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수업을 바꾸면 학생의 미래도 바뀝니다”
“교사가 수업을 바꾸면 학생의 미래도 바뀝니다”
  • 신효송 기자
  • 승인 2016.08.30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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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티처] 압구정고등학교 장은경 교사(영어 수석교사)

[대학저널 신효송 기자] 학교 교사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건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렇다면 학교 교사를 가르치는 건 누구일까? 과거에는 교사들끼리 강의나 연수를 통해 수업방식을 개선해 나갔지만 최근에는 이런 부분이 법제화돼 ‘수석교사’라는 제도로 자리 잡았다. 수석교사는 교사들의 수업방식을 개선해 나감으로써 천편일률적 주입식 교육법을 시대에 맞게 변화시키고 있다. 압구정고 장은경 수석교사가 그런 케이스다. 이번 베스트티처에는 교사가 교사를 가르쳤을 때 교육에 어떠한 변화가 생기는지, 그리고 학생들에게 생기는 긍정적인 효과는 무엇인지를 알아보기로 했다.

올바른 교사교육은 학생들 교육의 질 향상과 직결
2012년 처음 생긴 수석교사제는 초·중·고 교사가 교감이나 교장 등의 관리직이 되지 않고 수업·장학·신규교사 지도를 맡는 제도이다. 행정과 교육의 이원화로 현장 교수학습 전문성을 살려보자는 취지에서 생겨났다. 이미 많은 선진국들이 이 제도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으며 현재 국내에는 1800여 명의 수석교사가 활동하고 있다. 
장 교사는 수석교사가 되기 전부터 10여 년간 교사교육을 해왔다. 올바른 학생교육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교사교육을 통해 교사가 바뀌면 수백, 수천 명의 학생들의 교육의 질이 향상된다는 게 장 교사의 생각이다. “전국을 돌며 교사들을 위한 연수나 강의를 하다 보면 다양한 피드백을 받게 됩니다. 어떤 선생님께서 4년 만에 복직하며 너무 불안했는데 제 강의를 듣고 나서 수업에 대한 두려움이 기대와 설렘으로 바뀌었다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그런 얘기를 듣다 보니 교사교육에 제가 헌신할 수 있는 길이 있어야 한다 생각했어요. 그러던 중 수석교사제가 생겨 지원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수석교사가 하는 일은 주로 교사들의 수업강의 혹은 수업컨설팅이다. 교사수업에 직접 참관해 코칭도 하고 학습동아리도 운영하면서 도움을 준다. 수업에 대한 공동연구, 수업전문성 신장을 위한 공부는 물론 교외에서 전공분야 강연, 정책결정이나 연구에도 참여하고 있다. 특히 장 교사는 수석교사 이전에는 영어를 중심으로 연수 및 강의를 해왔지만, 현재 범교과 차원에서 교사교육에 나서고 있다. 수석교사를 맡으면서 장 교사는 과도한 업무로 인해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얘기를 했다. 하루에도 대 여섯 번씩 교사들로부터 문의전화가 오고 강의, 컨설팅 요청 등이 들어온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요청들이 수석교사가 필요하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라 생각해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렇다면 장 교사가 추구하는 교육방식은 무엇일까? 장 교사는 주로 ‘임파워먼트(Empowerment, 권한이양)’를 강조한다. “교사가 주도권을 잡고 수업을 하지 않고 권력을 학생들에게 분산하는 것을 지향합니다.” 이를 위해 교사들에게 교육과정 설계, 학습자료 선택법, 의사결정권, 학생들과의 합의과정, 학생들을 이끄는 방식 등을 중점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즉 학생들 스스로 주도권을 갖고 학습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수업방식의 변화로 하위권 학생이 상위권으로 급부상 
주도권을 학생들에게 내주는 수업방식, 과연 얼마나 효과적일까? 장 교사는 작년까지 재직했던 청량고에서의 사례를 들려줬다. “아무래도 공교육의 특성상 학교에는 상위권부터 하위권까지 성적별로 다양한 학생들이 존재합니다. 학급 내 학생별 수준 차이가 워낙 크니, 교사 중심으로 하는 강의식 수업은 한계가 있습니다. 과목의 특성상 의사소통과 활동이 중요하기도 하고요. 학생 간 협동학습과 개별화 요소를 반영하려고 노력했는데 처음에는 제 수업방식을 받아들이는 데 많이 힘들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적응기간을 거친 후 학생들의 성적은 눈에 띄게 향상됐다. 한 학생은 1학기 중간고사를 37점 받았는데 기말고사는 56점, 2학기 중간고사 82점, 기말고사 94점까지 성적이 향상됐다. 중학교 때도 고득점을 받지 못한 학생이 고등학교에서 90점을 넘겼다는 것은 학습능력이 매우 향상됐다는 걸 의미한다. “이 학생의 경우 중학교 시절 주입식 교육이 너무 재미가 없고 관심도 없었다고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학습자(학생) 중심의 수업에서는 친구들과 함께 협동해서 공부를 하게 되니 의욕이 생기고 열심히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일상수업 오픈으로 수업의 질 향상, 개선할 점도 많아 
수석교사는 범교과 차원에서의 교사 전문성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장 교사에 따르면 수석교사가 배치된 학교는 수업 컨설팅이 굉장히 활발하다고 한다. 특히 다른 사람에게 수업을 공개함으로써 수업의 질이 향상되는 효과를 얻고 있다. “그동안 수업은 교사 고유의 사유재산처럼 여겨져 상호참관과 나눔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수석교사는 일상수업을 상시 오픈해두고 있습니다. 별도로 공개수업을 요청하지 않고 평소 수업 그대로 교사들이 제 수업을 참관합니다. 수업은 서로 많이 보고 보여줄수록 깊어지고 넓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수업 공유문화가 확산됨으로써 수업의 질이 향상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이제 5년차에 접어든 수석교사, 제도 정착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개선점도 많다고 한다. 장 교사는 가장 먼저 정원 내에서 정원 외 발령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수석교사는 정원내 TO로 움직여야 해서, 수석교사가 필요한 학교라도 해당 학교의 교과 TO가 맞지 않으면 요청이 불가능해 배치가 어렵습니다.” 또한 수석교사들은 인사이동이나 연구년제 신청제외 등은 교감, 교장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지만 출장과 컨설팅 수당은 일반교사 기준을 적용하는 등 제도적으로 일관되지 않은 대우를 받고 있다. 장 교사는 수업 분야의 전문성에도 불구하고 해당 업무에 대한 결재 권한이 없는 경우도 많은 등 학교 상황에 따라 활동의 폭이 달라지는 것도 애로사항이라고 덧붙였다.

