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의 평생 매니저 될래요”
“제자들의 평생 매니저 될래요”
  • 한용수 기자
  • 승인 2011.03.02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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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인덕대 방송연예과 교수, 탤런트 신현준

20년 간 영화배우와 방송인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신현준을 만난 건 지난 달 12일 밤 10시가 넘어서였다. KBS 연예가 중계 녹화를 끝낸 뒤 만난 신현준은 인덕대 방송 연예과 교수가 된 뒤 처음으로 기자를 만나 교수가 된 배경과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친 소감을 풀어놓았다.

“제가 하고 싶은 건… 제자들의 매니저에요. 아이들 프로필 가지고 다니면서 뿌리고 다니죠. 지금껏 부탁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제자들 생각하니까 부끄럽지가 않아요. 제자들이 너무 사랑스러워요. 지금도 올해 졸업한 학생들과 메일을 주고받아요. 제자들의 평생 매니저가 될 겁니다.”

토요일 밤 늦은 시간에 약속을 잡은 건 신현준이 너무 바빠서 였다. 신현준은 지난 1년 간 방송과 영화일이 아니면 학교에서 강의를 했다. 겨울 방학을 맞아 연예가중계 MC, 올해 개봉하는‘우리이웃의 범죄’, 3월 크랭크인 예정인‘조지와 봉식’등 두 편의 영화 준비로 특히 눈코뜰새 없이 바쁘단다.

최근‘일요일일요일밤에-오늘을 즐겨라’에서 하차한 계기도 대학 강의와 영화에 전념하기 위해서였다. 신현준이 이렇게 바쁜 와중에도 올해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제자들의 프로필을 들고 영화제작자와 감독에게 추천하는 이 유는 무엇일까.

“1년 수업했는데, 제 스케줄 보고 감당할 수 있을까 스스로 의아해 했어요. 강의를 뺀 시간은 다 촬영이고, 촬영 없는 시간은 강의를 하는 거죠. 밤을 새고 학교로 바로 가면서 잠깐 차에서 눈을 붙이며 그런 생각을 했어요. 3시간 동안 잘 가르칠 수 있을까? 열정적으로 할 수 있을까? 그런데 강의실에 딱 들어선 순간 아이들 눈을 보니 힘이 나는 거 있죠. 하나라도 배우고 싶은 열정이 아이들 눈 속에 있었어요. 이런게 교육을 하는 사람의 또 다른 행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신현준이 들고 다니는 제자들 프로필은 30개. 신현준의 눈에 띈 이들은 배우로서 어떤 재능을 갖고 있을지 궁금했다. 인덕대로 스카웃 되기 전 학교를 둘러보고 있을 때다.“아이들의 프로필을 봤어요. 깜짝 놀랐어요. 너무 많은 걸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선택했죠.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은 학교다. 지난 한 학기 동안 아이들의 열정 담긴 눈망울을 보면서 에너지를 얻어요. 영화배우, 버라이어티 MC 까지 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거죠.”

신현준이 인덕대 교수직을 선택한 건 인덕대가 크리스천 학교 라는 것. 신현준은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학교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학교를 둘러보던 중 신현준은 대학의 모든 건물 하나 하나에 하나님의 말씀이 적혀있는 걸 보고“여기에 보내주신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강한 사인이 막 오는거에요. 그렇게 기도를 했거든요. 교수가 되면 사람을 낚는 어부처럼, 너희들은 하나님이 캐스팅한 배우다. 단지 배우가 될 것인가. 하나님의 큰 일을 하는 배우가 될 것인가 라고요.”신현준은 이말로 첫 수업을 시작했다.

인덕대 방송연예과는 이제 7기다. 아직까지 색깔이 없다. 신현준이 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이 인덕대 교수로 간 또 다른 이유다.“오디션 볼 기회가 많은데, 보면 어느 학교 출신인지 딱 색깔이 보여요. 그런데 여긴 아직 7기 밖에 안되어 아무런 색깔이 없어요. 백지인거죠. 연기를 임권택 감독께 처음 배웠는데, 항상 강조하시는 게 백지에요. 감독이 원하는 색으로 칠이 잘 된다는 거죠. 내가 할 수 있는 게 많겠구나 생각했어요.”

학생들 가르치는 게 어떠냐고 물었다.“행복합니다. 인덕대에서 정년까지 교수를 하고 싶을 정도로요. 사실 여러 큰 대학에서 러브콜이 많이 오거든요. 수업하면서 가장 기쁜 일은 개그가 꿈이었던 아이가 배우를 하고 싶다고 했을 때, 가수가 꿈이던 아이가 배우도 해보고 싶다고 할 때에요. 학생들에게 항상 얘기하는 건 이제는 다 해야 한다고. 노래도, 연기도, 버라이어티도...

일본 그룹 SMAP멤버 기무라 타쿠야는 본받을 게 많은 친구죠. 배우와 가수, 쇼프로 엠씨도 보잖아요. 시대가 바뀌었어요. 개콘에 나오는 강유미 씨가 인덕대 출신인데, 이제 연기도 하잖아요.”이렇게 보면 신현준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본인이 한 수 배운 셈이다. 학생들에게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 뒤 자신을 돌아보니 20년간 배우만 했기 때문. 지난해 3월 교수 임용 후 방송 MC와 버라이어티를 하게 된 이유는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였다.

