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교습 연장, 누구를 위한 것인가
심야교습 연장, 누구를 위한 것인가
  • 이원지 기자
  • 승인 2016.06.20 2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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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이원지 기자

학원 심야 교습시간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교육부는 교육의 과열 경쟁을 막고 학생들의 수면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밤 10시 이후 학원 심야 교습을 금지하고 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학원의 교습시간은 오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하지만 최근 서울시의회가 고등학생의 교습시간을 1시간 더 연장해 서울 시내 학원들은 밤 11시까지 문을 열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교습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고등학교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현실을 고려해 교습 시간을 탄력적으로 바꾸겠다는 입장이다. 초등학생은 밤 9시, 중학생은 밤 10시, 고등학생은 밤 11시까지로 학교 급에 따라 교습시간에 차이를 두겠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교육계의 반발은 거세다. 서울의 사교육 참여율이 전국 1위인 상황에서, 심야교습 시간을 늘리는 것은 입시 경쟁을 더 부추기는 일은 물론 사교육을 조장하는 일이 될 것이라는 것. 이에 학원 교습시간 연장 방안 추진에 대해 교총과 사교육걱정 등 교육시민단체는 잇달아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또 서울시의회가 "학원업계의 이해를 수용한 것"이라는 비판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대학 입시 앞둔 고교생의 학습권을 보장해야한다", "학원 문을 닫고 인근 카페로 옮겨 수업을 계속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학원 시간을 무조건 제한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서울시의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사교육을 줄이고 공교육을 살리자'며 너나 할 것 없이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학원교습 1시간 연장이라니 이 무슨 황당한 시츄에이션인가.

좋은교사운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심야영업을 10시로 제한하는 지역은 12시까지 허용하는 지역에 비해 과외를 포함한 심야 사교육이 약 32.6%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실제로 심야영업 제한이 사교육비 절감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학원 심야영업을 단속하면 개인과외의 팽창을 가져온다는 풍선효과를 말하지만 그것은 가설이고 실제 결과는 풍선의 전체 압력이 줄어든 것이다. 만약 서울의 학원 영업시간을 밤 11시로 연장하면 다른 지역의 예를 볼 때 약 23%의 심야 사교육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사교육은 빈곤층의 접근이 제한된다는 점에서 불공정 경쟁이고, 과열 경쟁을 조장해 사회적 폐단을 지닐 수 있으므로 공익을 위해 규제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심야교습 연장으로 인한 청소년의 수면부족과 불규칙한 식사 등으로 인한 지장도 무시해서는 안된다. 얼마전 보도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15세부터 24세까지 아동청소년의 하루 학습시간은 7시간 50분으로 세계 1위이다. 2위인 스웨덴보다 2시간 이상 많다. 유엔아동인권위원회가 한국의 과도한 경쟁적인 교육 시스템이 아동의 잠재성 발달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지적하기도 했다. 치열한 경쟁, 수면부족 등은 학생들의 잠재능력 개발과 올바른 가치관 형성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도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  

1시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심야교습 1시간 연장으로 인한 파급력은 쉽게 볼 일이 아니다. 서울시의회는 학원교습 1시간 연장이 학부모 사교육비 부담과 학생들의 피곤함으로 직결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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