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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 지원 없이 노벨상도 없다"
[기자수첩]편집국 이원지 기자
2016년 10월 12일 (수) 10:01:33
   
 

매년 10월이 되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노벨위원회가 올해의 노벨상 수상자들을 발표한다. 안타깝지만 올해도 우리나라에서는 노벨상 수상자가 없다.

반면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올해도 노벨 수상자가 나왔다. 3년 연속 노벨상 수상자 배출이다. 올해 노벨상 생리의학상에 선정된 오스미 요시노리 도쿄공업대 명예교수는 세포 내 노폐물을 세포 스스로 잡아먹는 자가포식(Autophagy·오토파지) 현상의 메커니즘을 밝혔다. 암, 퇴행성 질환, 파킨슨병 등의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수 있는 그의 연구 성과는 50년 가깝게 한 우물을 판 결과다.

과학분야의 노벨상 이력을 보면 우리나라는 0명, 일본은 22명이다. 유난히 일본에 지기 싫어하는 한국인들은 번번이 노벨상 앞에서 일본을 상대로 패자가 돼버린다. 원인이 무엇일까?

일본은 1868년 메이지 유신 때부터 100여 년이 넘도록 꾸준히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를 진행해 왔다. 일본의 정부는 학문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믿고 연구자를 지원했다. 수십년이 걸리더라도 말이다. 일본이 노벨과학상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단기적인 연구 성과에 매달리는 산업형 과학기술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연구비를 지원해주는 정부도 빠른 성과를 요구하고 연구자들도 길어야 5년 안에 연구를 마무리 한다. 빨리 성과를 내야만 다음 연구를 지원하고, 지원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연구자들은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도 없는 분위기다. 연구 주제 선정부터 정부가 제시하는 주제에 맞춰야 연구비를 따 낼 수 있다. 현실적으로 연구자들은 연구비가 많은 대형과제를 선호하기도 한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기초과학은 1980년대부터 관심을 갖고 연구하기 시작했지만, 홀대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연간 책정되는 예산은 매년 늘어 19조 원을 넘는데 고작 6%만 기초과학 연구과제에 배정된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반 세기 동안 일본과 다른 길을 걸어왔다. 실제 한국연구재단의 설문결과를 보면 기초과학분야 핵심연구자 48%가 ‘노벨상을 타려면 한 가지 연구주제에 대한 장기 지원이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을 했다. 

동국대 이강우 교수는 “한 사람이 수 십년 동안 한 가지 연구를 한다는 것은 순수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학문을 대하는 자세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성취를 지향하기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며 “빠른 성과만을 요구하는 우리나라에서 과학분야 노벨상을 기대하는 것은 노벨상에 대한 모독이 아니냐”며 반문했다. 또 김소정 기초과학연구원 연구위원은 “단순히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R&D 투자를 늘리는 것이 답은 아니다”라며 “일본은 기초과학에 대한 역사 자체가 굉장히 오래돼 그만큼 노벨상을 받을 확률이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노벨 과학상을 받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기초과학과 수학 분야의 지원 계획이 수립돼야 한다. 그리고 장기적인 계획과 지원책으로 뒷받침하고 기다림의 미학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 우리나라에서 노벨 과학상을 기대하는 것은 놀부 심보일 뿐이다.


이원지 기자 wonji@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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