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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는 울고, '금수저'는 웃고"
[긴급진단] '2016 국정감사'로 본 교육계·대학가 현주소③
2016년 10월 13일 (목) 10:53:38
   
▶우리 사회에 수저 계급론이 등장했다. 사진은 지난해 서울 서대문구 유플렉스 앞에서 '청년전략스페이스' 대학생 기획단이 '청년, 살려야 한다' 주제로 기자회견을 개최한 뒤 시민에게 '최고의 금수저'를 뽑아달라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모습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최근 우리 사회에도 수저 계급론이 등장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수저 계급론은 'Born with a silver spoon in one's mouth(은수저를 물고 태어난다)'에서 유래됐다. 즉 과거 유럽의 경우 유모가 귀족 자녀에게 은수저로 젖을 먹이던 풍습이 있었다. '부모의 직업, 경제력 등으로 본인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것이 수저 계급론이다. 

일명 금수저와 흙수저다. 금수저는 '부모의 재력과 능력이 매우 뛰어나 노력과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자녀'들을 지칭한다. 반면 흙수저는 '부모의 능력이나 형편이 열악해 경제적 도움을 받지 못하는 자녀'들을 말한다. 한 마디로 '부모를 잘 만나야 좋은 대학에 갈 수 있고, 좋은 대학에 가서 출세와 성공을 보장받는다'는 공식이 성립되고 있다.

학부모 10명 중 8명, "학생부종합전형 상류계층에게 유리"
대입에서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학부모 10명 중 8명은 학생부종합전형을 상류계층에게 유리한 전형으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해 학생부종합전형이 금수저를 위한 전형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 소속 송기석 의원은 초·중·고 학생과 대학생 자녀를 가진 학부모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여론조사는 송 의원의 의뢰로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한국리서치가 지난 8월 1일부터 9일까지 진행했다.

먼저 응답자의 79.6%는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과 학부모가 합격, 불합격 기준과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전형'이라고 답했다. 또한 77.6%는 '학생부종합전형은 상류계층에 더 유리한 전형'이라고 응답했다.

   
▶'학생의 노력과 능력에 근거한 공정한 전형이다'라는 질문에 답한 비율(좌측)과 '상류계층에게 더 유리한 전형이다'라는 질문에 답한 비율(우측)

특히 대입 경험이 있는 학부모일수록 학생부종합전형에 부정적이었다. 실제 대입 경험이 있는 학부모(305명) 중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을 지금보다 축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48.5%)보다 3%포인트 많았다.

그렇다면 학생부종합전형에 부정적인 이유가 무엇일까? 최대 이유는 '평가자 주관성으로 인한 불공정성 유발 가능'(79.6%·복수응답)이었다. '학생부 부풀리기로 인한 기록의 신뢰성 우려'도 78.3%에 달했다.

특히 응답자의 73.2%는 '학부모 배경이나 고등학교별 격차, 담임교사별 격차에 따라 계층 불평등과 차별 유발 가능'을 꼽았다. 여기에서 '학부모 배경'이 수저 계급론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학부모의 배경이 좋으면 학생부종합전형에 유리하다는 해석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송 의원은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정적"이라면서 "학생부위주전형 비율을 점차 축소하되, 학생부위주전형 내에서는 학생부교과전형은 부분 확대하고 학생부종합전형은 점차 축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합격자 "일반고 출신은 감소, 특목고·자사고 합격자는 증가"
서울대가 발표한 '2016학년도 정시모집 선발 결과'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6학년도에 총 838개의 고교에서 합격자가 배출됐다. 합격자 수는 총 3377명. 현재 특성화고를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1765개의 고교가 있다. 표면적으로는 절반 정도의 고교에서 다양한 배경의 합격자가 배출됐다. 

속내도 그럴까? 교문위 소속 유은혜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2016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45개 고교가 서울대 전체 합격자의 37.4%(1262명)를 차지했다. 상위 45개 고교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특목고 18개교 ▲자사고 13개교 ▲일반고 14개교(8개교는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 소재)로 특목고와 자사고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31개 특목고와 자사고가 배출한 2016학년도 서울대 합격생 수만 1039명에 이른다. 이는 서울대 전체 합격자의 30.8%에 해당된다. 특히 특목고 출신 합격자 599명 중 501명(83.6%)이 수시모집을 통해 서울대에 합격했다.

또한 유 의원에 따르면 2006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가운데 일반고 출신 비중은 77.7%였다. 그러나 2016학년도에 일반고 출신 비중은 46.1%로 30% 이상 줄었다. 반면 특목고와 자사고 출신 합격자 비중은 2006학년도 18.3%에서 2016학년도 44.6%로 대폭 증가했다. 결국 특목고·자사고 입학이 서울대 진학의 지름길이라는 방증이다. 특목고와 자사고는 일반고에 비해 등록금이 비싸다. 따라서 부모의 경제력이 필수조건이다.

   
▶서울대 합격자 학교 유형별 비율 변화(2006학년도~2016학년도)

유 의원은 "서울대가 일반고 학생들에게 많은 기회를 준 것처럼 홍보하지만 실제 10년 동안 서울대는 특목고·자사고 학생이 더 선발되는 입학전형이었다"며 "서울대 입학전형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특정 대학, 지역 쏠림 현상 '여전'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왜 명문대를 선호할까? 바로 출세와 성공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귀족고시라고 불린 외무고시가 폐지,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이 도입됐지만 신임 외교관 출신이 특정 대학·지역에 편중됐다는 사실에서 잘 드러난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도읍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국립 외교원 출신 외교관 임용자 현황'에 따르면 국립외교원 1기·2기를 수료하고 임용된 신임외교관은 66명이었다. 앞서 외교부는 2013년 외무고시를 폐지했다. 대신 일반외교·지역외교·외교전문·경제외교 등 분야별 선발시험을 통해 외교관 후보자를 선발, 국립외교원 연수교육(1년)을 거쳐 외교관으로 임용하고 있다.

단 최종 임용과정에서 탈락자도 발생한다. 실제 1기 선발자(43명) 가운데 4명, 2기 선발자(38명) 가운데 5명은 외교관으로 임용되지 못했다. 2기 선발자 가운데 6명은 대학 재학을 사유로 임용이 유예됐다.

출신 대학별 신임 외교관 임용 현황을 보면 서울대가 2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연세대(17명), 고려대(11명), 한국외대(4명), 이화여대(3명), 중앙대(2명)가 뒤를 이었다. 또한 경희대, 서강대, 성균관대, 인하대, 포항공대, 한국과학기술원, 캘리포니아대, 델리대, 윌리엄스 칼리지(WILLIAMS College)의 경우 1명씩 배출했다. 전체 합격자의 73%(48명)는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이른바 'SKY' 출신이며 91%(60명)는 서울 소재 대학 출신이다. 

고등학교에서는 대원외고(5명)와 대전외고(5명)가 가장 많은 신임 외교관을 배출했다. 명덕외고·부산국제고·용인외대부고·민족사관고 역시 각 2명씩의 신임 외교관을 배출, 특목고 출신의 강세가 여전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국립외교원 연수제도를 도입한 것은 국제 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과 전문성을 겸비한 외교인재를 뽑겠다는 취지였지만 외무고시 폐지 이후에도 특정 대학과 특정 지역 편중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특히 현 외교관 선발 시스템에서 (포항공대, 한국과학기술원과 같은 과기대를 제외하고 순수) 지방 소재 대학 출신 외교관들이 전무하다. 인재의 다양성 측면을 고려해 지방대학 출신들도 외교관 진입이 가능하도록 선발 방식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민 기자 js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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