신현준이 교수가 된 배경은 무엇일까.“왜 교수가 됐나요”라고 묻자“얘기가 좀 긴데, 괜찮아요?”라고 되묻는다. 신현준은 배우가 되기 전 부모님의 반대가 컸다. 첫 영화인 장군의 아들(하야시 역)을 찍기 직전까지 영화를 못하도록 아버지가 머리를 잘라놨을 정도. 연세대 체육교육학과에 입학하게 된 건 건설업을 하셨던 아버지의 권유 때문이었다. 당시 아버지는 나라 발전하면 여가가 많아지고, 스포츠 사업의 부흥기가 올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신현준은 이 때문에 대학에서 체육경영을 전공했다. 배우가 되겠다고 결심한 건 대학에 들어간지 불과 1학기 만 이었다. 신현준은 고등학교 동창회에서 연극영화학과 간 친구 들이 너무 부러워, 한양대 연극영화과 친구가 듣는 강의를 도강하면서 연기에 대한 꿈을 키웠다고 했다.

결국 신현준은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배우가 됐지만, 어머니의 눈물을 보고 교수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말을 하고 싶어 했다. 지난 2008년 일본에서 영화‘마지막 선물’을 찍고 있던 중 액션신을 찍다가 목을 다쳤지만, 촬영을 중단할 순 없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잠깐 걷는 장면이었어요. 오른쪽 다리가 안 움직이고, 손도 움직이질 않는 거에요. 쳐도 반응이 없고 감각이 없어 병원에 갔더니 어떻게 이 몸 상태로 다녔냐고 빨리 수술하지 않으면 정상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들었죠.”

디스크가 신경을 건드려 빨리 수술을 받지 않으면 안된다는 의사의 통보. 수술은 목을 찢어야 하는 것으로 배우에게는 치명적이다. 다행히 어머니가 주사치료법이 있다는 걸 알아와 주사 치료를 받기로 했다. 주사치료를 받은러 갔던 병원에서 신현준은 어머니의 말을 듣고 교수가 되기로 결심했다.

“이만한 주사를 열대 정도 맞아야 하는거에요. 왼손은 어머니가 잡았고, 오른손은 둘째 누나가 잡고 있는데 어머니가의사한테 꼭 낫게 해달라면서‘우리 아들 20년 동안 중노동을 했어요. 의사선생님 꼭 낫게 해주세요.’라고 하셨죠. 그 애길 듣는 순간 눈물이 막 나는 거예요. 어머니에게 저는 배우가 아니었던 거죠. 그 때 주사기 딱 들어오는데 눈물과 피가 섞여 피눈물을 흘렸죠.

엄마는 제가 어려서부터 교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종종 말씀하셨거든요.”신현준은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그들 때문에 많은 것을 배운다고 했다. 가르치면서 느낀 것을 책으로 낼 준비도 하고 있다.“아이들을 가르칠 책이 전혀 없어요. 대부분 연극책이거든요. 또 발성에 관한 것들. 옛날 책이죠. 연기도 바뀌었어요. 예전에 영화에서 바스트가 컸는데, 연극배우들이 영화를 많이 찍었기 때문이죠. 지금은 내면 연기가 더 중요해요. 미드(미국드라마)보면 얼굴에서도 한 부분만 찍는데 바스트가 그렇게 작아졌어요. 아이리스에서도 마찬가지고요. 섬세한 연기로 바뀌었죠. 이런 내용의 책입니다.”

신현준은 올해 두 편의 영화를 찍는다.‘맨발의 기봉이’팀이 5년 만에 다시 뭉쳐‘흥신소 기봉씨’(가제)를 만든다.‘맨발의 기봉이’처럼 따듯한 영화지만, 내용은 전혀 다르단다. 이 밖에‘조지와 봉식’,‘엄마의 노래’등을 찍을 계획. 신현준은 이 영화들을 통해 제자들에게 기회를 줄 생각이다.“제자들 중에  에이스가 여럿 있는데 참 놀랍고도 재밌는 경험을 해요. 바로 출석부죠. 기말고사 보면 연기가 크게 좋아진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 출석부를 보면 100%죠. 출석률을 보면 그 학생을 볼 수 있어요. 아주 기본이죠. 이들에게 기회를 줄 생각이에요.”

신현준이 교수로 임용된 뒤 첫 치러진 2011학년도 입시에서 인덕대 방송연예과 입시 경쟁률은 큰 폭으로 뛰었다. 앞으로 신현준이 이제 막 7기를 뽑은‘신참’인덕대 방송연예과를 어떤 색깔로 꾸며놓을지 사뭇 궁금해진다. 1시간여 전부터 신현준을 기다리던 일본인 팬 3명이 인터뷰를 막 끝낸 신현준과 만났다.

< 신현준 교수의 인덕대 방송연예과 입시면접 팁 >

“올해(2012학년도)  입시에서 면접관으로 참가할거예요.  저는 열정을 봅니다. 열정이 있으면 다 해낼 수 있죠. 노력하는 친구들은 이길 수가 없어요. 영화는 사람이 하는 거예요. 연기 굉장히 잘하는 친구와 굉장히 성실한 친구 있다면 대부분의 감독들은 성실한 친구를 쓰거든요.

영화는 종합 선물세트에요. 여러 스태프들과도 잘 어울리는 사람이 적합하죠. 얼마 전 TV에서 박칼린 씨가 노래를 아주 잘하는 친구를 오디션에서 탈락시켰는데요. 박칼린 씨가 한 말 있죠.

‘당신의 목소리가 우리 합창단하고 맞다고 생각하세요?’. 합창인데 자기만 보이려고 노래를 한다는 거죠. 연기도 마찬가지에요. 그런 걸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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