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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최순실, 블랙 커넥션 '수면 위'
이화여대 교수들, 정유라 특혜에 모르쇠 일관
특검팀, 류철균 교수 체포 이어 진술 확보
덴마크에서 정유라 체포, 특검팀 수사 가속도 전망
2017년 01월 03일 (화) 09:15:09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하 특검팀)의 수사가 진척되면서 일명 '이화여대와 최순실 블랙 커넥션 실체'가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교육부 감사 결과에도 불구, 청문회에서 정유라(최순실 씨 딸) 특혜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던 이화여대 교수들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특히 정유라가 덴마크 현지에서 체포, 국내 송환이 가시화되면서 특검팀 수사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검팀은 2016년 12월 31일 소설 '영원한 제국'으로 유명한 류철균(필명 이인화)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를 긴급체포했다. 이어 지난 1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류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류 교수는 영장실질심사을 거쳐 3일 특검팀에 구속됐다.

   
▶류철균 교수

앞서 교육부는 이화여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특별감사 결과를 2016년 11월 18일 발표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입학처장이 '금메달을 가져온 학생을 뽑으라'고 말한 점 ▲원서접수 마감일 이후 획득한 금메달이 평가에 반영된 점 ▲상위 순위 학생 성적이 조작된 점 ▲출석과 성적이 부당하게 인정된 점 등 이화여대가 정유라에게 각종 입학·학사 특혜를 제공한 사실이 확인됐다. 심지어 'K-MOOC 영화스토리텔링의 이해' 수업에서는 대리시험 의혹까지 발견됐다. 'K-MOOC 영화스토리텔링의 이해' 수업은 류 교수가 2016년 1학기에 가르친 과목이다.

또한 특검팀은 류 교수가 학점 특혜 은폐를 시도한 정황도 포착했다. 정유라가 'K-MOOC 영화스토리텔링의 이해' 과목에서 기말시험에 응시하지 않고도 학점을 취득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류 교수가 뒤늦게 조교들을 시켜 정유라의 답안지를 허위 작성했다는 것. 이 과정에서 류 교수는 조교들이 지시에 따르지 않자 논문 심사권한을 내세워 답안지 대리작성을 강요했고,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는 경우 논문 심사나 학계 활동 등에서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조교들을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경기도 성남시 분당을·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아 정유라의 오프라인 답안지를 확인한 결과 단답형 문제 14개 가운데 10개가 정답으로 기재됐다. 온라인강의 14번의 퀴즈 가운데 9번의 퀴즈 역시 만점으로 처리됐다. 온라인 중간고사는 30개 문제 가운데 28개를 정답으로 기재했고 온라인 기말고사는 100점 만점에 75점을 받았다.

김 의원은 "국내에 있지도 않았던 정유라가 어떻게 시험에 응시했고 답안지를 작성했는지 류철균 교수는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답안지를 도대체 누가 왜 작성했는지, 그 댓가는 무엇이었는지, 그 윗선은 누구였는지 특검은 관련 사항을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류 교수는 영장실질심사에서 자신에게 최 씨 모녀(최순실과 정유라)를 소개한 사람이 김경숙 이화여대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이라고 밝혔다. 류 교수 측은 "김 전 학장이 3번이나 요청, 작년 4월 교수실에서 최 씨와 정 씨를 만나기도 했다"면서 "(김 전 학장이) 말하는 것으로 봐서 최 씨 모녀와 매우 가까운 관계인 걸로 짐작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김 전 학장은 남궁곤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 최경희 이화여대 전 총장과 함께 정유라 특혜를 주도한 핵심인물로 꼽히고 있다. 특검팀은 류 교수를 체포하기 이전, 2016년 12월 29일 김 전 학장의 주거지와 최 전 총장의 연구실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청문회 당시 김경숙 전 학장(앞줄 왼쪽), 최경희 전 총장(앞줄 오른쪽), 남궁곤 전 입학처장(뒷줄 왼쪽)

문제는 김 전 학장, 남궁 전 입학처장, 최 전 총장이 교육부 감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정유라 특혜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며 특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는 것. 실제 2016년 12월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서 김 전 학장은 정유라의 학점 부여와 결석 처리 등 학사관리를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모른다", "입학 청탁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남궁 전 입학처장은 "정유라 양 혼자만 특정화시켜서 (입학 혜택을 주려고)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으며 최 전 총장은 "진상조사를 했음에도 조직적 특혜를 준 사실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류 교수가 김 전 학장으로부터 최 씨 모녀를 소개받았다고 인정하면서 특검팀의 칼날이 김 전 학장, 남궁 전 입학처장, 최 전 총장을 정조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김 전 학장과 남궁 전 입학처장, 최 전 총장의 정유라 특혜 연결고리가 드러나면 모두 청문회 위증죄에 해당된다. 또한 정유라 특혜는 일부 교수 차원이 아닌 학교 차원의 조직적 개입, 즉 '이화여대와 최순실 블랙 커넥션'으로 확대된다. 앞으로 특검팀은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정유라가 정식 합격자 발표 이전부터 이화여대 합격 사실을 주변에 알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줬다. 

특히 정유라가 지난 2일(한국시각) 덴마크에서 체포, 국내 송환이 가시화되면서 특검팀의 수사가 탄력을 받고 있다. 정유라는 체포 직후 한국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전혀 수업에 나가지 않았음에도 불구, 출석과 학점이 인정됐음을 시인했다. 즉 정유라는 "당시 휴학을 하지 않고 독일로 왔다. 정상적인 휴학 처리를 하고 와도 됐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어머니한테 자퇴를 해달라고 말씀드렸는데 자퇴가 안 들어갔다. 아기를 낳은 지 두달 만에 독일에 와서 여기서 말을 탔다. 그래서 교수님이 누군지 사실상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도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덴마크 법원은 정유라에 대한 구금 기간 연장을 결정했다. 이에 정유라 측은 법원 결정에 불복, 항소 의사를 내비쳤다.

   
▶덴마크 현지에서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를 한 정유라(출처: '길바닥 저널리스트')

정성민 기자 js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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