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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달인' 이광준, "수학과 심리학이 만났다!"(3)
2017년 02월 27일 (월) 17:29:07

제1탄 인지 부조화 – 나는 왜 잘못된 수학 학습 태도를 계속 유지할까?

학습에 심리가 미치는 영향력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학습능력이 중요한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심리적인 요인이 학습에 미치는 정도가 학습능력보다 더 클 수도 있다. 심지어 심리적인 요인이 학습능력에 직접적 영향을 주기도 한다. 지난 칼럼에서는 학습된 무력감과 그 해결방법에 대해서 다뤘다. 이번 칼럼에서는 잘못된 수학 학습 태도를 계속 유지하는 이유와 그 해결방법에 대해 살펴보자.

1. 잘못됐는데 왜 계속 변명을 만들까?
선우는 두 달 전부터 너무나 갖고 싶은 롱패딩이 있었다. 가격이 워낙 비싸서 그동안 용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했기 때문에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드디어 롱패딩을 살 수 있는 돈이 모여서 옷 가게를 방문했다.

그런데 그 롱패딩이 워낙 인기가 많아서 다 팔리고 딱 하나만 남아 있었다. 저쪽에서 다른 손님이 이 롱패딩을 흘깃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더 급해졌다. 옷을 입어보니 사이즈가 딱 맞아서 여유가 없었지만, 하나밖에 남아 있지 않아서 바로 구입을 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친구인 동기를 만났는데, 동기도 그 롱패딩을 사고 싶어 해서 부러운 눈길로 선우를 쳐다봤다. 겸사겸사 선우는 동기와 함께 집으로 가서 롱패딩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기로 했다.

집에 도착해서 옷을 입어보니 가게에서 입었을 때보다 더 꽉 끼는 느낌이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동기도 옷이 많이 작은 것 같다고 얘기를 한다. 선우는 속에 입었던 옷을 하나씩 벗어가며 롱패딩을 입고 또 입었다. 급기야 윗옷을 전부 다 벗은 맨살로 롱패딩을 입고서 이 정도 되니까 여유가 있다며 흐뭇(?)해 한다. 지켜보던 친구 동기는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며 다른 사이즈로 교환하든지 환불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 롱패딩은 이제 품절이라 더 이상 다른 사이즈를 구할 수 없는 상황이고 영수증도 찢어 버리는 바람에 환불도 안 되는 상황이다.

선우는 난감한 마음을 숨기면서 내가 오늘 점심을 평소보다 과식을 해서 몸이 불어서 롱패딩이 조금 작은 것 같다고 얘기를 했다. 그리고 윗옷을 한 겹만 입으면 충분히 입을 수 있다며 문제 없다는 말을 반복해서 했다. 동기는 요즘 날씨가 추워 윗옷 한 겹만으로는 다니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선우는 세 달 동안 운동을 열심히 다녀서 추위를 참아내는데 문제가 없다며 약간 짜증 섞인 목소리를 냈다. 선우는 왜 계속 변명을 늘어 놓을까?

2. 왜 맞지도 않은 롱패딩을 맞는다고 우길까?
선우 스스로도 롱패딩이 작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인정하지 않고 계속 맞는다고 우기는 것일까? 여기에는 ‘자기 합리화’라는 무서운 함정이 숨어 있다.

(1)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란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그 결과가 신통치 않을 경우에 변명을 통해 자신의 모순된 상황을 합리화시키려는 태도를 의미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선우는 자신에게 맞지 않는 롱패딩을 기어코 맞다고 우기는 상황을 목격할 수 있다. 앞선 상황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은 우선 하나밖에 남아 있지 않지만 사이즈가 맞지 않으므로 구입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 다음은 환불을 통해 롱패딩을 반환하는 것이다. 하지만 선우는 롱패딩을 소유한 채 자신에게 맞다고 계속 변명을 만들어 내고 있다. 롱패딩을 구입하기 위해 오랫동안 힘겹게 용돈을 모았던 자신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비합리적인 모습은 주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2) 인지 부조화와 수학 학습
1) 잘못된 학습 방법의 유지와 양치기

수학에서 발생하는 인지 부조화 현상은 근면성실한 자세로 잘못된 학습 방법을 계속 유지하는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국어와 영어를 비롯한 언어에 관한 문제 풀이를 할 때에는 관련 내용을 100% 이해하지 않아도 정답을 찾아낼 수 있다. 하지만 수학의 경우에는 수학 개념과 문제를 100% 이해하지 않으면 절대로 풀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학 개념을 공부하거나 문제를 풀이할 때, 느슨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당연히 문제가 풀리지 않는 상황이 많이 생길 것이다. 이 경우에는 불완전한 개념과 문제해석능력 부족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데, 이 부분에 대한 고민 없이 문제 풀이만 지속적으로 반복하게 된다. 그러면서 수학은 원래 어렵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어려워하기 때문에 당장 실력이 잘 오르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는 식의 잘못된 생각을 한다. 그래서 열심히 문제를 풀이하면 실력이 오를 것이라 착각을 하게 된다. 

2) 오류 풀이
다른 과목과 달리 수학은 문제를 풀 때, 풀이 방법이 다양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물론 다양한 풀이는 각각 올바른 풀이를 전제한 개념이다. 그런데 종종 문제풀이가 더 이상 진행이 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런 경우에는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된다. 조건을 빠트리지 않았나? 중간에 계산실수를 했나? 필요한 개념을 못 떠올리고 있나? 등 여러 가지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들은 애초에 자신의 풀이가 처음에는 문제가 없다는 생각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조건이나 관련 개념의 누락과 같은 부분적인 문제점에 대한 생각만 하게 된다.

그런데 만약 애초에 문제 풀이가 시작부터 잘못된 상황이라면 어떻게 될까? 객관적으로 풀이의 시작부터 잘못 됐지만 애써 풀어 놓은 과정을 부정하고 싶지 않은 무의식의 작용과 다양한 풀이법이 존재한다는 강력한 믿음으로 처음부터 다시 풀이를 시작하지 않으려는 것 또한 수학에서의 인지 부조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여기서 자신의 풀이법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잘못 되었다는 인식이 있는 상태에서도 인지 부조화로 인해 계속 그 풀이법을 고집하는 경우는 현실적으로 찾아보기는 힘들다. 

문제는 자신의 풀이법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잘못 되었음을 인식하는 경우가 그렇게 흔치 않다는 사실이다.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인식하는 경우는 기껏해야 계산실수나 잘못 암기한 공식 적용 정도일 것이다. 그 이외에는 대부분 자신의 풀이법이 다양한 풀이법의 한 종류로 생각하면서 그 방법을 계속 지속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냐하면 자신이 애써서 생각한 풀이를 부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인지 부조화 현상의 경우에는 잘못이 명백한데도 불구하고 비합리적인 근거나 변명을 들어서 유지하는 상황인데, 수학의 경우에는 풀이법이 잘못 됐음이 명백하지 않는 경우이기 때문에 더더욱 잘못된 상황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이상과 같이 수학 학습에 있어서도 인지 부조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는 수학실력을 높이는데 방해 요소가 된다. 아무리 해도 실력이 오르지 않으면 지쳐서 수학에 대한 흥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인지 부조화 현상에 대한 이해와 극복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 수학 학습에 있어서도 중요하다. 다음 칼럼에서는 구체적인 극복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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