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공부, 원시시대를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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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저널
  • 승인 2016.02.2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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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달인] 이광준의 수학비법

우리는 주변에서 ‘발전’, ‘진화’라는 단어를 늘 들으며 살고 있다. 한 사람에게 하루, 인류에게 하루는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발전하고 진화하는 시간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빠름에 습관화되어 있는 경우엔 하루가 아니라 단 1분도 변화에 적응하여 발전하고 진화하는 것이 가장 큰 관심거리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의 교육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학습 과정에서는 ‘발전’, ‘진화’라는 표현은 우스갯소리고 “그게 뭐야? 먹는 거야?”라는 질문을 해야 할 정도로 뒤처져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수학교육 현장이다. 다른 교과목들은 그나마 다양한 방식이나 도구의 활용으로 수업 모습의 변화들을 엿볼 수 있는데, 수학은 20년 전이나 30년 전이나 똑같은 수업 모습이 대부분이다.

1. 화석이 되어버린 수학 선생님

모든 수학 선생님이 그러신 건 아니다. 하지만 주변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수업 형태에 관한 질문을 하면 선생님들은 다르신데, 수업 방식은 어찌 그리 하나같이 똑같으신지 모르겠다. 누군가 ‘수학 수업 방식이라는 것이 독특하거나 특이하게 하는 것이 가능한가?’라고 반문을 할 수도 있다.

수업이 TV예능도 아니고 학생들의 눈길을 끌거나 흥미를 유발해야만 한다는 것이 아니다. 한 해, 한 해를 가르치다 보면 좋은 장면, 아쉬운 부분 등이 스스로 느껴지실 테고 그러면 이듬해 그 부분을 보완하고 발전시키면 이전 해와는 또 다른 형태의 수업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매해 똑같다. 심지어 농담도 똑같다.

학생 관리와 잡무가 넘쳐나는 선생님들의 하소연에도 귀 기울여 볼 필요는 있다. 하지만 이것도 근무 경력이 짧은 선생님들은 변명이 되지만, 경력 많으신 분들은 오랜 경험과 내공만으로도 잡무(?)들을 능수능란하게 처리하시는 걸로 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요즘 대부분의 잡무들은 기간제 선생님들의 몫으로 돌아가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다. 수학 수업과 선생님은 왜 화석이 되어 여러분의 부모님이 보셔도 낯설지 않은 수업 광경을 계속하여 연출하고 계실까?

2. 수학 ‘포기’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학생

수학 ‘학습’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여도 모자랄 판에 ‘포기’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학생들의 모습은 우리나라에서 낯선 풍경이 아니다. 수학이 그만큼 힘든 과목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끈기와 인내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방팔방에서 ‘수포’라는 말이 쏟아져 나온다. 물론 그 말 자체도 ‘수학을 잘하고 싶은데 쉽지 않다’고 관대하게 이해할 수 있고, 또 실제로 ‘수포’라고 말하는 학생 중엔 내심은 정말 잘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있다.

필자의 주변에 올해 고교 2학년생이 되는 남학생이 한 명 있다. 국어와 영어 실력은 1학년 여름 방학 때 쯤 이미 상위권 고교 3학년생 수준에 이르렀다. 2년간 수능 국어 시험을 치르게 한 결과 둘 다 100점이 나왔다. 언어에는 나름 실력을 갖고 있는 학생이다. 그런데 수학만은 항상 자신 없어 하고 이 학생도 스스로 ‘수포’라는 말을 되뇌곤 했다. 수학 수업을 하는 필자로서는 안타깝기 그지없다.

보통 이런 상황이면 “국어와 영어 실력이 아깝지 않느냐? 좀 더 힘을 내서 해봐”라는 식으로 온갖 사람들이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필자 역시 예외는 아니었지만, 한 가지 기준은 갖고 있었다. 그 학생이 수학을 절대로 포기하는 마음이 확신이 들지 않게 도와주자.

그 친구는 작년 내내 수학 때문에 마음 편할 날이 없었지만, 수학 책이나 문제지도 열심히 사고 숙제를 내주지 않았는데도 알아서 풀려고 발버둥을 치고 온갖 노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쯤 뭔가 깜짝 놀랄 만한 반전이 있어야 그럴 듯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큰 변화는 없다. 변화가 있다면 ‘수포’라는 말이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고 수업 시간에 질문을 하면 열심히 대답을 하고, 본인이 정해 놓은 학습 분량은 무조건 마무리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과연 수학을 싫어하거나 자신 없어 하는 학생 중에 1년을 버티면서 수학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보려고 발버둥치는 학생이 전국에서 몇 명이나 될까?

3. 학원, 양치기 소년의 비극

“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말했던 양치기 소년의 이야기를 알 것이다. 최근에 필자가 자주 언급하는데, 결론은 이렇다.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은 두 번 정도는 먹혀 들었다. 그런데 세 번째는 어떻게 됐나? 필자는 양치기 방식 자체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양의 문제풀이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데 익숙해진 학원들의 관행을 비판하는 것이다.

필자는 수학 개념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형태의 양치기를 하는 수학학원은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수학을 잘 하는 학생들을 인터뷰했을 때, 나오는 공통점 중 하나가 개념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형태의 학원을 다녔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개념도 부정확한 학생들을 주구장창 문제만 풀리면 결과는 뻔하다. 형식상 많은 문제지를 다뤘고 그중에는 분명 잘하는 학생이 나온다.(솔직히 이런 학생은 학원에 다니지 않아도 잘할 가능성이 높고, 굳이 양치기를 하지 않아도 잘할 가능성이 많은 경우다.)

중요한 것은 양치기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못하는 학생은 어떻게 되는지가 문제다. 학생 스스로도 머리가 나쁘거나 수학에 소질이 없다고 생각하고 부모님은 자신의 자녀가 학습능력이 떨어진다고 인식을 하게 된다. 물론 이런 생각과 인식은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천편일률적인 양치기 방식에 맞지 않는 학생이 있을 수도 있고, 오히려 다양한 문제가 아니라 선별된 문제를 반복 풀이해서 개념과 표준 문제 풀이능력을 잘 갖춰서 실력이 높아질 수 있는 학생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학생들을 상담하고 지도하는 학원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현실적인 문제를 얘기할 수도 있지만, 그 정도의 문제는 충분히 해결 가능한 부분이다.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은 습관이다. 우리가 하루를 살아가는 이유는 그 하루의 경험을 통해 조금씩 나아지는 삶을 사는 것이다.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가르치고 공부하는 것만큼 학생들에게 위험한 일은 없다.

범죄는 그것이 분명히 잘못 됐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덜 위험하지만, 잘못된 습관은 그문제점을 분명히 인식할 수 없기 때문에 그만큼 더 위험하다. 다음 시간부터는 수학 학습에서 잘못된 습관을 고치고 올바른 수학학습 방법을 찾기 위한 다양한 사례들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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