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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생의 미래가 있는 대학, 국민의 사랑받는 대학' 만들 것"
특별 인터뷰-전호환 부산대학교 총장
2016년 10월 19일 (수) 10:53:09

취업률·유지취업률 수위,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 72% 자랑
loT·ICT, 의생명과학 바이오, 신소재, 해양자원 등 집중 육성
"거점별 국립대 연합대학 체제 형성해 새로운 틀과 비전 제시해야"

   
전호환 총장은
1958년생으로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했으며 영국 글래스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로 임용, 조선해양공학과 학과장, 공과대학 부학장, 첨단조선공학연구센터 소장, 대외협력부총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11월 직선투표로 1순위 총장임용후보자로 선출돼 올해 5월 부산대 20대 총장에 취임했다.

[대학저널 최창식 기자] 대한민국 최초의 종합국립대인 부산대는 올해 개교 70주년을 맞아 각종 대학평가와 연구, 교육역량 지표에서 명실상부한 국내 제1의 국립대 위상을 갖춰나가고 있다.

특히 부산대는 20대 전호환 총장의 취임을 계기로 국내 최고의 국립대학이라는 자부심을 넘어 다가올 통일 한국시대를 준비하는 유라시아 관문 부산의 명품 글로벌 국립대학으로의 도약을 서두르고 있다.

전호환 총장을 만나 부산대 발전계획을 들어봤다. 아울러 전 총장이 최근 제기하고 있는 '국립대학의 연합대학 체제'에 대한 주장과 국립대 발전방안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부산대는 타 국립대와 달리 총장 직선제를 고수하는 등 총장 선출방식을 놓고 많은 진통을 겪었다. 취임 후 그동안의 소회를 말씀하신다면.
"총장 임명까지 혼란과 아픈 희생의 과정에서도 묵묵히, 성실히 직분을 다하며 인내해준 우리대학 구성원들과 또 성원을 보내주신 시민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

취임한 지 벌써 4개월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는데, 그동안 당면한 현안 문제를 해결하고 학교 발전을 위해 발과 가슴으로 뛰고 있다. 지역사회를 비롯해 중앙정부, 언론사, 국회 등 대내외적으로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지난 수년간 추락한 부산대의 위상을 다시 끌어올리는 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대학은 그동안 여러 갈등과 진통을 겪으면서 지역사회와 국민으로부터 상당한 질책을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총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어느 때보다 어깨가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보다 더 겸허한 자세로 노력을 기울여서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소통과 통합을 이루는 총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특히 올해가 개교 70주년의 뜻 깊은 해인데 70년 전통을 기반으로 새로운 도약을 이루고 지역사회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대학으로, 진정한 학문의 요람으로 거듭나는 '부산대'를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

얼마 전 부산지역 4개 국립대학의 연합대학 체제 형성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산(기업)-학(대학)-관(정부)으로 구성된 기존 체제(Triple Helix)에서는 지역발전을 이끄는 리더십이 정부(도시)의 권한으로 집중되면서 도시 발전에서 광의의 시민사회가 누락돼 대학과 기업은 소극적인 참여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미래 도시와 지역의 비전 재설정을 위해서는 국립대학이 '이해관계자'가 아니라 '공동참여자(co-participant)'로 재정립되는 새로운 체제(Quad Helix)를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역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보유하고 있는 집단지성의 허브인 국립대학이 주도적 역할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합대학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국립대학 간 연합체제를 구축하려면 먼저 합동미팅이나 공동이벤트 등을 통한 상호신뢰와 유익한 협력관계 구축이 필요하다. 다음 단계는 비교우위에 있는 대학을 강화하는 등 공동의 비전과 목표를 창출하고, 당사자들이 도시와 지역발전을 위해 협력, 기획, 수행하면서 지역별 '지역발전혁신뱅크'를 설립해야 한다. 또한 성공적인 연합체를 위해서는 공식적인 공동구조와 조직을 두고, 어느 한 곳이 독점하는 형식이 아닌 모든 당사자가 집단적으로 연계하는 구조화가 필요할 것이다."

