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의 논술의 핵심, "소비사회, 두 가지 길: 합리적 소비와 절제"
김성호의 논술의 핵심, "소비사회, 두 가지 길: 합리적 소비와 절제"
  • 대학저널
  • 승인 2016.11.2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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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교과형 논술 완전 정복 - 중앙대학교편

1. 대세 박보검

사실 그는 특별한 상념에 빠져든 것도, 어떤 사물을 정밀하게 고찰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초점 없는 눈길로 시크함을 연출하고 있을 뿐이다. 그저 그는 멋과 매력을 뿜어내는 고도의 연기를 하고 있을 뿐이다. 현란한 광고문구도 없다. 그럼 이 사진은 무얼 기대하는 걸까? 보검은 그냥 화면 밖의한 지점을 물끄러미 바라볼 뿐인데...박보검, 우수에 젖은 깔끔한 도시인, 그의 부드러운 눈길이 향한 곳은 어디일까? 이런 시크함을 담아내는 그의 패션감각은 얼마나 세련미 있나!

약간의 주석을 달아보자.
광고에 부착된 텍스트가 없다면 이 사진 이미지는 아무 의미가 없거나 또는 여러 개의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사진도 없이 텍스트만 있어도 우스꽝스러워질 것이다. 하나의 기호는 기표(시니피앙, significant: 기호표현)와 기의(시니피에, signifié: 기호내용)로 구성된다. 기표는 표면상에 드러나는 문자나 음성 등과 같은 지각 가능한 부분을 말하고 기의는 그 기호로써 전달하려는 의미나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광고사진에서 기표는 '젊은 남성', '흰 벽', '창백한 얼굴' 등이다. 이것이 다일까? 고작 한 꽃미남의 알 수 없는 우수를 보여주는 것으로 끝내기엔 모델료가 아깝겠지? 이 광고사진 이면에 담긴 기의는 '세련미 있는 도시인의 감각', '귀족적이고 품위 있는 남자', '이성을 매혹시키는 멋스러움' 등이다. 이 광고에 덧입혀진 작은 텍스트는 교묘하게 특정 브랜드의 상품을 이용해 기표와 기의를 하나로 묶어버린다. 그리하여 소비자들의 내면에 불을 지핀다. 즉, 그들의 마음속에서 이 상품에 대한 욕망이 스멀스멀 만들어지는 거다.

이 매력적인 젊은이의 고독과 우수를 환기시킨 후 상품에 대한 욕망으로 유도하는 장치가 바로 광고문구다. 이 광고문구는 이데올로기의 기능을 한다. 이것은 하나의 상품에 이데올로기적 주제를 입히고, 그렇게 함으로써 그 상품에 현실과 가상이 결합된 이중적 존재감을 부여한다. 즉, 특정 패션몰을 지시하는 광고문구가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표면상의 드러난 의미(=기표, 여기선 '젊은 남성', '흰 벽', '창백한 얼굴' 등)와 전달되는 내용상의 의미(=기의, 여기선 '세련미 있는 도시적 감각', '귀족적이고 품위 있는 남자', '이성을 매혹시키는 멋스러움' 등)을 연결시키는 것이다. 물론 이때쯤이면 어렴풋하게 환기되었던 고독과 우수는 어느덧 사라지고 이 패션의류에 대한 욕망만이 남게 된다.

그가 연출하는 이 시크한 장면은 광고의 타겟층인 젊은 도시 남성들에게 '이 멋진 분위기는 이런 패션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임을 무의식적으로 새기는 거다. 멋있는 남자가 되어 여심을 잡고 싶은가? 그럼 이 상품들을 구입하라. 그러면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남성이 될 것이다! 이 감각적인 패션을 이용하는 시크한 남성이 되어 자신도 만족하고 여심도 붙잡으라. 아니면 별 볼일 없는 남자가 되든가. 알아서 하시라.

2. 소비사회
근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은 노동을 통해 물건을 생산함으로써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는 존재로 여겨졌으며, 자본주의는 상품화된 물건이 교환되는 체제로 받아들여졌다. 즉 주체인 인간의 욕구로 인해 물건이 생산되고, 생산된 물건을 교환·소비하는 이른바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의 행위가 근대 자본주의를 특징짓는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장 보드리야르는 물건을 단순히 그것의 소유자인 인간의 욕구나 취향을 표현하는 수준으로 바라보는 것을 넘어서 물건과 소비를 중심으로 자본주의를 바라본다. 그리고 이러한 현대사회의 특징을 소비 사회로 진단했다.

