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노령자 졸업생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장애인·노령자 졸업생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 유제민 기자
  • 승인 2016.02.29 17: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수첩]유제민 기자

'장애인'이란 말은 묘한 뉘앙스를 지니고 있다. 뜻 그대로를 풀이하자면 '장애를 가진 사람', '신체적·정신적 결함으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사회활동이 어려운 사람' 등으로 해석되지만, 그 단어의 깊은 곳에는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없기 때문에 비장애인에게 의존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알게 모르게 들어있기도 하다. '노령자' 역시 마찬가지다. '나이가 많아 신체적·정신적 기능이 떨어져 새롭게 뭔가를 배울 필요는 없는 사람'이라는 뉘앙스가 은근히 풍겨오는 단어다.

그러나 장애인이라고 해서 사회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할 것이란 생각은 편견에 불과하다. 노령자가 새로운 배움을 추구할 필요가 없다는 것 역시 짧은 생각이다. 장애인·노령자 역시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으며 그를 통해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제 몫을 다할 수 있다. 이를 입증하는 사례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이 사례들은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을 부끄럽게 만든다.

이번에 나사렛대학교에서 멀티미디어학과 학사학위를 받는 김현승 씨는 골형성부전증이라는 희귀병을 가지고 태어났다. 철심을 뼈에 삽입하는 수술을 30회 이상 받았으며 휠체어 없이는 이동이 불가능한 몸이지만 우수성적 장학금을 받으며 학업을 수행했다. 김 씨는 이미 취업이 결정돼 있다. 이홍덕 씨는 만 60세의 나이로 울산대학교 경영학사와 문학사 2개 학위를 받았다. 초등학교 졸업 경력만 있던 이 씨는 검정고시로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학사학위까지 받게 돼 그야말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택시운전이라는 생업에 종사하면서 얻어낸 성과라 주변인들의 찬사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대학교육을 받기에 부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심화되고 전문적인 교육내용을 불편한 몸으로 소화해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교육받은 내용을 중간과제 및 리포트, 시험을 통해 평가받아야 하며, 학위를 받기 위해서는 논문을 제출해야 한다. 노령자의 경우는 교육내용을 따라가는 것이 버거울 수 있다. 신체적인 결함이 있는 학생의 경우 거주지와 학교를 매일 왕래한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학생들이야 말로 대학교육의 적임자들이다. 장애인·노령자에게 대학교육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교육을 단순한 사회화의 도구로만 바라보고 있다. 교육의 진정한 의미는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서 숨겨진 능력을 찾아내는 것에 있다. 불편한 신체·정신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아무 능력도 없는 사람이라고 판단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이 사람들이 자신의 굳은 의지와 노력으로 대학교육을 무리없이 이수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교육의 진정한 가치가 발현되는 일이다. 또한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나약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귀감이 됨은 물론이다.

이제 새학기가 시작됐다. 아마도 어디에선가 또 장애를 가지고 있거나 노령인 학생들이 새로운 학기를 맞았을 것이다. 그들의 대학생활이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겠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쉽게 대학교육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다른 평범한 학생들에게는 없는 강한 의지와 학구열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노력과 열정에 찬사를 보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