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기획 > 특별기획 | 실시간 정책뉴스
     
"성범죄·폭력·지진, 학교가 위험하다"
[긴급진단] '2016 국정감사'로 본 교육계·대학가 현주소①
2016년 10월 06일 (목) 09:11:00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20대 국회의 2016년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대학저널>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 소속 의원 등이 배포한 국정감사 보도자료를 통해 교육계·대학가의 현주소를 시리즈로 짚어본다.

우리 선생님·교수님이 성범죄자?
성폭력, 즉 성범죄는 정부가 근절 대상으로 삼은 4대 사회악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높은 도덕성과 윤리의식이 요구되는 교육계와 대학가에서 성범죄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성범죄를 저지른 교사와 교수들이 버젓이 교단과 강단에 서고 있다.    

교문위 소속 박경미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초중고 교원 성 비위(非違·법에 어긋남) 징계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3년 1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총 258명의 초중고 교원들이 성희롱, 성추행 등 성 비위로 징계를 받았다. 특히 258명 가운데 약 40%에 해당되는 111명의 경우 강등, 정직 등의 처분을 받고 여전히 교단에 서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111명 중 33명은 '견책' 처분을 받았다. 견책은 경징계 중 가장 가벼운 처분이다. 학교장으로부터 '잘못에 대해 회개하도록 훈계'를 듣고 6개월간 승진에서 제외되는 인사상 불이익만 있을 뿐이다. 견책 징계사유는 ▲학생 성희롱 및 성추행 ▲동료교사 성희롱 및 성추행 ▲성매매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음란물 제작 배포 등) ▲성폭력특례법 위반(공중 밀집장소에서의 추행) ▲성매매처벌법 위반 ▲특정 신체부위 촬영 ▲교육활동에 불필요한 행위 등이었다.

또한 56명은 '정직 1월~3월', '강등' 처분을 받았다. 정직과 강등 역시 교직생활을 이어가는 데 문제가 없는 처분이다. 정직과 강등 사유는 ▲학생 및 교사 성희롱 및 성추행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준강간 ▲수업 중 학생의 다리와 치마 속 촬영 ▲성매매 ▲공중 밀집장소(지하철) 성추행 ▲학생의 신체를 쓰다듬거나 만짐 ▲직장 내 성희롱 등이었다.

반면 147명은 ▲교사 및 학생 성추행 ▲성폭력 ▲제자와의 부적절한 관계 ▲준유사강간 ▲강간 미수 ▲특수 강간 ▲아동 성추행 ▲미성년자 성매매 ▲미성년자 성희롱 및 성추행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의 이유로 '해임'과 '파면'의 배제 징계 처분을 받고 교단에서 퇴출됐다.

또한 박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간(2013년~2016년 6월) 서울대 등 38개 대학에서 총 47명의 교수들이 성범죄로 징계를 받았다. 성범죄 유형은 성희롱, 성추행, 강제추행부터 성매매, 성폭력, 강간까지 다양했다. 47명 교수들 가운데 10명은 파면, 14명은 해임, 16명은 정직, 3명은 감봉, 2명은 견책, 1명은 이사장 주의, 1명은 직위해제 처분을 받았다.

해임이나 파면 처분을 받은 교수들의 경우 전원 강단에서 퇴출됐다. 하지만 견책, 감봉, 이사장 주의를 받은 교수들의 경우 1명만이 의원면직(본인의 청원에 의해 직위에서 물러나는 것)했고 나머지 5명은 재직, 즉 강단에 서고 있다. 정직을 당한 16명의 교수들 역시 2명만이 의원면직했고 나머지 14명은 재직이 확인됐다.

박 의원은 "지식과 지혜의 전달자로서 교원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야말로 도덕성과 윤리의식일 것"이라면서 "학교와 선생님을 믿고 어린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들의 불안 해소를 위해서라도 성 비위에 대해서는 배제 징계 중심의 징계 처분 강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의원은 "성범죄는 재범률이 높고, 성희롱과 성추행 등은 가해자도 잘못을 인지하지 못할 만큼 습관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어 가벼운 징계로는 부족하다"며 "성범죄를 저지른 교수가 다시는 강단에 서지 못하도록 해임과 파면 등 중징계 중심으로 징계 양정 기준이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교폭력 증가, 흡연·음주 실태 만연
학교폭력 역시 4대 사회악에 포함된다. 그런데 전국 초·중·고에서 학교폭력이 증가하고 있다. 반면 전문상담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교문위 소속 신동근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학교폭력발생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3년(2013년~2015년) 동안 초·중·고 폭력사건으로 인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심의 현황이 1만 7749건에서 1만 9968건으로 11.1%p(2219건) 증가했다.

특히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증가율이 컸다. 즉 지난 3년 동안 초등학교에서 51.6%p(2136건→3239건), 고등학교에서 29.2%p(4648건→6006건) 증가했다. 중학교의 경우 2.7%p(1만 875건→1만 585건) 감소했으나 중학교의 학교폭력 비율은 전체 초·중·고 학교폭력에서 절반 이상(57.2%)을 차지했다.

