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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감소, 교육계·대학가 '비상'
[긴급 진단]초등학생 신입생 감소···2023년에 대입정원 16만 명 부족
교육부, 대입정원 감축 등 본격 대비···교육계, 대학가와 입장차 '여전'
2016년 02월 25일 (목) 14:21:43

학령인구(초등학교 입학 나이의 총 아동 수) 감소가 현실이 되고 있다. 초등학교 신입생 수가 감소세를 보이는 것은 물론 신입생을 받지 못한 초등학교들도 속출하고 있는 것. 또한 전문가들은 현재 대입정원(약 56만 명)이 유지될 경우 학령인구 감소로 2023년에 최소 16만 명의 대입정원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부터 시작된 학령인구 감소 여파가 대학의 존폐까지 연결되는 셈이다. 이에 교육부는 대입정원 감축과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추진하며 학령인구 감소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의 방침에 대해 교육계와 대학가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대학저널>이 학령인구 감소의 현주소와 교육부 정책, 교육계와 대학가의 반응 등을 긴급진단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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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신입생 감소, 대입정원 부족 예상 
"우리 학교의 1학년 1개 학급(반) 정원은 26명이지만 실제로는 23~24명씩 배정된다. 1학년 학급 수 역시 2015년에는 1개 학급이 줄었고 올해에는 2개 학급이 줄었다. 지역에 따라 사정은 다르겠지만 초등학생 신입생 수가 줄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수도권 소재 A 초등학교 교사)

초등학생 신입생 수가 감소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의 현주소다. 실제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초등학교 신입생 수는 2014년 7만 9139명에서 2015년 7만 4659명으로 감소했다. 전체 학령인구도 통계청 조사 결과 2015년 기준 887만 명으로 1996년 1171만 명보다 284만 명(24.25%)이 감소했다.

학령인구 감소의 원인은 1차적으로 만혼(늦은 결혼)과 저출산이다. 한때 정부의 출산 장려 정책으로 인해 인구 수가 급격히 증가한 바 있다. 그러나 만혼과 저출산의 영향으로 인구 수가 감소, 학령인구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학교와 대학의 수도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현재의 학교와 대학들은 학령인구 감소 시대를 대비하면서 설립된 게 아니다. 대학만 해도 김영삼 정부 당시 대학설립준칙주의가 도입, 우후죽순으로 증가했다. 대학설립준칙주의는 일정 기준 충족 시 대학 설립을 허가한 제도다. 대학설립준칙주의 도입 이후 4년제 대학은 1970년 71개교, 1980년 85개교, 1990년 107개교에서 2000년 161개교로 대폭 증가했다.

문제는 학령인구 감소가 학교와 대학의 존폐와 직결된다는 것.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강원 지역 초등학생은 7만 7683명으로 지난해보다 1427명 줄어든 가운데 강원 지역 17개 초등학교가 신입생을 한 명도 받지 못했다. 또한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 정책연구팀의 연구 결과 현재의 대입정원(약 56만 명)이 그대로 유지되면, 2018년에 처음으로 대입정원 미달 사태가 발생한 뒤 2023년에 16만여 명의 대입정원이 부족하게 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학령인구 감소→등록금 수입 감소→경영 부실→존폐 위기'의 악순환 가능성을 우려하며, 지금부터라도 학령인구 감소 시대를 적극적으로 대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대학은 정원감축, 학교는 통·폐합

   
▶백성기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위원장

"2023년에는 현재 대입 정원인 56만 명에서 최소 16만 명이 부족하게 된다. 이는 최근의 대학 진학률인 70%를 적용할 때 현재의 대입정원을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대학구조개혁위원회)

이에 교육부도 '대학은 정원감축, 학교는 통·폐합'의 원칙에 따라 학령인구 감소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우선 교육부는 대학의 정원감축을 위해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2014~2016년)를 실시한 뒤 2015년 8월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대학구조개혁평가에 따라 대학들을 A등급부터 E등급까지 나누고 각 등급별로 정원감축을 추진한다는 게 교육부의 방침이다. 등급별 정원감축 비율은 ▲A등급 자율감축 ▲B등급 4%(4년제 대학), 3%(전문대학) ▲C등급 7%(4년제 대학), 5%(전문대학) ▲D등급 10%(4년제 대학), 7%(전문대학) ▲E등급 15%(4년제 대학), 10%(전문대학)다.