장 보드리야르에 따르면, 현대 소비사회에서 교환되는 상품은 구체적인 유용성을 띤 사용 가치의 대상이 아니라 인위적인 욕구 조작을 통해 만들어진 체계 속에서 의미를 가지는 소비 대상에 불과하다. 따라서 상품화된 물건은 인간의 자연적인 본성, 즉 욕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 그는 자본주의 체계 내에서 개인이 자신의 욕구를 자율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체계가 개인이 욕구를 가지도록 요구한다고 주장한다. 즉 소비 사회는 개인을 상품 생산 논리에 부합되는 존재로, 소비의 유혹에 끊임없이 지배당하는 존재로 만들었다. (2017학년도 한양대학교 상경계 모의논술고사 제시문에서 인용)

아래의 글에는 현대 소비사회에서 소비욕망이 만들어지는 메커니즘이 나타난다.

산업화된 국가의 시장에서 판매를 위해 상품과 서비스의 가치나 용도를 왜곡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진다. 실제로 그 상품과 서비스는 구매자가 필요로 하지 않거나 원치 않는 것일 수 있다. 테오도르 슈토름의 『크리스마스 캐럴』에 나오는 거지 아이는 행인들에게 "제발 사세요! 아저씨, 제발 이것 하나만 팔아주세요!"라고 애원한다. 옷가게 주인에서 수공업자와 대기업의 영업 담당자에 이르는 대부분의 공급자들도 그 거지아이처럼 애원한다.

"여러분, 제발 사십시오!"

그러나 단순히 애원한다고 판매고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공급자는 소비자를 교묘하게 설득하고 현혹해야 한다. 소비자는 공급자가 펼치는 판매 전략에 이끌려 환각의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갖가지 빛깔과 음향과 향기, 행운의 약속과 연출은 소비자의 감정을 자극하고 그의 이성을 마비시키기도 한다. 공급자의 판매 전략 때문에 구매욕을 통제할 수 없었다거나, 판매 전략에 말려들어 어쩔 수 없이 물건을 샀다고 고백하는 사람들을 흔히 만날 수 있다. 그들 중에는 나이 어린 사람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심리학자들은 실제로 그런 구매자들에게서 환각 상태와 같은 증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성의 브레이크를 약간 느슨하게 만들고 감정의 엔진을 한껏 돌리면 구매가 이루어진다. 그리하여 산업화가 먼저 진행된 국가일수록 자본과 지식과 노동력의 더 많은 부분을 오로지 물건을 탐나도록 만드는 데 쓴다. 상품의 세계에서 소비자의 명백한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물품목록의 비중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다. 대부분의 경우 우선 물건에 대한 욕구를 일깨운 다음 소비자가 평생 그 욕구를 위해 지출하도록 만든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사회의 본질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욕구를 일깨우는 것이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심지어는 충족시킬 경우 소비자가 해를 입게 되는 욕구조차 만들어진다. 소비의 왜곡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마인하르트 미겔, 『성장의 종말』)

3. 호모 콘수무스(Homo Consumus, 소비하는 인간)를 넘어서
과연 인간은 호모 콘수무스를 넘어설 수 있을까?

먼저 이게 정말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쉽지 않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가소롭게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악마가 왜 프라다를 입을까? 그만큼 세상은 명품과 고급, 저급 브랜드들로 수직 정렬하며 비교로 사람들의 혼을 쏙 빼놓는다. 흔히 세태를 탁류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그 탁류엔 남들만 휩쓸려가고 있는 게 아니라고 말해도 되겠다. 탁류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휩쓸려가는 중에 혼자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처럼' 살기는 쉽지 않다. 가만히 머물러 있고 싶어도 세찬 강물과 함께 소를 끼고 돌며, 모래톱을 지나고 바위턱에 부딪혀 되튕기며 마구 흘러가기 십상인 것이다.

이렇게 끊임없이 소비욕망을 자극하는 세태에서 독야청청하거나 누구처럼 '유체이탈'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전제한 상태에서 우리는 조심스럽게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그 한 방법은 '합리적 소비'이고 또 하나의 방법은 '절제'다.

전자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 속의 현실적 인간을 전제할 때, 제시할 수 있는 해법이라 하겠고, 후자는 다소 몽상적인 냄새가 풍기기는 하나 고상한 윤리적인 해법이라 하겠다.

