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고 잘하는 과목 찾으니 길이 보였어요”
“좋아하고 잘하는 과목 찾으니 길이 보였어요”
  • 양가희 기자
  • 승인 2015.09.23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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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 나만의 공부법] 경희대학교 기계공학과 황비한 씨

최근 학생부종합전형의 선발 비율이 늘어나면서 중상위권 학생들의 대학 합격 문이 넓어졌다. 경희대학교 기계공학과 15학번 황비한 씨도 학생부종합전형을 선택한 케이스다. 황 씨의 내신 평균 성적은 2.32등급이었다. 내신 등급이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흥미 있는 분야를 발견하고 꾸준히 활동해 명문대에 합격할 수 있었다.

많은 수험생은 입시철 자신의 진로 적성 분야를 몰라 혼란스러워하고 원서 접수 시 학과 선택에도 애로를 겪는다. 황 씨는 이런 수험생들에게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과목을 우선 찾아보라고 말한다. 흥미를 느끼는 쪽으로 진로를 정하면 즐기는 마음으로 활동하게 되고 전공역량도 키울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황 씨는 수시에서 모두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지원, 그 중 다섯 개 대학에 합격했다. 황 씨의 이력에는 어떤 특별함이 담겨 있었을까? 황 씨의 스토리를 들어보자.

일찍 찾은 진로로 전공역량 높여
황 씨는 고등학교 3년 내내 기계공학과 진학이 목표였다. 황 씨는 어린 시절 ‘비행기는 어떻게 날까?’, ‘헬륨가스를 마시면 왜 목소리가 이상하게 변할까?’ 하는 궁금증이 컸다고 한다. 중고등학교 시절 수업을 들으면서 이에 대한 해결점이 물리, 역학에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황 씨가 물리 과목을 좋아하게 된 건 이 때문이었다. 황 씨는 물리의 핵심인 역학을 깊이 공부할 수 있는 기계공학과를 줄곧 생각했다.

호기심이 강했던 황 씨는 고교과정 내에서 배우는 물리에 만족하지 못했다. 좀 더 연구하고 싶은 마음이 끊이지 않았던 것. 황 씨는 1학년 때부터 물리 동아리에 들어가 물리학을 연구했다. 그리고 동아리 친구들과 팀을 이뤄 각종 대회에 참가했다. 과학대제전, 과학전람회, 인천대 R&E 프로그램, ISEF-K(한국청소년과학창의대회), ISEF(인텔 국제과학기술경진대회)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조원들과 물리학 용어인 ‘마그누스 효과(마그누스 힘이라고도 함)’를 설명해주는 ‘Paper pack’을 만들어 ISEF의 예선전인 ISEF-K에 참가, 우수상을 받았다. ISEF-K는 중고등학생들이 자신의 과학연구를 발표하는 대회다. 한국 대표팀으로는 전국에서 15팀이 선정되며 이들은 ISEF 출전권을 얻게 된다. 15팀 중 12~13팀이 과학고나 특목고라는 점에서 일반고에서 우수상을 받은 점은 특별했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일찍부터 파악했기 때문에 이룰 수 있었던 성과였다. “자신의 꿈과 진로를 일찍 정했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어떤 과목을 좋아하는지, 그에 해당되는 학과가 뭔지 생각해보면 진로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돼요.”

내신, 잘하는 과목 놓치지 말아야…
여러 대회에 나가며 진로 분야의 역량을 늘려갔던 황 씨. 황 씨는 3년 내내 연구와 공부를 병행해 시간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 자신의 전공역량을 유지하면서 내신 점수까지 챙기기 벅찼을 터. 학생부종합전형이라고 해서 내신 점수가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다. 오히려 내신 점수가 낮으면 학교생활을 불성실하게 한 것으로 비춰진다. 황 씨는 수업 시간에 졸아서 태도 점수가 깎인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내신 평균이 2등급대라 부족하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한 등수 차이로 등급이 떨어지는 상황도 종종 발생했다. 마냥 손 놓고만 있을 수 없었다.

자신의 점수에 문제가 있다고 느낀 황 씨는 우선 수행평가와 태도 등에서 감점이 일어나지 않도록 신경썼다. 또 고등학교 3학년 땐 밤 11시까지 학교에서 내신과 수능 공부를 하고 집에 돌아와 새벽 4시까지 연구와 대회 준비를 했다. 물리 과목은 1등급을 줄곧 유지했지만 수학은 1, 2등급을 왔다갔다 했다. 전 과목을 챙기기 힘든 상황에 이르자 황 씨는 자신이 잘하는 과목을 놓치지 않는 쪽으로 마음먹었다.

