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공무원, 학력사회 '선입견'을 부숴라
고졸 공무원, 학력사회 '선입견'을 부숴라
  • 신효송 기자
  • 승인 2016.01.1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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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편집국 신효송 기자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이 가장 큰 영광이요, 성공 보증수표였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대학은 그때와 많이 달라졌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은 2014년 기준 70.9%로 OECD 국가 1위에 해당한다. 높은 교육열로 유명한 일본(56%)도 이 정도는 아니다. '고졸은 구인난, 대졸은 구직난'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이미 사회 곳곳에서 학력 인플레로 인한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대학가야 사람 된다'는 선입견 속에 학생들은 선택의 여지없이 대학 진학을 목표로 두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사회적 풍토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그 시발점은 바로 공무원이다. 최근 '공딩'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고등학생 혹은 재수생을 뜻하는데, 이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만만치 않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2015년 9급 공무원 18~22세 합격자 수는 179명으로 2014년 대비 60%나 증가했다. 7급 공무원 또한 55% 증가했다. 일부 특성화고에서는 아예 공무원 준비에 특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인재 9급 제도도 한 몫하고 있다. 특성화고, 전문대생을 대상으로 6개월 간 견습 근무 후 정식 직원으로 임용되는 제도로 2012년 시작된 이래 합격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작년보다 10명 늘린 16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고졸 공무원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무조건적인 대학 진학 풍토가 개선되고 고졸들의 일자리 창출에 큰 효과가 있기 때문. 4년 동안 등록금 바치는 것보다 빨리 사회에서 돈을 버는 것이 이득이라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변화가 공무원 하나에만 치중되고 정체돼선 안 된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공무원시험 준비생은 2014년 18만 5000여 명에서 2015년 22만 9000여 명으로 1년 새 무려 3만 5000명이나 증가했다. 너나 할 것 없이 취업난으로 공무원에만 목매고 있다는 뜻이다. 사회 전체를 아우르는 취업난 해결이 있어야만 학력 인플레가 줄고, 대학에 나오지 않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선취업 후진학' 시스템 조성도 절실하다. 이를 위해 교육부에서는 최근 선취업 후진학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을 발표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 제도가 자리 잡으면 고졸 인재들의 학구열과 전문성 강화 모두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우리 사회는 무조건 대학진학이 우선시되는 학력중심사회였다. 빠른 시일 내 학력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교육을 선택하고 조절할 수 있는 합리적인 시대 그리고 이를 받쳐주는 사회적 풍토가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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