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쇄'를 차고 사회에 나오는 청년들
'족쇄'를 차고 사회에 나오는 청년들
  • 유제민 기자
  • 승인 2016.04.04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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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유제민 기자

진정한 사회인으로서 첫 걸음은 '대학 졸업'과 함께 시작하게 된다. 졸업은 사회인으로서의 품성과 능력을 갖추고 자신의 길을 개척하기 시작하는 출발점인 셈이다.

그러나 많은 청년들이 무거운 발걸음으로 사회인으로서의 삶을 시작하고 있다. 대학교를 졸업하면서 '빚'을 지고 사회에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원인은 학자금이다.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과도한 빚을 진 청년들은 자신의 꿈과 이상을 펼쳐보기도 전에 빚부터 먼저 갚아야 하는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빚을 지고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것은 현 교육 여건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우리나라 대학교들의 연간 등록금은 적게는 약 400만 원에서 많게는 약 1000만 원까지도 육박한다. 이 정도 액수의 금액을 학생 신분으로 마련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부모가 재력을 갖춘 경우라면 몰라도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학자금 대출 외엔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것이다.

학자금 대출은 경제적 능력이 없는 학생들이 우선 학비를 대출 받아 대학교 과정을 마치고 졸업 후 상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당장 큰 돈을 마련할 수 없는 학생들의 처지를 감안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졸업 후라고 해서 상황이 크게 좋아지지 않는 현실이다.

최근 통계청의 고용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은 12.5%로 통계 작성방식을 바꾼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졸업과 동시에 취업이 된다는 것은 극히 일부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 설사 운 좋게 취업을 했더라도 취업의 질 등을 따져보았을 때 학자금 상환을 여유있게 할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 비정규직 등의 불안정한 취업 상태가 지속될 경우엔 학자금 상환은 엄두도 내지 못할 이야기다.

최근 한 취업포털에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학자금 대출을 받은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65.9%가 아직 상환하지 못한 학자금이 있다고 답했다. 국세청에서는 올해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 체납액이 약 122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빚에 발목이 잡힌 청년들에겐 질이 낮은 일자리가 주어질 확률이 높다. 채무에 쫓긴 청년들이 희망하는 일자리, 안정된 일자리 보다는 우선 빠르게 취업이 될 수 있는 일자리를 우선 찾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계속 학자금 대출 상환은 어려워지고 질 낮은 일자리만 전전하게 되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최근 많은 대학교들이 등록금 동결 및 인하 추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학생들이 부담하기엔 지나친 액수인 것은 사실이다. 정부에서는 지난 해 '반값 등록금 공약을 실현했다'며 홍보에 나섰지만 막상 학생들이 체감하는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대학과 정부가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동안 빚을 짊어지고 사회에 나선 청년들은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

사회에 첫 걸음을 내딛는 청년들에게서 '족쇄'를 풀어주고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방법은 정녕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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