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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줄어드는 기부금, 재정상황 '악화일로'"
[기획-위기의 대학③] 등록금 외 수입원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기부금마저 '타격'
2016년 09월 12일 (월) 11:34:53

[대학저널 유제민 기자] 우리나라 대학은 각 수입원 비중이 고르지 못한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재학생 등록금에 의존하는 비율이 과하게 높으며 이 때문에 재정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더해 지난 몇 년 동안 대학에 들어오는 기부금 마저 감소하고 있다. 등록금 동결과 정원 감축으로 수입이 줄어드는 대학은 기부금 모금도 쉽지 않아 전반적인 재정위기가 우려되고 있다.

- 2009년 5419억 원→2013년 3792억 원···큰 폭으로 기부금 감소

대부분의 대학은 학생들이 납부하는 등록금을 주된 수입원으로 삼고 있다. 등록금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대학의 특성상, 등록금을 인상하거나 학생 정원을 확대하지 않으면 수입 증대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대학은 재정상황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정부의 압박으로 등록금을 인상하거나 정원 확대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압박으로 대학가는 수년 째 등록금 동결, 혹은 인하 조치를 취했다. 학과 구조조정 등을 통해 입학 정원 역시 축소하는 추세다. 등록금이 주 수입원인 대학교로서는 치명적인 상황이다.

   
▶정부의 압력으로 대학은 등록금을 인상하거나 정원을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기부금마저 감소하고 있어 대학가 재정난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여기에 더해 대학가 재정상황을 악화시키는 또 한가지의 요소는 바로 기부금 축소다. 개인, 단체 등으로부터 받는 기부금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지난 3월 대학교육연구소(이하 대교연)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사립 일반대학과 산업대학의 기부금 총액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꾸준히 감소했다. 2009년 5419억 원이었던 기부금 총액이 2010년 4557억 원, 2011년 4092억 원, 2012년 3911억 원으로 계속해서 감소하다가 2013년 3792억 원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4년 4037억 원으로 소폭 증가하기는 했지만 예전에 비하면 눈에 띄게 낮아진 액수를 나타내고 있다.

기부금이 감소하고 있는 것 역시 문제지만, 대학교의 전체 수입에서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극히 미미한 점 역시 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의 수입총액 대비 기부금 비율은 1.7%로 조사됐다. 역시 2010년 2.2%, 2011년 1.8%보다 감소한 수치다.

이렇게 기부금 비중이 낮은 것은 대학의 재정 안정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나라 대학의 등록금 의존율은 매우 높은 편이다. 대교연에서 2015년 12월 발표한 등록금 의존율 수치 통계를 보면 2014년 사립대학의 수입총액 대비 등록금 의존율은 54.7%에 달한다. 또한 운영수입 대비 등록금 의존율은 63.2%로 상당히 높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우리나라 대학이 등록금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10~2011년 미국 사립대학 등록금 의존율은 33.3%에 불과하다. 주립대학의 경우는 18.9%다. 또한 사립대학 수입 중 기부금 비율은 10.7%에 달한다. 주립대학은 2.3%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미국 주립대학은 정부지원금이 42.1%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지원을 받고 있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 경기불황·공제혜택 축소 등으로 기부심리 위축···대학 자체 노력도 부족

기부금이 계속해서 줄어드는 원인으로는 우선 경기불황이 꼽힌다. 기부금 모금이 경기에 영향을 받는 일인 만큼 불황으로 인해 각 개인·기관의 기부 심리가 위축됐다는 것이다. 서울시에 소재한 A대학 관계자는 "아무래도 기부금 모금이 조금씩 어려워지고 있다. 경기가 좋지 않은 것이 기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부하는 분위기 자체가 어느 정도 가라앉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기부금이 줄어든 또 한가지 원인은 기부금에 대한 세금 혜택의 축소다. 연말정산 특별공제 항목이었던 기부금이 2015년부터 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공제혜택이 줄어든 것이다. 

2013년에는 과세표준 1억 원 구간에 해당하는 사람은 1000만 원을 기부할 경우 세율 35%를 적용, 350만 원을 공제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2014년부터는 관련 법안 개정에 따라 소득과 관계없이 기부금 3000만 원 이하는 15%를 공제받게 됐다. 이에 따라 150만 원을 공제받게 돼 이전보다 200만 원을 덜 받게 된 것이다.

정부에서 고액 기부자의 기부 독려를 위해 관련법을 다시 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한번 움츠러든 기부심리를 회복시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부금 수입을 확대하기 위한 대학의 자체적인 노력 부족도 기부금 감소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발간한 '고등교육기관의 기부금 실태 분석 연구(연구책임자 김지하, 2014.12)'에 따르면 대학 기부금 담당자들이 기부금 수입 감소의 대내적 요인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기부금 모금 및 관리 시스템 미구축'(46.2%)이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많았다. 대학 역시 기부금 모금 체계 마련에 소홀했던 것이다.

- 기부금 모금 위한 적극적 노력·정부 차원 제도 마련 시급

현재 대학은 등록금 동결, 정원 감축 등의 원인으로 운영자금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재정지원 사업에 너나 할 것 없이 매달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사업 선정에 실패할 경우에 그에 대한 후폭풍을 감내해야 한다는 점에서 많은 리스크가 내재해 있다. 수도권에 위치한 B대학 관계자는 "사업 선정에 매달리느라 다른 업무 보는 것도 어려울 지경"이라며 "그렇게까지 했는데 사업 선정에 실패하면 여러 가지로 타격이 올 수밖에 없다"며 푸념하기도 했다.

대학이 부담없이 재정을 확충할 수 있는 방법은 현 상황에서는 기부금이 대표적이다. 물론 대외적인 여건상, 기부금 모금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대학과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각 대학들은 기부금 모금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노력이 요구된다. 관련 시스템을 정비하고 모금 활동을 위한 예산을 배정할 필요가 있다. 정부 역시 대학에 기부금 모금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하기 위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기부자들이 세금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유제민 기자 yj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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