문법보다는 문맥중심 영어공부 추천
장 교사는 수험생들을 위한 영어공부법도 추천했다. “학생들은 영어의 문법 공부에만 대부분 집착합니다. 하지만 수능에서는 문법문제의 비중을 줄인지 오래입니다. 문법 문제의 난이도 역시 높지 않아 문법공부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들이기보다는 인문, 철학, 예술,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문을 읽고 어휘를 습득,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장 교사는 “문법 위주 영어학습은 학교 지필평가의 내용과 방식 때문이며 이 내신 평가는 상대적으로 등급을 갈라야하는 제도적 원인에 기인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갈 길이 멉니다. 하지만 교사의 수업내용과 아울러 평가가 바뀌어야 한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으니 학생들도 교육의 시대적 흐름을 보며 바람직한 영어학습을 생각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대학에 가기 위한 용도’가 아닌 ‘세계시민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도구’로서 영어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교사는 ‘살아있는 영어’를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에 2002년부터 수업시간에 영화를 활용한 말하기, 쓰기 수업을 해 왔고, 팝송을 통해 어휘와 문법을 공부하게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올해는 영어수업을 통해 전 지국적인 이슈, 사회문제, 인권 문제 등에 대한 관심과 비판적 사고력, 문제해결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자 교육과정 내에 세계시민교육을 녹여내 수업하고 있다. 학생들이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 수능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기본적인 소양이라는 것을 알게 해 주고 싶은 게 장 교사의 생각이다.
장 교사는 그런 면에서 이번 수능 영어 절대평가 도입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했다. 2018학년도 수능부터 수능 영어는 100점 만점에 90점만 넘으면 1등급이 되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뀐다. 기존 비율에 따른 등급제보다 수험생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장 교사는 이번 절대평가 도입으로 인해 고등학교 영어 수업이 수능문제 풀이를 위한 단문독해연습에만 매달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의 깊이 있는 글감을 다루고 학생들이 자기 생각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말하기 쓰기 교육의 비중이 늘어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끝으로 장 교사는 공교육을 이끄는 교사로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혼자 온라인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한 세상입니다. 학교의 기능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는 곳이 아니라 학생들이 배운 지식을 다양한 방식으로 재창조해보고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연습을 해 나가는 곳이어야 하고 아울러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것을 배우는 사회적 공간이라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또한 학생과 학부모가 교육의 주체가 되어 함께 협력하고 신뢰하는 공간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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