교육부 관계자는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를 기반으로 등급별 정원 감축을 추진하고 대학별 특성을 고려한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계획을 오는 하반기까지 수립할 예정"이라면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4만 7000명 감축을 비롯해 2022년까지 총 16만 명을 감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 정원감축을 위해서는 대학구조개혁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대학구조개혁법안은 2014년 10월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이 처음 발의한 뒤 2015년 10월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이 다시 발의했다. 그러나 대학구조개혁법안은 야당의 반발 등으로 아직까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교육부 산하 자문기구인 대학구조개혁위원회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학구조개혁법안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백성기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위원장은 "대학구조개혁평가는 형평성에 근거해 대학 정원을 감축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면서 "이에 대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교육부는 올해부터 새 권고기준을 마련,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기존의 소규모 학교 통·폐합 권고기준은 읍면·도서벽지 지역 60명 이하, 도시 지역 200명 이하였다. 새 권고기준을 적용하면 올해부터는 ▲면·도서벽지 지역 60명 이하 ▲읍 지역 초등학교 120명 이하, 중·고등학교 180명 이하 ▲도시 지역 초등학교 240명 이하, 중·고등학교 300명 이하인 경우 통·폐합 대상이 된다.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에 따른 인센티브도 대폭 증가, 학교당 최대 110억 원이 지원된다.

교육계·대학가 입장차 '여전'
학령인구 감소의 현실화. 따라서 학령인구 감소 시대 대비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문제는 교육부와 교육계·대학가의 입장차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대학구조개혁평가만 해도 대학가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일방적 정원감축이 아닌 시장논리에 맡겨야 한다는 게 대학가의 주문이다. 한 지방 소재 대학 입학처장은 "교육부가 나서서 굳이 정원을 감축할 필요가 있느냐"며 "시장에 맡겨 둔다면 자연스레 좋은 대학들은 남고, 부실대학들은 퇴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들도 정원감축보다는 부실대학 퇴출을 선호하고 있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2013년 10월 21일부터 24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214명을 대상으로 대학정원 감축 방식에 대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4%가 '부실대를 폐쇄해 대학 수를 줄이는 방식'이 더 좋다고 답했다. 반면 18%만이 '모든 대학의 학생 정원을 줄이는 방식'을 선호했다.

소규모 학교 통·폐합에 대해서는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혜자(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교육부의 권고기준에 따르면 당장 전북 351개(46.1%), 강원 306개(45.5%), 제주 70개(44.0%), 충남 243개(40%) 등 전국 1750개의 작은 학교들이 존폐의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가장 많은 416개(46%)의 학교가 폐교 위기에 처한 전라남도는 초비상"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2010년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발간한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 통폐합 효과분석'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비용 대비 경제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반면 전학해야 하는 학생들의 통학거리로 인한 학업 지장, 통학차량 시간으로 인한 수업 참여 곤란, 학생 수 증가로 인한 교사의 개별 지도 축소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의원은 "1982년부터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으로 많은 학교들이 사라졌고 사라진 학교는 피폐해진 농어촌의 상징이 됐다"면서 "정부가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대의와 교육의 공공책무를 생각한다면 작은 학교들이 지역에서 어떠한 역할을 해왔는지, 또한 지역민들에게 어떠한 추억과 상징으로 남아있는지 되새겨 보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국내 최대 보수 성향의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도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 중단을 주장하고 있다. 교총은 "균형적 교육발전과 학생의 교육받을 권리 보장을 위해 무차별적인 농어촌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을 즉각 중지하고 지역 우수교원의 대도시로의 이탈 방지와 도·농 간 교육격차 해소 및 재정 확대를 위한 '농어촌교육진흥특별법' 제정을 거듭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떠오른 학령인구 감소 시대 대비. 교육부가 상생의 지혜를 통해 교육계와 대학가의 반발을 해소하며, 학령인구 감소 시대를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성민 기자 js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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