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놓치고 있는것"
"서울대가 놓치고 있는것"
  • 이원지 기자
  • 승인 2016.05.23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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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편집국 이원지 기자

최근 법인화된 국립대학 운영 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가 발표됐다. 감사 결과 서울대는 2011년 법인화 이후 인사와 재정에서 심각하게 방만 운영을 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대는 2013년∼2014년 법령에 근거하지 않은 채 교육·연구장려금 명목으로 교원 1인당 1000만 원씩 총 188억 원을, 2012년∼2014년 맞춤형복지비 명목으로 직원 1인당 500만 원씩 총 54억 원을 지급했다. 2013년 8월에는 교육부가 폐지한 교육지원비를 계속 지급하다가 2015년부터는 기본급에 산입시켰다. 서울대가 2014년에 지급한 교육지원비는 78억 원에 달한다. 2012년∼2015년에는 법적인 근거도 없이 초과근무수당 60억여 원, 2013년∼2015년 자녀학비보조수당 18억여 원을 추가로 지급하기도 했다.

의과대학 등 13개 단과대학은 학칙을 어기고 2015년 12월 현재 부학장 25명을 추가로 임명한 뒤 이들 가운데 20명에게 월 최대 100만 원의 보직수행 경비를 줬다. 공과대학도 2012년 1월∼2015년 12월 총장이 임용하는 석좌·명예교수와 별도로 9명의 석좌·명예교수를 임명한 뒤 1인당 연간 최대 4000만 원의 연구수당 등을 지급했다.

하지만 기자는 이 부분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얼마 전 '서울대 교수들이 대학을 떠나고 있다'는 기사들이 언론에 줄줄이 쏟아진 적이 있다. 보도됐던 내용을 살펴보면 서울대 교수들이 대학을 떠나는 이유 중 하나가 '교수 처우와 연구환경' 때문이었다. 실제로 당시 한 서울대 교수는 "교수 처우와 연구환경 등이 사립대에 비해 열악하다"며 "이대로 가면 더 많은 교수가 서울대를 떠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사립대에 비해 적은 연봉과 처우가 많은 교수들이 서울대를 떠난 이유로 알려졌지만 정작 서울대는 초과근무수당, 자녀학비보조수당, 보직수행경비 등의 명목으로 교원들에게 돈을 펑펑 썼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교수들이 단지 처우에만 불만을 느껴 서울대를 떠난 것만을 아니라는 것을 자연스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기자의 판단은 결국 서울대가 법인화 이후 내부의 질 관리에 소홀히 한 것이 아닌가 싶다. 전문가들은 순혈주의가 유지되고 서열주의가 강한 서울대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유명연구지 기고 압박도 능사는 아니다. 실제 자연과학분야 해외석학 12명의 평가단은 서울대 자연대를 두고 "젊은 연구진이 정년 보장을 받기 위해 유명 연구지 기고 압박을 받기 때문에 인기 있는 연구에만 집중한다"며 "서울대 자연대는 '세계를 선도하는' 수준이 아니라 '세계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서울대는 젊은 교수들이 모험적인 아이디어로 연구하고 수익사업을 벌일 수 있도록 든든한 뒷받침이 돼줘야 한다. 당연히 능력이 뛰어난 교수들에게는 파격적인 대우도 해줘야 한다. 석학뿐 아니라 외국인 교수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지원책도 시급해보인다. 지금 서울대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진지한 고민을 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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