부산지역을 예로 든다면.
"우선 첫 단계로 '부산지역발전혁신뱅크'에서 미래도시 비전을 설정하고, 대학들 간의 필요성과 인식이 공유되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친 뒤 협의를 위한 '연합대학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2단계로 연합도서관·기숙사 같은 연합 가능한 분야 사업의 조기 시행을 위한 협력체결이나 지자체와의 협력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부산지역에는 현재 4개 국립대학이 있는데 대학 간 신규 협력분야 발굴(창조형 연합대학)이나 대학별 우위분야 집중 육성(특화형 연합대학), 대학 전반에 걸친 인적·물적 자원의 공동 이용(협업형 연합대학) 등 연합체제 운영을 위한 공동목표를 설정하고 대학 간 MOU 체결, 연합대학 발전계획을 추진하면 된다. 최종단계에서는 실제 연합국립대학을 설립하고, 캠퍼스별로 연구/교육/전문인력/교원전문인력 등 특성화를 추구하는 방안을 제안해볼 수 있을 것이다.

연합대학 체제 형성은 대학재정의 효율화를 꾀할 수 있으며 주요 학문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특성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국립대학은 지역발전에 더 많이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구조조정과도 무관해보이지 않은데.
"그렇다. 학령인구 감소뿐만 아니라 대학진학률도 서서히 낮아지는 추세다. 주요 국가의 대학 진학률을 보면 OECD 평균이 40%, 미국은 25세 이상 인구 중 대졸자는 21%, 일본의 대학진학률은 48%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올해 70%대가 무너지며 69%대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학령인구 급감으로 2023년 고교 졸업생 수는 39만 6000여 명으로 감소하고, 대학 진학률도 약 60%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쉽게 말해 현재 53만 명인 대학 입학생이 2023년에는 23만 명으로 줄어든다는 말이다. 정부가 구조조정을 추진해서가 아니라 이러한 수요와 공급을 놓고 보면 많은 대학들이 싫든 좋든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급격한 고등교육 환경의 변화와 대학자원의 효율성 제고, 대학교육의 질적 고도화, 지역 국립대학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연합대학 안을 포함해 기타 여러 새로운 대학발전 모델 개발을 제시하는 능동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지난 취임사에서 5개 학문분야를 선정해 집중육성,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계획은.
"학생들의 취업난을 타개하고 우리나라의 미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부산대 미래 산업 R&D 육성계획을 수립했다.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IoT(사물인터넷), ICT(정보통신기술) △미래 성장 동력인 의생명과학 바이오 △신소재 △부산의 원전과 관련된 재난안전 시스템 △미래 동력인 해양자원 등 5개 학문분야의 집중 육성을 통해 세계수준의 연구중심 대학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거점 국립대도 마찬가지겠지만 부산대는 인문학과 기초학문 등 다양한 학문을 육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한정된 자원으로 모든 학문에 골고루 투자하기 힘든 여건이다. 따라서 부산대를 글로벌 명문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5가지 학문에 집중해서 구체적인 로드맵을 갖고 체계적인 투자를 해나가도록 하겠다. 이러한 학문이 세계 50위권에 들어가면 부산대 전체 평판도도 세계 100위권 안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임기 동안 어떤 부문에 역점을 둘 생각인가.
"총장선거 과정에서 약속했던 핵심가치와 목표를 성실히 이행하는데 우선순위를 두고 학생의 미래, 교수의 긍지, 직원의 보람이 공존하는 사랑받는 대학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밖으로는 통일한국시대를 준비하는 아시아 최고 수준의 국립대학 위상을 제고하고, 안으로는 진정한 학문의 요람으로 거듭나서, 유라시아 대륙의 관문도시인 부산의 명품 글로벌 국립 부산대가 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총장께서 자주 언급하시는 '집단지성'은 무엇인가.
"우리 부산대는 물론 국내 모든 대학들이 한 단계 도약하고 발전하려면 '대학의 집단지성'이 제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보를 거듭해온 세계사에서 진보한 것은 인간이 아니라 문명, 즉 그 시대의 사람들이 서로 협력하거나 경쟁해서 얻은 지적능력인 '집단지성'의 수준이었다. 진보하지 않는 인간집단은 최고에 도달할 수 없다. 집단지성은 교육으로 만들어질 수 있고, 수준을 높일 수 있는데, '우리'가 '나'보다 똑똑하기 때문이다.

지난 8월말 학과장 이상 165명 전체가 모인 가운데 '부산대 혁신을 위한 보직자 워크숍'에서 부산대의 발전방안 도출과 집단지성 제고를 위해 깊은 토론을 갖기도 했다. 이번 워크숍은 우리대학의 '집단지성'을 통해 위기의 대학을 기회의 대학으로 만들 수 있다는 강력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올해가 개교 70주년이다. 총장께서 구상하시는 부산대 장단기 발전계획이라면.
"부산대는 대한민국 최초의 종합국립대학이다. 대학의 70년 역사는 대한민국 산업화·민주화의 여정과 같이 해왔다. 부산대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뿌리를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세계적 글로벌 명문대학의 반열에 오르기 위한 도전과 노력을 계속 이어 나갈 것이다.