예를 들어 수학의 경우 내신 시험 때 시간이 부족해 문제를 다 풀지 못하고 답안지를 제출한 적이 있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이머를 사용해 기출문제를 풀었다. 객관식은 30분, 서술형은 20분 안에 다 푼다는 규칙을 정하고 연습했다. 만약 객관식 문항을 30분 안에 못 풀었다면 과감히 서술형으로 넘어갔다. 반복적으로 연습하고 난 후 시간 부족 문제는 해결됐다고 한다. 타이머는 추후 다른 과목을 공부할 때나 모의고사를 풀 때도 사용했다.

여기서 잠깐! 황 씨의 사례로 물리 공부법을 알아보자. 물리는 많은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애를 먹는 과목 중 하나다. 황 씨가 Paper Pack을 만든 취지는 물리학 용어인 ‘마그누스 효과’를 친구들에게 쉽게 설명해주기 위함이다. Paper Pack은 ‘야구’를 소재로 한 공 형태의 과학 교구다. 야구는 공을 어떻게 던지느냐에 따라 궤도가 달라진다. Paper Pack 단면에 있는 큐알코드를 찍으면 공이 날아가는 실제 궤적과 Paper Pack 사용법 등이 동영상으로 제공된다. 친근한 소재로 접근했기 때문에 마그누스 효과를 이해하기 쉽다. 물리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친구들과 물리학 용어를 시각화한 교구를 만들어보자.

적극적인 준비가 학생부종합전형의 열쇠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필요한 서류는 학생부기록,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포트폴리오 등이다. 여기서 가장 자기 자신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서류는 자기소개서다. 고교시절 어떤 활동을 해왔고 그로 인해 어떻게 성장할 수 있었는지 혹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어떻게 극복했는지 등을 자기소개서로 어필할 수 있다.

황 씨는 고교시절 원하는 진로 분야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글감 자체는 풍부했다고 한다. 그러나 대학에서 원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어떤 부분을 강조해야 하는지 등 자세한 내용은 몰랐다. 특히 ‘외부 수상실적 기재 시 0점 처리’하기 때문에 자신이 해왔던 활동을 자기소개서에 써도 되는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황 씨는 경희대 입학처로 전화해 자신이 했던 활동 내역을 자세히 설명하고 허용여부를 몇 차례나 물어봤다. 입학처에서 들은 바에 따르면 황 씨의 활동 내역엔 기재하면 안 되는 것도 있었다.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했기 때문에 실수를 막을 수 있었다. 다행히 가장 큰 무대였던 ISEF-K, ISEF 대회 경험은 기록해도 무방했기에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자기소개서 작성에 가장 큰 도움을 줬던 사람은 2살 많은 형이었다. 형은 미리 입시를 경험했고 가까이 있기 때문에 언제든 물어볼 수 있었다. 황 씨는 2000자 분량의 자기소개서를 작성해 형에게 보여주고 조언을 구했다. 형의 조언에 따라 중요하지 않은 내용 등을 덜어내고, 강조해야 할 부분에 살을 붙여 1000자 분량의 자기소개서를 만들었다. 이 자기소개서는 담임선생님의 첨삭을 받아 수정해나갔다. 이 과정을 8~9차례 반복했다. 첨삭을 받고 수정할수록 글이 매끄러워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주변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해 준비하면 완성된 자기소개서를 만들 수 있다는 게 황 씨의 생각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고교 시절 해왔던 활동을 자료 형태로 보관하는 것이다. 최근 제출서류 간소화로 개인 활동자료를 받지 않는 대학이 많았기에 황 씨는 포트폴리오를 따로 만들지 않았다. 대신 사진이나 팜플렛, 연구기록 등을 잘 보관해뒀다고 한다. 황 씨는 자료를 그대로 가지고 있어 자기소개서를 구체적으로 작성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좋아서 했던 활동이었기에 기억에 고스란히 남았다. 활동이 끝난 후 자료에 조금씩 생각이나 특별한 일 등을 적어두면 더 좋다.

<황비환 씨가 말하는 면접 준비 Tip>
학생부종합전형에는 면접도 포함돼 있다. 면접은 자기소개서 등의 서류를 확인하는 절차이기도 하다. 황 씨는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예상 질문을 만들어보라고 말했다. 알고 있는 부분이라도 막상 교수님과 마주하면 긴장되기 때문에 사전에 직접 말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관련된 예상 질문을 많이 만들어보고 답변할 수 있도록 준비하자. 단 예상 질문을 만들기 위해 서류를 꼼꼼히 분석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황 씨의 경우 예상 질문 중 50% 이상이 적중했다. 면접에서 ISEF 때 실제로 했던 발표를 재현해보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 미국 LA에서 열린 대회라 영어로 발표를 했었다. 황 씨는 예상 질문으로 발표 재현을 꼽았고 면접에 가기 전 그 당시 작성해둔 대본을 보고 영어로 말하는 연습을 했다. 당황하지 않고 재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예상 질문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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