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지가 중복되지 않도록 주의 기울여야"
"논지가 중복되지 않도록 주의 기울여야"
  • 대학저널
  • 승인 2016.07.0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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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의 핵심] 통합교과형 논술 완전 정복 - 건국대학교편

이 달의 미션

건국대학교 2015 수시 논술고사 문제로 연습해 보자. 시험시간 100분에 문항 수는 2개, 전체 답안 분량은 1,350자 내외의 논제로 구성되어 있다. 수학 문제를 포함하지 않는 인문사회계I 논제다. 문제의 외양은 일반적인 논술 유형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문제 1]과 [문제 2] 모두에 제시문 [가], [나]를 활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논지가 중복되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길 당부한다. 이는 최근 건국대 논술고사 문제들에 두루 적용되는 요소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논제 해설
대학이 밝히는 출제의도는 다음과 같다.

출제의도
고등학교 교과 과정에서 학습한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능력과 이를 바탕으로 사회에서 개인이 행하는 역할과 공동체주의와 개인주의의 관계를 묻는 문제이다. 개인은 국가에 순응하면서 살 수도 아니면 비판적인 삶을 살 수도 있다. 문제 1)의 출제의도는 (가)에 제시된 공동체주의와 (나)에 나타난 시민적/자유주의적 비판의식이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다)의 설문 조사의 결과를 얼마나 잘 분석할 수 있는지를 묻는 데 있다. 그리고 문제 2)의 출제의도는 수험생이 얼마나 분명하게 (가)와 (나)지문의 차이점을 개념적으로 명시하였으며, 또 이 두 개념적 틀을 가지고 얼마나 (라)의 인물인 뮐러를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지 사유능력을 평가하는 데 있다. 뮐러는 파시즘 국가에서 살아가는 한 명의 평범한 소시민, 그러나 비판적으로 사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끔찍한 파시즘의 공범자가 된 인물이다. 이 점에서 문제 2)는 시민들의 무사유가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제시문의 주요 내용
제시문 [가]는 국가와 민족에 대한 헌신과 희생이 개인에게 요구됨을 제시하는 글이다. 국가를 위한 희생 못지않게 공동체의 성원으로서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수행하는 것도 애국, 애족의 길임을 제시하고 있다. 

제시문 [나]는 김수영의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며>라는 제목의 시이다. 이 시의 시적 화자는 소시민으로서 불의한 국가와 같은 '큰 권력'에는 저항하지 못하고 일상에서 접하는 '작은 권력'이나 평범한 사람들에게 분노하는 자신에 대한 성찰과 자의식을 제시한다. 제시문 [다]는 공동체와 개인의 관계에 대한 인식을 파악하기 위한 설문조사 결과 자료를 제시한다. 제시된 표에 의하면, 적극적인 행동 성향의 사람들은 개인주의(38명)보다 공동체주의(74명)를 지향하는 반면 소극적인 행동 성향의 사람들은 공동체주의(26명)보다 개인주의(62명)를 지향하는 경향이 있다. 즉, 표의 결과는 개인의 행동 성향이 공동체주의, 자유주의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제시문 [라]는 아우슈비츠에서 생존한 이탈리아계 유대인인 쁘리모 레비에 대한, 재일조선인 학자, 서경식의 글이다. 이 글에서는 독일인 과학자인 뮐러와 레비가 전쟁이 끝난 지 오래된 시점인 1967년에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아우슈비츠에서의 경험을 편지로 나눈 일화를 소개하면서, 뮐러의 기억과 태도에 대해 레비가 어떻게 생각했는지 서술하고 있다. 뮐러는 선량하고 정직하며 소심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죄악에 대해 자신이 연루되지 않았음을 스스로 믿고싶어 하며, "한 쪽 눈을 감은" 채 진실을 외면하려 했다.

[문제 1] 해설
[문제 1]은 [가], [나]와 관련하여 [다]에 제시된 설문조사의 결과를 분석할 것을 요구한다.

[가]와 [나]의 차이점을 심도 깊게 분석하여 이를 바탕으로 [라]의 '뮐러'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서술해야 하는 [문제 2]를 고려하면, [문제 1]에서 [가]와 [나]의 관점에 대한 요약과 설명에 많은 부분을 할당한 수험생은 좋은 점수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수험생은 [가], [나] 지문의 핵심 요지를 파악하여 간략히 제시한 후, 이것을 적용하여 [다]의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해야 좋은 점수를 기대할 수 있다.

표를 통해 적극적인 행동 성향의 사람들은 공동체주의를 지향하는 반면, 소극적인 행동 성향의 사람들은 개인주의를 지향하는 경향을 정확히 서술해야 한다.