지금과 같은 급격한 변화의 글로벌 시대, 그리고 곧 다가올 통일 한국 시대를 대비해 우리 부산대도 새로운 비전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유라시아 대륙의 관문인 부산의 글로벌 명문 대학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학생의 미래가 있는 대학,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대학'을 만들어야 한다. 부산대의 핵심 책무는 '교육과 연구'에 있다. 이 '교육과 연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서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학문 육성'이 가장 중요하고, 추구하는 핵심가치는 '사람'이다."

   
 

창업과 관련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안다.
"청년들이 마음 놓고 기업가 정신을 기르고 창업을 체험하며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창업생태계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부산대는 2014년 1학기부터 '창업휴학제'를 도입해 창업 친화적 학사제도를 구축함으로써 학생이 창업으로 인해 학업을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지원하고 있다.

2014년 9월에는 창업자, 창업지원전문가 양성의 요람인 '기술창업대학원'을 개설했다. 기술창업대학원은 동남권 거점대학으로서 지역적 특색과 지역전략 산업에 맞는 강소기업의 양성, 지역 창조경제 실현을 통한 고용 창출, 인재 양성 등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부산대-창업대학원생-중소기업청-지역산업체/사회 간 선순환형 산학협력 생태계를 조성해 대학과 지역사회의 동반성장을 달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재학생을 위한 취업지원 프로그램도 소개해 달라.
"부산대는 입학에서 취업까지 학생활동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 스스로 삶의 목표를 설정해 달성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미래인재개발원'에서는 학생정보 분석을 통한 맞춤형 진로와 취업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미래인재개발원에서는 진로탐색부터 취업준비까지 학생들의 성공적인 사회진출을 돕기 위해 진로설정 프로그램을 개발, 취업캠프, 기업설명회, CAP+(청년층직업지도 프로그램), 취업동아리, 각종 시험 준비, 현장실습 등 다양한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부산대의 경우 타 대학에 비해 학생들의 장학혜택이 크다고 들었다. 학생복지에 있어 부산대만의 자랑이라면.
"올해 1월에 발표된 2014년 졸업생 3000명 이상 국립대 취업률에서 부산대는 61.1%를 기록해 당당히 2위를 차지했다. 취업의 질적 측면에서도 3개월 이상 안정적인 일자리 취업을 뜻하는 '유지취업률'이 93.4%로, 2015년 졸업생 3000명 이상 지역대학 중 1위에 올랐다.

우리대학은 현재 세계 49개국 408개 대학(기관)과 협정을 맺고 해외파견, 인턴십, 봉사활동 등을 통해 매년 1000명 이상의 학생들을 세계무대로 진출시켜 글로벌 전문가의 꿈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은 72%로, 재학생 1인당 장학금 수혜 금액이 연간 278만 원을 넘어섰다. 부산대는 성적우수·학업지원·근로봉사 등의 등록금 재원 장학금과 발전기금 장학금 39종, 교외 재단장학금 130여 종 등 다양한 장학금 제도를 갖춰 학생들이 마음 놓고 공부에 전념하면서 우리사회 미래를 이끌어갈 우수인재의 기량을 닦도록 뒷받침하고 있다."

부산지역 인재의 타 지역 유출을 방지하고 이들을 부산대에 유치하기 위한 방안이라면.
"지방대학의 경쟁력 강화와 지역인재 육성,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2014년 말부터 시행에 들어간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을 최대한 활용하고, 지역혜택 범위를 확대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지역인재의 대학, 전문대학원 입학 기회를 확대해서 학부는 학생 모집 전체인원의 30% 이상을, 전문대학원은 20% 이상을 지역인재로 선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역인재들이 더 이상 서울과 수도권으로 가지 않고 지방에서도 충분히 눈높이에 맞는 진학과 취직의 기회를 점차 확대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부산의 소득수준이 수도권을 능가하는 '강소도시', '살기 좋은 도시'로 발전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국립대 연합대학 체제 형성 같은 큰 틀과 비전으로 접근해 지방에서 세계적인 명문대를 만들어야 지역인재 유출이 줄고 인재 영입이 늘어날 것이다."


최창식 기자 ccs@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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