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천재는 있고 알파고는 없는 나라
바둑천재는 있고 알파고는 없는 나라
  • 신효송 기자
  • 승인 2016.03.16 1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수첩]편집국 신효송 기자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바둑 챔피언 이세돌 9단 간의 세기적인 마지막 대결이 펼쳐졌다.

최종 승리는 알파고에게 돌아갔지만, 이세돌 9단의 4국 승리는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또한 미래사회에서 인공지능의 역할과 중요성을 각인시킨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 인공지능 알파고가 미국 IT기업 구글의 작품인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인공지능 개발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가 발표한 ‘2014년도 ICT 기술수준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인공지능 SW 기술수준은 미국을 100으로 봤을 때 75, 기술격차는 2년이다. 일본은 89.3에 0.9년, 유럽은 89.8에 0.9년이다. 주변국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뒤처진다.

정부차원에서의 투자도 마찬가지.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발간한 ‘빅데이터로 발전하는 인공지능 기술개발 동향’을 보면, 미국 정보는 인공지능 관련 연구에 연간 2억 달러(한화 기준 약 2400억 원)을 투자한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2015년 1월 로봇 신전략을 발표했으며, 2020년까지 1000억 엔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연간 300억 원 규모의 투자가 계획된 상태다.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문제는 인공지능을 포함한 전 소프트웨어(SW, SoftWare) 분야도 비슷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지난 2012년 전자소프트웨어협회가 발표한 국가별 소프트웨어 시장 점유율에서 한국은 2.3%에 그쳤다. 1위인 미국(39%)은 둘째 치고 이웃나라인 일본(12%), 중국(6%) 심지어 인도(6.8%)보다 훨씬 뒤쳐진다. ‘바둑천재는 있지만 알파고는 없는 나라’, 대학민국에 가장 어울리는 단어일 것이다.

우수IT인재의 해외유출, 소프트웨어 저작권에 대한 인식, 개발업체 근무여건 등 소프트웨어 산업 부진의 이유는 수없이 많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될 과제는 단연 교육이다.

세계 주요국에서는 어릴 때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에 공을 들인다. 영국에서는 만 5세부터 소프트웨어를 배우고 체험한다. 인도는 초2, 중국은 초3부터 일정시간 소프트웨어 교육이 의무화돼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소프트웨어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SW시범학원을 설립해 인재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소프트웨어 교육은 지난 2014년 활성화 방안을 처음 공개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부분별, 단기별로 이뤄진 기존 사업과 달리 체계적이라는 것이다. 오는 2018년 초중등 소프트웨어 교육이 의무화되며, 기초가 되는 소프트웨어 선도학교와 마이스터고도 선정 및 운영되고 있다.

대학교육 또한 대대적인 지원에 들어갔다. 지난 2015년 'SW중심대학사업‘이 발표돼 경북대 등 8곳이 최종 선정됐다. 올해 2차로 6개 대학을 신규 선정할 계획이다.

전국 대학들 또한 소프트웨어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발적인 교육 혁신을 진행 중이다. 가장 최근 소프트웨어 융합교육 의무화를 선언한 동국대와 소프트웨어 교과목을 교양필수 교과목으로 지정한 건국대가 대표적이다. 올해 사업선정 대학을 포함한 전국 대학들의 소프트웨어 교육 혁신을 기대해볼 만 하다.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교육은 이제 갓 걸음마를 뗐다. 아직 미흡하지만 정부와 교육기관이 똘똘 뭉쳐 교육혁신을 이뤄낸다면 우리나라 또한 알파고 같은 소프트웨어를 탄생시킬 것이라 믿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