(1) 합리적 소비라는 해결책
가계는 생산 활동에 참여한 대가를 수입원으로 하여 재화와 서비스의 최종 소비 활동을 영위하는 경제 주체이다. 가계의 경제적 의사 결정은 소득, 시간 등 자신이 소유한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선택의 문제를 제기한다. 가계는 '합리적 소비' 활동을 위해 소비로 인한 효용이 기회비용을 능가하는지, 동일한 비용으로 최대의 효용이 달성되는지, 현재 소비와 미래 소비가 적절하게 배분되는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

(2) 절제라는 극약처방 혹은 윤리적 소비
절제는 탐욕을 억제함으로써 물질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동서양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전통적인 해법이다. 불교의 무소유 정신, 탁발과 공양 의식, 도교의 무위의 정신, 공자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 스토아학파의 가르침, 중세 베네딕트 수도회의 수칙들, 베버가 강조한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 등이 강조하는 것이 모두 절제된 소비로 모인다고 하겠다. 맥락은 달라도 물질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는 것이 인간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한 요소라고 말하는 점에는 모두 동의한다. 이런 흐름은 E.F.슈마허나 헬레나 노르베리-호지에 이르기까지 자못 오래된 지혜라고 하겠다.

윤리적 소비는 위의 방법에 비하면 더 현세적이고 대중적인 처방이라고 하겠다. 윤리적 소비란 소비자가 상품, 서비스 등을 구매할 때 원료 재배, 생산, 유통 등의 전 과정이 소비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윤리적으로 소비하는 것을 가리킨다. 즉, 인간이나 동물ㆍ환경에 해를 끼치는 상품은 피하고, 환경과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거나 공정무역(fair trade)을 통해 만들어진 제품을 구매하며, 제3세계 노동자들을 인식하자는 소비운동이다. 여기엔 불요불급한 소비를 줄임으로써 자원고갈의 위험성을 낮추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도 포함한다. 혹은 같은 편으로 묶을 수 있다. 최근 주목받는 공유경제 등도 이런 맥락에서 분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달의 미션
수능 직후에 논술고사를 치르는 대학 중에서 하나를 선택했다. 중앙대학교 2017학년도 모의 논술고사 문제 중 인문·사회계열과 경영·경제계열에 공통 논제인 1번 문제다. 최근 6~7년간 유지 되어온 중앙대만의 고유한 문제 유형이라고 하겠다. 중앙대를 지원하는 학생들이라면 반드시 점검해야 할 특성을 경험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논제가 요구하는 '하나의 완성된 글'의 의미를 특히 잘 새겨두길 바란다. 이 요소는 여타 대학들의 문제에서도 자주 나타나는 표현이기도 하다.

논제 해설

출제자들이 직접 밝히는 출제 의도와 논제 접근방법은 다음과 같다.

이 문제에서 제시된 네 개의 제시문은 여러 원인들로 인해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공통 주제로 묶일 수 있다. 이 문제는 각 제시문에 나타난 대화가 진정한 소통이 되지 못하는 문제점과 더 나아가 이러한 문제를 일으키는 보다 심층적인 근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여 하나의 완성된 글로 서술해 내는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출제되었다.

따라서 이 문제를 올바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 제시문에 담겨 있는 대화에서 나타난 '소통'의 한계점과 이에 대한 근본 원인을 분명하게 찾아내야 한다. 구체적으로, 1) 반복적인 일상의 피로감에서 비롯된 교수의 비적극적 소통 자세(제시문 가), 2) 이상 추구의 좌초로부터 발생한 세상에 대한 환멸과 절망으로 인한 이명준의 소통 거부(제시문 나), 3) 이해력의 결여와 무지에서 비롯된 동물들의 수동적이고 지극히 일방향적 소통(제시문 다), 4) 급박한 상황 임에도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채 정치적 신념의 극단적 대립으로 일관된 논쟁적 소통(제시문 라)을 정확히 파악하여 하나의 완성된 글로 작성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이 문제의 출제 의도이다.

특히 유의해야 할 것은 이 논제가 요구하는 '하나의 완성된 글'이 서론, 본론, 결론으로 구성된 글을 뜻한다는 점이다. 즉, 글을 시작하는 도입 부분과 글을 맺는 결론 부분이 반드시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본론으로 끝을 맺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걸 감안하여 분량도 조절해야 한다. 마지막 부분은 각 제시문의 차이를 핵심적 표현으로 집약하여 제시하면서 끝내야 한다. 아래의 예시답안에서 답안의 내부 구조(서론, 본론, 결론)를 확인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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