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이 개·돼지?" 분노 확산
"민중이 개·돼지?" 분노 확산
  • 정성민 기자
  • 승인 2016.07.11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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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 발언 파장···정치권도 일제히 질타
이준식 교육부 장관 공식 사과···사건 경위 철저 조사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민중은 개·돼지" 발언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정치권과 교육계는 물론 전 사회적인 공분을 사고 있는 것. 이에 교육부 장관이 공식 사과와 함께 사건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나 기획관의 파면을 요구하는 등 분노 여론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교육부 등에 따르면 나 기획관은 지난 7일 한 언론사 기자들과 가진 저녁식사 자리에서 "(99%의)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분이 정해져 있으면 좋겠다는 거다. 위에 있는 사람들이 먹고 살 수 있게 해주면 되는 거다",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사고로 컵라면도 못 먹고 죽은 아이에 대해) 그게 어떻게 내 자식 일처럼 생각되나. 그렇게 말하는 건 위선이다", "상하 간의 격차가 어느 정도 존재하는 사회가 어찌 보면 합리적인 사회 아니냐" 등의 발언을 했다.

나 기획관의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나 기획관의 직책이 고위공무원단 2~3급으로 역사교과서 국정화, 누리과정, 대학구조개혁 등 교육부 주요 정책을 기획·조율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질타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김현아 새누리당 대변인은 "교육부 고위 공직자의 몰상식한 막말 등 일부 공무원들의 충격적인 언행으로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적 지탄이 일고 있다"면서 "국민을 섬기고 봉사해야 할 공직자로서 본분과 도리를 저버린 언행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 당국은 묵묵히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대부분의 공무원들을 위해서라도 다시는 이런 막말이 없도록 엄중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강선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지난 정부에 이어 지금까지 장관 비서관, 청와대 행정관을 거친 교육부 엘리트가 자신은 우리 사회의 1%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고 민중 99%는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고 발언했다. 충격을 넘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나 기획관의 자리는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자리다. 교육부의 책임 또한 묻지 않을 수 없다. 발언 당사자를 비롯해 교육부는 대대적인 쇄신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양순필 국민의당 부대변인은 "나 기획관의 발언은 우리 헌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고 명백한 국가공무원법 위반"이라면서 "최고 상위법인 헌법을 부정하고, 막말과 극언으로 국민을 모독하며, 스스로 품위를 망가뜨린 나 기획관은 더 이상 대한민국 공무원 자격이 없다. 교육부는 나 기획관을 즉각 파면하라"고 강조했다.

교육·시민단체들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참여연대민생희망본부는 "나 기획관이 말한 민중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존엄하고 숭고한 존재다. 지난 위대한 역사는 99%의 민중들이 성취한 업적"이라며 "신분제를 공고히 해야 한다는 발언은 평등하고 공정한 교육 기회를 모든 국민들에게 보장, '신분'이 아닌 각자의 재능과 노력에 따라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교육부의 책무와 소임을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이런 인식과 태도를 가지고 있는 이가 교육부의 고위공무원이라는 것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 기획관의 발언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교육부는 처음 "과음한 상태에서 기자와 논쟁을 벌이다 실언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결국 교육부 장관이 고개를 숙였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 전체회의에 참석, "소속 공무원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인해 국민들께 큰 실망을 끼쳐 드린 점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보고를 받은 즉시 해당 직원을 대기발령 조치했으며 교육부 감사관에게 이번 사건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중징계를 포함, 조사 결과에 상응하는 엄중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국가의 교육을 담당하는 조직의 수장으로서 소속 직원의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드리게 돼 참담한 심정"이라며 "국민 모두가 원하는 교육의 기회를 갖고, 누구든지 교육을 통해 행복해질 수 있도록 저를 비롯한 교육부 직원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의 노력과 성과가 한 직원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인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직원들이 올바른 가치관과 공직자로서 사명의식을 갖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교문위는 2015년 회계년도 결산 및 예비비 지출승인 건을 처리하고 나 기획관의 발언 경위를 확인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발언 당사자인 나 기획관과 당시 동석했던 이승복 교육부 대변인 등이 전체회의에 불참하자 여야 의원들이 당사자 출석을 요구, 파행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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