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서 5년째 미취학 김군, 경기도서 박군으로 재학 '황당'
청주서 5년째 미취학 김군, 경기도서 박군으로 재학 '황당'
  • 대학저널
  • 승인 2016.04.0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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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별한 친부·친모 2005년 제각각 다른 이름으로 출생 신고해 빚어진 촌극

청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장기 미취학 상태로 관리돼 아동학대 문제와 관련해 교육당국의 우려를 샀던 학생이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 멀쩡히 재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황당한 것은 청주에서 김모(11)군으로 관리해온 이 학생의 현재 성이 박군이라는 것이다. 2개 지자체에 이중으로 출생 신고된 탓이었다.

교육당국과 지방자치단체가 출생 신고를 포함해 초등학교 취학 시스템을 원점부터 뜯어고쳐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청주 안모(당시 4세)양 학대 사망 및 암매장 사건'이 터지자 유예 및 정원 외 관리 등 보고에서 빠진 장기결석 초·중학생 재조사를 벌인 충북도교육청은 2012년부터 청주 A초등교에서 '취학 유예' 대상으로 관리해온 김군을 발견했다.

도교육청은 동사무소의 협조를 받아 김군 아버지의 연락처를 알아내 그를 통해 긴급하게 김군의 소재 파악에 나섰다.

도교육청은 청주에 사는 김군 아버지로부터 "아들과 함께 살고 있지 않다"며 "결별한 전처가 데려갔다"는 얘기를 들은 터여서 장기 미취학 상태인 김군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으면 즉각 경찰에 신고할 참이었다.

도교육청은 김군의 외가 친척을 통해 연락처를 얻은 김군 친모와 통화했고, 김군의 안부도 확인했다.

김군은 경기도의 한 도시에 친모와 살면서 그곳 초등학교에 정상적으로 입학해 5학년에 재학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경기도의 초등학교에 다니는 김군의 성은 '김'씨가 아니었다. 생년월일은 틀림없었지만 성은 '박씨'였고, 이름도 달랐다.

사람은 한 명인데 2명으로 존재하게 된 데는 청주와 경기도에서 각기 다른 이름으로 이중으로 한 출생 신고 때문이었다.

청주교육지원청이 친부·친모를 조사해 짜맞춘 사연을 종합하면 김군이 박군이 된 사연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군이 출생하자 친부는 자기 성에 따라 '김00'로 청주의 주소지 동사무소에 출생신고했다. 그러나 김군 출생 직후 친부와 결별한 친모도 산부인과에서 출생증명서를 발급받아 현재 거주 중인 경기도의 도시에서 자신의 성을 따 '박00'로 출생신고했다.

산부인과가 출생증명서를 중복해서 발급한 것이 발단이 됐던 셈이다. 당시 김군의 친부와 친모는 정식으로 혼인한 관계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취학 적령기가 되자 청주와 경기도의 동사무소에서 친부와 친모에게 취학 통지서가 날아갔고, 아이는 당연히 지금의 경기도 학교에 입학하게 됐다.

이런 사정을 알 리 없던 청주의 주소지 A초등학교와 동사무소는 취학 아동 명부와 유예자 명부, 전년도 미취학 명부에 김군의 이름을 올려놓고 5년째 '장기 미취학' 아동으로 관리하는 어이없는 행정을 폈다.

A초등학교와 동사무소는 또 명부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이 아이가 최근 도교육청의 미취학 초등학생 점검 대상에서 누락하는 잘못도 범했다.

미취학자 관련 명단을 주고받으며 관리하는 과정에서 한두 번씩 이 아이를 빠뜨렸기 때문이다.

청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1일 "친모와 통화해보니 '애 아빠가 당시 청주에서 출생신고를 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다'며 놀라더라"며 "아이의 소재가 확인돼 다행이지만, 누구의 잘못인지는 몰라도 벌어지지 말아야 할 일이 벌어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이미 부모의 학대를 받다 숨져 암매장된 안양 사건이 5년이 지나서야 밝혀지면서 곤욕을 치렀다.

2011년 숨진 안양은 친모 한씨(지난 18일 사망)가 딸아이의 사망을 은폐하기 위해 2014년 청주 모 초등학교에 입학 의사를 밝히면서 이 학교에 입학 처리돼 장기결석 상태로 관리됐다.

그러나 안양 사례는 지난해 연말 전수조사 때 도교육청 보고에 누락된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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