또한 지난 3년 동안 피해 학생 조치 현황을 살펴보면 초·중·고·기타 학교 모두 일시적 조치인 치료·요양이 27.1%p(1221건→1553건) 증가했다. 이어 학급 교체가 15.6%p(957건→1134건) 증가했다.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심리적 안정과 치유를 위한 심리상담·조언은 14.7%p(1만 8166건→1만 5480건) 감소했다. 이는 학교폭력 증가 추세에도 불구, 전문상담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신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6년 전문상담교사 배치 현황'을 보면 초·중·고 전문상담교사 평균 배치율은 16.2%였다. 6개 학교당 전문상담교사가 1명꼴인 셈. 초등학교의 경우 전국 초등학교 수 5978개에 비해 전문상담교사는 97명으로 배치율이 1.6%에 불과했다.

신 의원은 "초등학교 학교폭력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함에도 전문상담교사는 고작 97명으로 과연 전문상담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면서 "초등학교 같은 저연령 시기에 학교폭력을 겪을 경우 정신적 상처가 더 깊이 남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심리상담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의 흡연·음주 실태도 심각한 수준이다. 교문위 소속 김병욱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흡연 및 음주로 인한 학생징계현황'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2015년 흡연 및 음주로 징계받은 초·중·고생은 무려 5만 633명에 달했다. 

   
▶한 골목길에서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

학교급별로 징계 학생 수는 초등학생 흡연 26명·음주 2명, 중학생 흡연 1만 2022명·음주 2365명, 고등학생 흡연 3만 122명·음주 3096명이었다. 초등학생들은 특별교육 이수와 학내봉사 처분을 받았고 중학생들은 ▲출석 정지 ▲특별교육 이수 ▲사회봉사 ▲학내봉사 등의 처분을, 고등학생들은 ▲퇴학 처분(146명) ▲출석 정지(2794명) ▲특별교육 이수 ▲사회봉사 ▲학내봉사 등의 처분을 각각 받았다. 

김 의원은 "청소년들의 흡연과 음주가 단순한 일탈을 넘어 사고나 범죄의 직접적 원인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학생들의 건강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퇴학 처분까지 받은 학생이 100명을 넘어서고 있는 현실을 교육당국과 우리사회가 직시하고 초등학교 단계에서부터 흡연과 음주에 관한 예방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 학교 지진에 무방비, 안전불감증도 심각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규모 5.8)과 여진으로 한반도가 지진 공포에 휩싸이고 있는 가운데 학교에 비상등이 켜졌다. 학교시설의 내진성능(지진에 대한 저항 성능)이 미흡하고 학교 현장에서 지진 매뉴얼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9월 20일 경북 경주시 성건동 경주여고를 찾아 지진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교문위 소속 김병욱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229개 지자체별(시·군·구 단위) 학교시설 내진설계 현황(2015년 12월 31일 기준)'을 보면 세종, 오산, 부산 기장군, 울산 북구, 경기 화성 등 5개 지자체만 내진 성능 50% 이상을 확보했다.

내진 성능이 40% 이상~50% 미만인 지자체는 부산 북구, 대구 북구, 충남 계룡, 경기(5개) 등 8개 지자체였고 30% 이상~40% 미만인 지자체는 성남을 비롯한 경기 8개와 마포를 비롯한 서울 6개 등 35개 지자체였다. 특히 내진 성능이 20% 이상~30% 미만 지자체는 관악을 비롯한 서울 20개, 포천을 비롯한 경기 9개 등 85개 지자체였으며 20% 미만 지자체는 경주를 비롯한 경북이 19개로 가장 많은 가운데 경남 13개, 전남·전북 12개, 강원 8개, 충남·경기 7개 등 96개 지자체였다.

더 큰 문제는 학교현장에서의 안전불감증. 즉 경주에서 지진 발생 당시 학교들이 지진 매뉴얼을 지키지 않고 야간 자율학습을 강행, 논란이 일었다. 지진 매뉴얼에 따르면 1차 지진 발생 시 책상 아래로 대피하고 1차 지진이 멈춘 즉시 운동장으로 대피해야 한다.

그러나 김 의원이 경상북도교육청으로부터 경주 지진 발생 당시 야간자율학습을 실시한 경북 지역 학교의 지진 대응 현황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1차 지진 발생 시 88개 학교 중 42개 학교(47.7%)가 대피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11개 학교는 1차와 2차 모두 대피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경주 5.8 지진에서 보듯이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이 밝혀졌다"면서 "재난이 발생하면 학교가 재난대피시설로 사용되는데 현재 우리의 학교건물은 지진이 발생하면 대부분 대피시설이 아닌 위험시설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긴급 재난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에서는 대피를 해야 하는지, 하교를 시켜야 하는지, 방송을 해야 하는지 우왕좌왕했을 뿐 아니라 심지어 '가만히 있으라'고 지시, 우리 아이들을 위험에 노출시켰다"며 "제대로 된 매뉴얼을 만들고, 형식적인 안전교육이 아닌 재난 상황을 대비할 수 있는 안전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민 기자 jsm@dhnews.co.kr
ⓒ 대학저널(http://www.dh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회사소개 인터넷신문위원회 자율규약 준수 광고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 무단수집 거부
(주)대학저널 | [주소] 08511 서울특별시 금천구 디지털로 9길65, 906호(가산동 백상스타타워1차) | TEL 02-733-1750 | FAX 02-754-1700
발행인 · 대표이사 우재철 | 편집인 우재철 | 등록번호 서울아01091 | 등록일자 2010년 1월 8일 | 제호 e대학저널 | 청소년보호책임자 우재철
Copyright 2009 대학저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h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