가]와 [나]에 근거한 해석
[가] 지문 적용: [가] 지문이 바람직하게 여기는 사회적 주체는 적극적 행동 성향을 지닌 공동체주의자뿐만 아니라 소극적 행동 성향을 지닌 공동체주의자도 포함한다. 국가나 민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인물뿐 아니라 공동체의 성원으로서 묵묵히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경우 역시 애국, 애족의 길을 걷고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지문 적용: [나] 지문의 '나'는 개인주인적인 동시에 소극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공동체가 강조하는 가치를 그대로 따르지않고 개인적 합리성에 의해서 비판하는 경향이 있으나 이러한 의식을 적극적인 사회적 실천으로 옮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가]와 [나] 지문과 관련하여 표에 제시된 공동체와 개인의 관계에 대한 설문조사 분석 결과를 통합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 2] 해설
[가], [나]의 관계: [가]에서 국가는 개인에게 공동체 및 공동체적 가치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국가의 성원으로서 개인의 책임과 의무를 강조한다. 이런 관점은 개인과 국가의 융합과 조화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러나 [나]에서 보듯, 국가와 개인의 관계가 반드시 화해로운 것만은 아니다. 개인은 국가의 정책에 반하거나 국가의 잘못을 비판할 수 있는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러한 긴장 관계가 공동체를 발전시킨다고 할 수 있다.

채점 방향
이 문제는 [가]와 [나]를 분석적으로 이해하여 차이점을 밝힐 수 있는 비판적 사고력 및 [라]에 등장하는 인물 및 그 인물에 대한 서술시각을 추론하는 이해력, 한 인물에 대한 이해를 확장적·성찰적으로 적용하는 사유 능력, 자신의 관점을 세우고 주장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표현력 등을 평가한다.

이 논제가 기대하는 답안의 핵심 요소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이다.
첫째, [가]와 [나]의 차이점에 대한 분석.
둘째, [가], [나]와 관련한, [다]의 '뮐러'에 대한 정확한 이해.
셋째, 명료하고 설득력 있는 자기 견해.

① [가]와 [나]의 차이점
• 강조하는 가치: [가]가 헌신과 희생, 애국심 등 공동체적 가치를 강조하는 데 비하여, [나]는 자유와 개성 존중 등 개인주의적 가치를 중시한다.
• 국가를 보는 시각: [가]가 국가나 민족에 대해 비판의식을 갖지 않고 무조건 선한 것으로 보는 데 반해, [나]는 국가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과 저항 의식을 갖고 있다.
• 국가와 개인의 관계: [가]에서는 개인을 국가에 속한 존재로 보고, 국가와 개인이 조화로운 관계를 맺고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나]에서는 국가가 예술과 언론을 탄압하고 일상적인 감시와 억압을 하기에 개인과 갈등 관계에 놓일 수 있다고 본다.

② [가], [나]와 관련한, [다]의 '뮐러'에 대한 정확한 이해
뮐러는 (가)에서 말하듯, 개인이 마땅히 운명공동체인 국가를 위해 헌신과 희생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을 수 있다. 그는 과학자로서 생계를 도모하며 세금을 내거나 국가의 명령을 따르는 등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이행하며 살았던 시민이었을 것이다. 또한, 그는 수인인 레비에게 친절하게 대해줄 정도로 선량한 인물이다. 그러나 그의 문제는 진실을 직시할 수 있는 한쪽 눈을 감았다는 것이다. (나)의 시적 화자는 비록 정정당당하게 공동체의 잘못을 비판하거나, 자유롭고 용기 있는 저항을 하지는 못하지만 사회에 대한 비판 의식이 있으며, 소극적 반항을 일삼는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의 미덕이 있다. (나)의 '나'에게는 뮐러에게는 없는 분명한 자기 입장과 나머지 한쪽 눈이 있는 것이다.

※ 뮐러가 공동체주의자냐, 개인주의냐 하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사항이다. 이분법에 얽매이고, 공동체주의는 선이고 개인주의는 악이라고 가치 판단하는 답안의 경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③ 뮐러에 대한 자기 견해
뮐러는 선량하고 평범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아우슈비츠 소각로 연기를 보면서도 진실을 직시하지 않으려 했다. 뮐러의 예는 친절함과 성실함 등의 미덕을 지닌 개인들이라 할지라도 국가나 민족이라는 미명으로 자행하는 악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침묵하는 것은 결국 집단적 범죄에 공모하는 일임을 잘 보여준다. 내가 속한 국가와 민족이 자랑스러울 수 있으려면 깨어있는 개인들이 사회의 진실을 바로 보려하고, 사회의 문제를 개선하려는 사회적 실천을 해야 한다 등의 서술이 가능하다.

