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기제 '기대 반 우려 반'
자유학기제 '기대 반 우려 반'
  • 이원지 기자
  • 승인 2016.01.28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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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원지 기자

올해부터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가 전면 실시된다. 아직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되기 전이지만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고 있다.

교육부에서 발표한 중학교 자유학기제 시행 계획은 중학교 한 학기 동안 오전에는 교실에서 정규 교육과정을 수업하고 오후에는 학생이 진로탐색, 예술·체육활동, 동아리 등 ‘자유학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미래에 대해 탐색하고 설계하는 경험을 통해 스스로 꿈과 끼를 찾고 지속적으로 자기성찰과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자유학기제는 유럽을 비롯한 외국 여러 나라 초·중등학교에서 오래 전부터 시행해 온 제도다. 우리나라도 교육부의 이 같은 취지를 살려 잘만 활용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문제는 벌써부터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

가장 큰 문제는 자유학기제가 도리어 사교육을 조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강남에서는 이 시기에 영어와 수학 진도를 빠르게 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수능 관련 선행학습을 중학교 시기부터 시작하자는 분위기다. 실제 일부 학원에서는 ‘1학년 때 시험이 없는 만큼 2∼3학년 때 성적이 더 중요해진다’거나 ‘자유학기제로 시험이 없을 때 오히려 공부를 더 해둬야 한다’는 식으로 홍보하며 학생들을 끌어들이고 있어 선행학습을 부추기기도 한다. 또 대학입시에서 수시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스토리’가 있는 학생이 되기 위한 ‘학습 컨설팅’을 받기도 한다. 멘토솔루션 박인연 소장은 “올해에는 전국적으로 시행된 자유학기제로 인해 중등교육시장을 중심으로 학습컨설팅 열풍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부작용은 교육환경 지원 부족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중학교는 자유학기제 기간 동안 형성평가 및 수행평가 등 과정 중심의 평가를 실시하거나 진로탐색 등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편성하게 된다. 이를 위해 중학교들은 각종 교육기관, 단체, 시설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하지만 자유학기제가 급하게 시작되다 보니 교육체제를 갖출 기간이 너무 짧다는 것. 당장 올해부터 시작될 자유학기제 운영 체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중학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실제로 A 대학 관계자는 “요즘 자유학기제 프로그램 때문에 인근 중학교에서 전화문의를 계속해서 하고 있다”며 “대학 입장에서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너무 많은 그리고 너무 과한 요구까지 하고 있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계자는 “자유학기제의 취지에는 대부분 공감하지만 너무 성급한 정책”이라며 “정부가 자유학기제의 대표사례로 제시한 아일랜드의 경우 제도 정착에 40년이 걸렸다”고 꼬집었다.

자유학기제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학생들의 자유로운 교외활동을 수용하고 지원할 사회 교육인프라 등 제반 환경조성이 우선이다. 교육환경 지원 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행되는 자유학기제는 실효성이 낮은 프로그램으로 직결되고 각종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다.

청소년들의 꿈과 끼를 살리자는 좋은 취지로 시작된 자유학기제. 많은 사람들이 자유학기제의 취지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반짝 떠올랐다 사라져버리는 교육정책이 아니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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