대하고 학과 간 장벽을 낮춰 융합 전공을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 대학들에게는 선례가 없는 모델이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구대는 ‘클라시카 자유학’, ‘인문SW’, ‘아프리카 도시개발’ 등 3개의 창의융합전공을 신설했다. 물리적인 학과나 모집단위 없이 대구대 학생이라면 누구나 신청해 강의를 들을 수 있다. 학점 이수 시 전공으로도 인정된다. 안 학장은 “별도 홍보 없이 현재 3개 전공 신청자가 85명에 달한다”며 “작년에 시범적으로 운영된 ‘클라시카 고전 강좌’가 입소문을 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클라시카 고전 강좌’는 대구대가 ‘대학 본연의 교육’을 되살린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이 강좌는 플라톤의 ‘국가론’, 다윈의 ‘종의 기원’, 헤로도토스의 ‘역사’ 등 고전 명저를 읽고 토론하는 강좌이다. 일반적으로 여러 권의 고전을 공부하는 기초 교양 수업과 달리 집중적인 교육과 오픈형 토론방식이 특징이다. 야간 강좌임에도 60명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였다. 수강생들은 책이 더 잘 읽히고 지식함양에 도움이 됐다는 반응이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전임교수들도 더욱 관심을 갖고 강좌를 개선해나가고 있다. 올해 1학기에는 앞의 세 가지 과목에 호머의 ‘일리아드오딧세이’, 마키아벨리의 ‘국가론’,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 공자의 ‘논어’ 등 4과목이 추가로 개설됐다.

‘플립러닝’ 성과 확인…‘성산-리버럴아츠칼리지’로 기초교육 더욱 강화할 것
대구대는 K-LAC 도입 이전부터 기초교육 강화에 힘써왔다. 먼저 2015년 2월 기초교육대학을 설립해 기초교육 전담기관을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교양과목의 표준화를 이루고 전담교수진을 배치하는 등 교양교육과정을 개편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수업방식인 ‘플립러닝’(Flipped learning, 역진행 수업)도 일찌감치 도입해 성과를 보였다. 플립드 러닝은 온라인을 통한 선행학습 뒤 오프라인에서 교수와 학생이 토론식으로 강의를 진행하는 수업을 뜻한다. 대구대는 공통교양과목인 ‘글쓰기기초’와 ‘실용영어’에 플립러닝을 적용해 참여형 수업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글쓰기, 영어 등 기초교과목의 교육의 질을 제고할 수 있었다. 또한 공통교과목 사전학습 시스템을 구축하고 학습 성과를 극대화했다. 그 결과 2015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부설 한국교양기초교육원이 주관한 ‘2015년 개별대학 교양교육 컨설팅’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올해는 이러한 기초교육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안 학장은 “3월부로 인문대학과 기초교양대학이 공동으로 ‘성산-리버럴아츠칼리지’를 만들기로 결정했다”며 “기초학문의 영역을 더욱 넓혀나가겠다”고 말했다. 대구대는 ‘성산-리버럴아츠칼리지’를 통해 학생들이 고차원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곧 인문-사회-자연의 융합을 뜻하며 최근 이슈가 되는 ‘4차 산업혁명’과도 연결된다. 

4차 산업혁명은 전통적 산업에 기초한 기존 인재보다 창의적이고 개방적인 사고를 가진 융합 인재를 필요로 한다. 이에 많은 대학들이 학과 간의 융합교육을 강조하는데, 안 학장은 우선 기초교육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학장은 “대학이 전교생의 기초학업, 기초학문교육, 인문교양교육을 탄탄하게 해야 한다”며 “이후 응용학문적 전공교육을 바탕으로 융합전공을 활성화해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배워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신효송 기자 shs@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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