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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달인' 이광준, "수학 문제는 정교한 건축물이다"
2016년 10월 28일 (금) 13:50:43

안토니오 가우디(Antoni Gaudi, 1852.6.25 ~ 1926.6.10.)는 에스파냐의 유명한 건축가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가우디의 역작으로 모든 사람들이 놀람을 감추지 못하는 건축물이다. 물론 사람들의 놀람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일반인들은 성당 그 자체의 보이는 모습에 감탄하고, 디자인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성당의 디자인 요소에 감탄할 것이다. 구조역학을 전공한 사람은 성당이 만들어지기 위해서 가우디가 얼마나 고민을 했을지를 생각하면서 혀를 내두를 수도 있다. 

수학은 건축물과 다를 바가 없다. 한 가지 차이가 난다면 앞서 얘기했던 건축에 관한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도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을 보는 것 자체로 감탄할 수 있지만 수학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수학은 알면 알수록 훌륭한 건축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거꾸로 모르면 모를수록 악마(?)와도 같은 존재다. 

수학을 못해서 문과를 선택하고 희망하는 대학의 꿈을 접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제는 문과 전공자들이 취업이 힘든 현실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까지 내몰리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수학을 회피하기보다는 저마다 안토니오 가우디가 되어서 수학이라는 건축물을 제대로 한 번 만들어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1. 30번 문항, 최악의 건축물? 
30번 문항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영역에서 만점을 받기 위해서 넘어야 할 큰 산이다. 30번이 최악의 건축물이라는 표현은 맞고도 틀린 표현이다. 만점을 받기 위해 마지막으로 넘어야 할 관문이면 쉽지 않은 문제임은 확실하고 그 이유만으로도 '최악'이라는 표현은 틀림없다. 출제자는 그만큼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출제를 했을 것이고 반대로 수험생들은 자신이 가진 수학적 역량을 총동원해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 

이런 점을 헤아린다면 30번 문항은 최악인 동시에 최고의 건축물인 셈이다. 여태까지 배워 온 모든 수학 관련 개념과 사고를 쏟아 부어야 풀린다는 점에서 아름다운(?) 건축물임에 틀림없다. 30번 문항이 최악이면 최고인 이유를 <2017학년도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수학영역(나형) 30번> 풀이 구조를 통해서 바로 느껴보자.

   
   
   
 

위 풀이 구조를 살펴보면 총 8단계를 거쳐야 답을 구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구체적인 풀이를 모르더라도 풀이 구조만 살펴도 최악(?)이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물론 풀이하는 수험생 입장에서 최악인 것이지 출제하는 입장에서는 많은 수학 개념과 사고를 물어볼 수 있는 최고(?)의 문제인 셈이다.

2. 기초공사의 중요성과 보이지 않는 기초공사
(1) 기초공사의 중요성

모든 건축물의 시작은 기초공사다. 물론 설계가 우선이지만, 건축물이라는 형태를 놓고 본다면 기초공사가 시작이다. 앞서 봤던 문제 풀이 구조를 보면 이차함수가 등장한 사실을 알 수 있는데, 이는 고등학교에서 다루는 모든 수학의 기초에 해당한다.(앞의 문제를 다르게 풀이 하면 이차함수 대신에 유리함수가 등장함) 

사실 이차함수는 중학교 때부터 이미 배워왔고 추측컨대, 수학 개념 중에 많이 등장하기로 손에 꼽을 수 있는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이차함수를 알지 못하면 앞의 문제는 당연히 풀 수가 없다. 뒤늦게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하려고 시작한 학생들은 반드시 중학교 과정을 비롯하여 지금 배우는 과정 이전 과정에 대한 기본개념 학습을 철저히 해야 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도사리고 있는 위험이 있다. 첫째는 해야 할 학습량이 많다는 사실이다. 지금 해야 하는 과정에 더해서 이전 과정까지 함께 해야 하니 양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당연히 힘들 수밖에 없고 포기하고 싶은 유혹이 계속 샘솟는다. 둘째는 진도가 느리다는 사실이다. 학습해야 할 분량이 많기 때문에 당연히 느려질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 보니 의지가 약해진다는 것이다. 어떤 일을 할 때, 진행 속도가 어느 정도 나오고 중간 결과물이 나오면 그만큼 계속 진행할 수 있는 힘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속도가 느리고 중간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면 의지가 꺾일 수밖에 없고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건축물에서 기초공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나중에 건축물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듯이 수학도 마찬가지다. 기본개념에 대한 철저한 학습의 중요성은 매번 강조해도 지나치지가 않다.

(2) 보이지 않는 기초공사
건축물을 만드는 과정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처음에 시작했던 기초공사의 흔적들은 보이지 않게 되고 이는 당연하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기초공사가 어느 시점에서는 가공할 만한 존재 의미를 발휘하게 된다. 앞서 다뤘던 문제의 텍스트를 자세히 보면 그 어디에도 '이차함수'라는 표현이 없다. 그런데 풀이과정에서는 난데없이 이차함수가 등장하고 심지어 그래프까지 그려서 해석을 해야 한다. 단순히 이차함수만 안다고 해서 문제를 풀 수 있는 것이 아닌 셈이다. 

문제에서 주어진 조건을 변형해서 이차함수(기초공사)가 드러나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건축물을 보면서 보이지 않는 기초공사를 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쯤 되면 30번 문항의 위력을 어느 정도 실감할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단순히 30번 문항을 어렵다고 할 뿐 왜 어려운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단순히 어렵다는 '사실'(심지어 이 사실도 본인이 인식하기보다는 주워듣는 경우가 많음)만 알고 있을 뿐 구체적 이유는 모르는 것이다. 수학의 기본개념(이차함수)을 알고 있어도 도대체 앞의 문제를 이차함수 형태로 변형하지 않고서는 그 기본개념을 쓸 수조차 없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기초공사를 볼 수 있는 능력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장면이다.

수학 문제(특히 고난도 문항)는 출제자가 다양한 수학개념들을 통해 정교하게 쌓아 올린 건축물이다. 수험생들이 이 건축물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할만한 수학개념에 대한 학습과 사고 과정이 요구된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고 잘못된 생각과 풀이 과정에 대한 끊임없는 수정과 보완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포기하고 싶은 유혹이 수없이 들기 마련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인한 의지로 넘어서야 함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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