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철 교수의 숭고한 뜻은 헛되지 않았다"
"고현철 교수의 숭고한 뜻은 헛되지 않았다"
  • 신효송 기자
  • 승인 2016.08.08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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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편집국 신효송 기자

[대학저널 신효송 기자] 오는 17일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故 고현철 교수의 1주기 추모식이 열린다. 총장직선제와 대학 자율화를 요구하며 투신했던 고 교수의 투쟁은 부산대 전체의 흐름을 바꾸기에 충분했다.

지난 2015년 8월 4일 김기섭 前 총장은 총장 후보자를 간선제로 선출하겠다는 메일을 교수들에게 보냈다. 직선제 폐지로 인한 행·재정적인 지원 축소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 이에 교수회는 직선제의 일방적인 폐지에 반대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17일 고 교수가 “총장은 (총장 직선제 이행) 약속을 이행하라”는 외침과 함께 본관 건물에서 투신, 사망하기에 이른다.

고 교수의 투신 이후 김기섭 前 총장은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대학본부 측과 교수회는 직선제 선출에 전격 합의, 지난 2015년 11월 직선제 투표로 후보자를 선출하게 된다.

선출 이후 부산대의 고충은 만만치 않았다. 당장 CK-I 사업과 ACE 사업 등 2가지 정부 재정지원사업에서 총 18억 7300만 원을 삭감 받았다. 잠재 삭감액인 국립대학 혁신지원사업 예산 9억 3000만 원을 더하면 28억여 원에 달했다. 교육부의 압박도 더해졌다. ‘국립대 총장 임용제도 보완 방안’을 발표하면서 간선제 단일화를 재차 강조, 부산대의 후보자 임용제청을 5개월간 보류해왔다.

그러나 부산대는 흔들리지 않았다. 재정지원이 줄자 교수들은 1인당 120만 원씩 분담해 삭감된 예산을 보전해나갔다. 부산대민주동문회를 중심으로 한 동문들의 모금도 줄을 이었다. 언제 끝날지 모를 임용제청에도 간선제로 바꿀 움직임이 전혀 없었다.

결국 백기를 든 것은 교육부였다. 지난 5월 10일 전호환 교수가 부산대 제20대 총장으로 공식 임명된 것. 갑작스런 임명의 결정적 원인은 총선결과로 인한 ‘여소야대’를 꼽고 있지만, 고 교수의 희생 그리고 부산대 구성원들의 단결된 움직임이 큰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현재 부산대는 전호환 총장을 중심으로 혁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지난 6월 ‘SW인재사관학교’를 오픈해 미래시대 중심이 될 SW산업 발전에 나섰으며, 최근에는 부산대, 부경대, 한국해양대, 부산교육대를 연합대학체제로 묶는 방식을 제안해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하고 있다. 교육부와 큰 갈등을 맺었지만, 교육부가 추구하는 교육방향에 적극 협력하고 있는 것. 결국 총장 선출에서 중요한 것은 ‘교육부의 입맛’이 아닌 ‘구성원의 합심’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선거 과열과 파벌 조성과 같은 직선제의 문제점을 뿌리 뽑기 위해 간선제를 도입한 교육부의 취지도 이해는 된다. 하지만 무리한 간선제 도입으로 인해 대학 구성원 간 불화를 조성하고 한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것은 반성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

고 교수의 추모식 이후 부산대 인문관 필로티 옆 정원에는 불꽃 모양의 새싹을 이미지화한 추모 조형물이 설치된다고 한다. ‘불꽃’ 같은 뜻이 새로 태어나는 ‘생명’, 고 교수의 숭고한 뜻을 표현하는 상징적인 존재가 되기 충분하다. 다시 한번 부산대와 국립대 더 나아가 교육의 미래를 위해 희생한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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