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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서적 불법제본… 해결책은 없나?
[대학저널 긴급 진단 시리즈] ③일자리 3만8천개 상실, 저작권 위반 피해 심각
숭실대, 서울여대 등 '교재 대출서비스'로 호응
2016년 03월 09일 (수) 18:17:54

매 신학기마다 대학 복사집은 전공서적을 제본하는 학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이들이 제본을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저렴하기 때문’. 하지만 이러한 행위는 모두 불법이며, 직간접적 피해도 극심하다. <대학저널>이 전공서적 불법제본의 현주소를 긴급진단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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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단속 불구, 매 학기 반복되는 대학가 불법제본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 저작권보호센터(이하 저작권보호센터)는 매년 3월, 9월 전국 대학 캠퍼스를 돌며 불법복제물 단속을 벌이고 있다. 이 시기에 전공서적 제본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출판 불법복제 단속 업무를 추진한 결과 매년 400여 건 가량 꾸준히 단속되고 있다. 불법복제물 또한 적게는 1만 3000점, 많게는 1만 6000점 가량 수거하는 상태다.

특히 PDF 파일 형태로 저장 및 출력하는 수법도 증가함에 따라 이에 대한 단속도 벌이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꾸준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전공서적 제본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바로 가격.

대학내일 20대연구소의 ‘2015년 대학생 전공서적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한 학기 동안 대학생들은 평균 6.4권의 전공서적을 구매하고, 평균 9.4만 원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 달 생활비 48만 원 가운데 19.5%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연구소 측은 설명했다.

불편사항 또한 가격에 집중돼 있다. 동 조사에서 ‘전공서적 이용 시 불편사항’을 조사해보니 83.5%가 비싼 책값을 불편사항으로 응답했다.

특히 전공서적은 신학기 강의시작과 동시에 일괄적으로 구매하다보니 부담이 더욱 크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학생들은 가격이 저렴한 제본을 이용하게 된다. 예를 들어 300페이지 분량의 3만 원 정가 전공서적을 제본형태로 구입할 경우 1만 5000원(복사비용 장당 50원 기준)이면 된다. 정가의 절반에 불과할 정도로 저렴하다.

서울 소재 대학생 L씨는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10명 중 2~3명은 제본을 이용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전공서적을 모두 구비하기에는 돈이 많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경제적 부담이 크다보니 일부 교수들은 수업 시 제본서적 사용을 허가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처벌수위 높고 관련 일자리 3만 8000여 개 상실

앞서 꾸준히 강조했지만 전공서적 제본은 저작권자(저자, 출판사)의 동의 없이 복제했기 때문에 엄연히 불법이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인지하는 부분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저작물 이용실태 및 저작권에 대한 인식조사’에서 응답자(전국 15~39세 남녀 인터넷 사용자 1002명) 가운데 82.6%가 저작권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저작권에 관한 지식이나 정보가 ‘필요하다’는 응답도 71.4%에 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작권 위반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상태다.

불법복제를 포함한 저작권 위반 관련 처벌수위는 생각보다 높다.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출판물을 복사하는 행위는 저작권법 제30조에 의거, 부분복제라 할지라도 저작권 침해에 해당된다. 이를 어길 경우, 저작권법 제11장 제136조에 의거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관련 피해도 심각하다. 저작권보호센터의 ‘2015년 저작권 보호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불법복제물 시장규모는 약 3629억 원으로 조사됐다. 특히 온라인 불법복제물은 235억 원으로 약 6.5%의 비중을 보인 반면, 오프라인은 3394억 원으로 약 93.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저작권 침해는 콘텐츠 제작자의 창작 의지를 꺾고, 더 나아가 국내외 콘텐츠 산업과 관련된 여타 산업의 생산 활동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일자리 수와 부가가치 하락을 초래하게 된다. 실제 저작권보호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2014년 한해에만 불법복제 행위로 인해 총 3만 8000여 개의 일자리 창출 기회가 상실됐다.

저작권보호센터 관계자는 “불법복제는 문화콘텐츠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건전한 저작권 생태계를 해치는 행위”라며 “저작권자의 창작 의지를 북돋우고, 출판 산업발전을 위해 저작권 보호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 교육 또한 절실하다. 문화체육관광부 ‘저작물 이용실태 및 저작권에 대한 인식조사’에서 성인 대상 저작권 교육은 전체의 87.6%가 ‘잘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저작권 홍보 또한 82.9%가 부족하다고 답변을 했다. 청소년 대상 저작권 교육 및 홍보 또한 각각 84.8%와 83.0%로 별반 다르지 않다.

대학, 민간단체 차원 해결책 꾸준히 논의돼

대학가 불법제본은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에게는 여전히 전공서적 가격이 부담될 것이며, 이를 해결해줄 수 있는 방법도 논의돼야 한다. 선배들의 책을 물려받거나 중고거래, 학교도서관 대출 등으로 일부 대체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실정. 이에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민간단체에서 새로운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숭실대는 2011년 국내 대학 최초로 ‘희망도서 현장신청서비스’를 시행했다. 교보문고와의 협력을 통해 대학 구성원들이 희망도서를 신청하면 교내 중앙도서관에서 대여할 수 있다.

   
▶숭실대 한 학생이 교보문고에서 책을 신청하고 있다. (사진제공: 숭실대)

서울여대는 지난 3월 8일 ‘강의교재 대출 서비스’를 시범 실시했다. 일부 과목의 강의교재를 대량구입하여 수강생 모두에게 한 한기 동안 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서울여대 측에서는 약 900여 명의 학생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산대 경영학과 조영복 교수는 지난 2010년부터 ‘빅 북(Big Book)'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빅북 운동은 교수들이 저작권을 기부해 무료로 전공서적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시작 4년 만에 교재 10권이 완성됐으며, 50여 명의 교수들이 참여하고 있다. 향후 100권 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타트업 기업 플래니토리에서 공유형 대학 교재 대여서비스 ‘빌북’을 실시했다. 빌북은 학생들이 쓰지 않는 교재를 맡겨두면, 필요한 학생에게 대여한 후 수익금을 공유해주는 서비스다. 지난 1월부터 전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1만 권 이상 교재를 수거했으며, 현재 필요한 교재를 신청하면 택배로 받아볼 수 있다.


신효송 기자 shs@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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