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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공부 근력, 버티는 것도 경쟁력이다"
[수학의 달인] 이광준의 수학 비법
2016년 06월 01일 (수) 11:36:50
   
 

필자 : 이번에 수능 만점 받은 선배 언니를 만나면 수학 공부에 관해 무엇을 물어보고 싶어?
인애 : 특별히 없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만점자 선배들의 얘기를 들어 보면 하나 같이 비슷한 점이 있어요.
필자 : 그게 뭐니?
인애 : 수학뿐만 아니라 어떤 과목이든 자신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방법을 찾으려는 태도였어요.
필자 : 맞아. 너무나도 당연해서 싱겁다는 느낌이 들 정도지만 그것이 정답이야.

1. 안 되는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안 되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필자가 자주 얘기하는 말이다. 안 되는 '사람'이 있지, 안 되는 '것'은 없다. 그 사람이 못하기 때문에 결국 안 되는 것이지, 그 일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억세게 운이 안 좋은 사람들이 간혹 있어서 죽어라고 했는데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못하기 때문에 안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가 증명할 수 없는 그 무언가에 의해서 안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런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고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스스로의 의지만 굽히지 않고 앞으로 계속 나아간다면 언젠가는 빛을 보게 되어 있다.

앞서 필자와 인애(가명)의 대화는 얼마 전에 실제 있었던 대화다. 필자가 수학을 가르치는 인애는 운이 좋게도 필자의 소개로 수능 만점자 선배를 두 명이나 만났던 경험이 있다. 이번에 또 기회가 닿아서 세 번째 만점자 선배를 보게 됐는데, 이번에는 왠지 모르게 좋으면서도 덤덤한 표정이었다. 그러면서 필자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결국 제 자신의 문제이고, 제가 해야 하고, 제가 답을 찾아야 해요."

지난 2년간 수학 수업도 수업이지만, 삶에 관한 많은 이야기로 정신교육(?)을 시킨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결국 인애는 모든 것이 자신의 문제라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 것이다. 이보다 더한 깨달음은 없다. 막연히 "제가 문제죠"라는 표현, 앞서 인애가 말했던 저 표현과 또 그 때의 진지한 표정은 완전 다른 것이다. 스스로가 온몸으로 느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그런데 그것이 참 어렵다.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냅니다. 내가."
유시진 대위니까 가능하다. '해 내고', '되게 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2. 수학 공부 근력
수능 만점자는 수학 문제를 풀 때 자신만의 특별한 방법이 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그런 것은 없다. 주어진 문제가 요구하는 개념을 적용해서 빠르고 정확하게 풀이를 할 뿐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능 만점자 선배에게 묻는 질문의 내용을 살펴보면 뭔가 자신만이 갖고 있는 노하우나 비밀을 밝히라는 식이다. 그 때부터 어긋나기 시작하고 멀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수학을 못하는 '나', 수학에 자신 없는 '나', 즉 자신을 바라보지 못하고 여전히 바깥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마치 수학을 잘 하는 절대적인 방법론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다른 과목도 그렇지만 수학을 힘들어 하는 학생들은 공부 근력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가 힘을 쓸 때 근육의 힘(근력)을 발휘하듯이 공부를 할 때에도 공부 근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이 공부 근력이 너무나도 약하다.

특히, 수학의 경우 다른 과목과 달리 자신이 못한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명확하게 인식하게 된다. 국어나 영어는 자신이 알고 있는 일부분을 통해서라도 어떻게 해볼 수 있을지언정 수학은 일부분으로 대하기엔 어림도 없다. 결국 이런 자신감 결여의 악순환으로 말미암아 수학 공부 근력은 커지지 못하고 소위 넘사벽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근력이 키워질 때까지 참고 또 참아야 하는데 그것이 정말 쉽지가 않다. 하지만 수학 학습 근력을 키우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3. 인애가 수학 공부 근력을 키운 방법
인애의 지금 수학 실력은 모의고사 기준으로 거의 만점에 이르러 있다. 물론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충분히 극복할 것이라 확신한다. 이러한 인애의 2년 전 수학 공부 전략은 '개념' 만 열심히 보고 또 보는 것이었다. 개념을 최대한 완벽히 하면 문제는 손쉽게 풀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문제를 풀어 보니 생각과 많이 다르고 아는 개념도 제대로 적용시키지 못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당연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인애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아, 내가 개념이 아직 약하구나. 개념을 좀 더 보완해야겠다.' 필자 입장에선 이 상황이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오지만 인애에게 있어서는 웃을 일이 아니다. 이런 인애의 태도에 대해 필자는 다음과 같이 물었다.
"도대체 개념이 완벽하다는 것이 어떤 상황이지?"

물론 인애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자신도 모르는 '개념의 완벽상태'를 위해 개념 학습을 하고 있는 이런 어리석은 경우가 또 어디 있을까? 모든 문제 해결의 시작은 문제 자체를 제대로 인식하는 데 있다. 인애는 몇 번의 잔소리 끝에 존재하지도 인식하지도 못하는 개념의 완벽 학습 목표를 포기(?)했다.

그리고 또한 "개념을 알아도 문제를 못 풀 수 있어"라는 필자의 말에 공감하면서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는 자신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 때부터 인애의 수학 공부는 제대로 시작되었다. 개념을 학습한 이후에는 과감하게 문제를 풀고 틀린 부분은 왜 틀렸는지 심각하게 고민을 하면서 그 순간 해결을 하거나 아니면 해설지를 참고해서 자신이 틀린 이유를 명확히 인식했다. 그리고 하루도 빠짐없이 수학 공부를 했다. 인애의 이러한 학습 태도 변화가 수학 학습에 자신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들었던 시간은 얼마였을까? 두 달. 두 달이 지나자 인애는 재밌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수학 공부를 했다. 당연히 성적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안 되니까 자신감도 없고 하기 싫어요."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낯익은 말이다.
"안 되니까 왜 안 되는지 이유를 찾고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해야지. 그리고 힘들어도 버텨야 해. 버티는 것도 경쟁력이야."
필자는 당연한 말을 또 반복한다. 아무리 좋은 칼과 생선이 있어도 '자신'이 그 생선의 특징과 그 칼의 사용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수학은 어렵다. 하지만 수학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은 초라한 수학 공부 근력을 갖고 있는 자신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루어 내는 것도 자신이고 이루어 내지 못하는 것도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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