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실력은 스스로의 잘못을 경험하고 바로 잡는 과정을 얼마나 많이 반복하느냐에 따라 높아진다”
“수학 실력은 스스로의 잘못을 경험하고 바로 잡는 과정을 얼마나 많이 반복하느냐에 따라 높아진다”
  • 대학저널
  • 승인 2015.11.2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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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달인] 이광준의 수학비법 - 제7탄 수학 문제 풀이에 대한 오해

문제 풀이 오류와 오답. 이 두 구절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수학에서 문제 풀이에 오류가 발생하면 필연적으로 오답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b 여기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잘못된 생각을 하게 된다. ‘문제 풀이 오류 = 잘못된 것’이라는 식으로 수학 문제 풀이에서 문제점이 발생한 사실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그렇다 보니 틀리면 매번 해답의 풀이를 보려는 유혹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자신의 잘못된 풀이를 마치 범죄(?)인 듯 생각하며 지우개로 말끔히 지우는 한 학생의 모습이 왠지 측은해 보인다.

1. 국어 문제 풀이와 수학 문제 풀이
2016학년도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수학(A형) 16번 문항과 국어(B형) 26번 문항을 비교하면서 수학 문제 풀이의 성격에 대해서 살펴보자.

풀이 2문단을 통해 중심부에서는 은하의 중심으로부터 거리가 멀어질수록 별의 공전 속력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중심부에 집중되어 공전하는 것은 보통 물질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중심부에서의 거리와 별의 공전 속력이 비례하는 것은 추가적인 중력과 상관없이 보통 물질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암흑 물질이 집중되어 있는 곳은 중심부와 별의 공전 궤도 사이이다. [ 정 답 ] ④

오답 피하기 ① A는 나선 은하에서 공전하는 별의 속력을 계산한 곡선이고, B는 실제 관측한 곡선이다. ② 계산된 A와 달리 실제 관측 결과가 B와 같이 나타나는 것은 계산에는 감안하지 않은 추가적인 중력 물질의 원천, 즉 ‘실종된 질량’인 암흑 물질이 존재한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③ 곡선 A는 암흑 물질이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지 않고 계산한 그래프이다. 반면 B는 실제 관측 결과를 반영한 그래프로, 중심부 밖에서 별의 공전 속력에 영향을 미치는 중력의 원천, 곧 암흑물질이 있다는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중심부 밖에서는 별을 당기는 중력이 A보다 크기 때문에 속력이 줄어들지 않는 것이다.

⑤ 암흑 물질을 배제한다면 중심부에서는 은하의 중심으로부터 멀리 떨어질수록 속력도 줄어들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 관측 결과 속력이 줄지 않고 거의 일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멀리 떨어진 만큼 더 많이 속력이 감소해야 하는데 속력이 일정하다는 것은, 멀리 떨어질수록 중심으로 당기는 중력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이는 그만큼 추가적인 중력의 원천, 즉 암흑 물질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의 국어 문제와 수학 문제의 구성과 풀이를 보면 알겠지만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물론 수학과 국어니까 당연히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런 과목의 차이를 벗어나서 내용적인 부분에 집중을 하면 많이 차이를 인식할 수 있다. 구체적인 차이점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2. 국어 문제 VS 수학 문제
국어 문제와 수학 문제는 단순히 수식의 등장 여부로 비교할 수도 있지만, 본질적으로 눈여겨봐야 하는 것은 선택지라고 할 수 있다. 수학의 선택지는 선택지 번호에 단순히 숫자가 기입되어 있다.(① 7 ② 8 ③ 9 ④ 10 ⑤ 11) 이에 반해서 국어의 경우 선택지마다 문장, 즉 내용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① 나선은하를 관측한 결과를 근거로 그린 곡선이다.)

여기서 확연한 차이가 나는데, 수학 선택지는 우리가 그 선택지(답이 아닌 선택지라도)를 보고 딱히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 뿐만 아니라 그 자체를 보고 맞거나 틀리다는 판단 자체를 할 수 없다. 이에 반해 국어 선택지는 그 선택지 자체를 보고 맞거나 틀리다는 판단을 할 수 있다. 이것은 수학에서 말하는 명제에 해당한다. 명제의 정의는 참과 거짓을 판단할 수 있는 문장이나 식이라고 하는데, 정작 수학보다는 국어의 선택지가 거의 대부분 명제로 구성이 되어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국어 문제는 문제와 선택지를 통해서 옳은 것과 그른 것을 판단해야 한다. 하지만 수학의 경우 옳은 것과 그른 것을 판단해야 하는 순간은 자신이 구한 답과 그 이외의 답을 선택지에서 구별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여기서 우리는 수학 문제는 그 풀이 과정이 매우 중요하며 그 풀이 과정 자체가 옳은지 그른지를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상황에 놓임을 알 수 있다. 국어는 이미 주어진 잘못된 선택지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만 있으면 반사적으로 옳은 선택지를 선택할 수 있다.(물론 객관식에 한에서 말이다.) 하지만 수학의 경우에는 잘못된 풀이는 곧 오답이 된다. 심지어 자신이 잘못된 풀이를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나중에 채점할 때야 비로소 알게 된다. 그만큼 수학은 어려운 과목이고 수학이 힘든 것은 당연하다.

3. 해답 풀이의 함정
앞서 봤듯이 국어 문제는 오답에 대한 설명이 있지만 수학 문제는 정답 풀이만 있지 오답에 대한 설명은 나와 있지 않다. 이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고 실제로도 당연하다. 그런데 수학에도 국어와 마찬가지로 선택지는 아니지만 오답이 있고 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오답 풀이가 있고 그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표현하는 것이 좀 더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신의 오답 풀이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고 감추려는 태도를 보인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분명히 스스로가 어느 부분에서 오류가 발생했는지 체크하고, 분석하고, 정리해야 하는데 올바른 풀이를 보기 급급하다. 심지어 뭔가 독특한 풀이(?)라도 경험을 하면 그것에 혈안이 되어 항상 그런 자극적인 것만 찾으려고 한다.

국어는 주어진 오류(오답 선택지)를 인식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이에 반해 수학은 문제를 풀이하는 자신이 저지르는 오류를 계속해서 수정하고 보완해서 올바른 풀이를 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한다. 따라서 스스로가 저지르는 오류는 올바른 풀이로 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 수학 공부를 하는 이유 또한 그렇다. 그런데 한 번에 올바른 정답 풀이가 안 나온다는 이유로 해답 풀이를 넘겨서 보게 되면 실력이 오르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해답 풀이나 선생님의 풀이는 정답 풀이는 이러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지 처음부터 모든 수학 문제를 그렇게 풀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수학 실력은, 스스로의 잘못을 경험하고 바로 잡는 과정을 얼마나 많이 반복하느냐에 따라 높아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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