[문제1 우수답안]
제시문 [가], [나]는 모두 개인들이 속한 공동체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촉구한다. 각 개인의 성향이나 처지가 다르더라도 개인은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공동체의 운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가]에선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헌신과 봉사를 강조한다면, [나]의 화자의 모습은 소극적이고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다]의 표에 따르면 대체로 적극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공동체주의를 지향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고, 소극적인 성향의 소유자들은 개인주의자인 경우가 많다. 즉, 개인의 성격적 특성이 공동체주의나 개인주의 성향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들 또한 적지 않음을 놓쳐선 안 된다. [가]에서 말하듯 소극적인 차원의 애국, 애족 실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① 또 [나]의 화자처럼 나약하고 소극적인 성향의 소시민이라도 공동체의 불의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②

평가
좋은 답안을 쓰기가 어려운 논제였음을 고려할 때, 이 답안의 완성도는 아주 높다고 하겠다. [가], [나]의 내용과 [다]의 표의 연결고리가 그리 단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다]의 표 내용이 부실할 정도로 단순하여 풍부한 해석이나 설명이 어려웠다. 이 답안은 [다]의 표를 염두에 두고 [가], [나]에서 공동체주의와 개인주의를 부각시켜 요약을 수행했다. 표 자체의 의미를 해석한 후에 덧붙인 ①, ②의 서술이 매우 예리하다. 이 덕에 논지 또한 풍부해지고 있다.

[문제1 우수답안]
[가], [나]는 몇 가지 차원에서 크게 대비되는 양상을 보인다. 먼저, 공동체주의와 개인주의로 대별할 수 있다. [가]는 국가와 민족에 대한 애정과 봉사를 당연한 것으로 규정한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적극적인 지사가 아니더라도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도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에 비해 [나]는 개인주의자의 면모가 뚜렷하다. 국가에 대한 맹종보다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에 집착하는 주장에서 이러한 면이 잘 나타난다.

이렇게 견해가 크게 갈리는 이유는 국가 혹은 공동체에 대한 [가], [나]의 이해가 다르기 때문이다. [가]에선 은연 중에 국가를 마치 중립적이고 선한 존재로 전제하고 있다면 [나]는 바로 그 국가의 선악을 문제 삼는다. 국가는 시민들의 호혜적 이익을 위한 것이어야 하며, 국가가 시민적 합의에 기초하지 않았거나, 시민민주주의의 기본 이념에 합치하지 않을 때에는 비판과 저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가], [나]의 견해 대립 속에 숨어있는 요소와 기준들로 [라]의 뮐러의 행태를 분석할 수 있다. [라]에 소개된 에피소드에 따르면 뮐러가 선량한 사람인 것은 분명하다. 유태인 수인 레비에게 베푼 친절에서 그의 이런 면모가 잘 드러난다. 하지만 그는 공동체의 불의한 현실을 외면한다. 유태인들을 집단 학살하는 현장을 보면서도 의식적으로 회피하는 것이다. 그의 선량함은 소시민적 개인주의의 좁은 범위를 결코 벗어나지 않는다. 또한 그는 국가의 요구에 순종하면서 주어진 책무를 성실히 수행한다는 점에서 [가]의 소극적 공동체주의의 희생양이라고도 할 수 있다. 선량한 뮐러가 적지 않아도 불의한 현실에 맞서지 않을 때, 아우슈비츠의 비극은 피할 수 없다.

문화와 역사를 공유하는 민족과 국가에 대해 애정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바람직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애정과 헌신, 봉사가 맹목적이선 안 된다. 비록 한 개인이 불의한 거대 권력에 맞서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나]의 시인처럼 적어도 자신의 비겁과 나약함을 외면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나아가 공동체의 바람직한 미래를 일궈나가기 위한 집단적 노력에 참여하는 시민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평가
흠을 잡기 어려운 수준급의 답안이다. 논지의 구성과 전개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다. [가], [나]의 차이점을 두 가지 측면에서 대비한 것이 좋은 인상을 준다. 전체 분량을 감안하여 두 문단으로 넉넉히 서술한 것도 현명한 판단이다. [라]의 뮐러의 행태와 문제점을 서술한 후에 문단을 나누어 해법을 별도로 제시한 선택도 일리가 있다. 각 문단의 기능이 뚜렷하여 논지의 가독성도 높은 우수한 답안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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