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성범죄 근절, 학생도 예외가 아니다"
"학교 성범죄 근절, 학생도 예외가 아니다"
  • 신효송 기자
  • 승인 2015.09.02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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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편집국 신효송 기자

 

'워터파크 몰카'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고교생이 여교사를 대상으로 몰카 촬영한 사건이 발생해 교육계가 들썩이고 있다.

전북 고창의 한 고교생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여교사 5명의 치마 속을 촬영한 이 사건은 일반 성인의 경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에 의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과하는 중대한 범죄 행위다. 단 가해자가 청소년이기 때문에 이보다는 처벌 수위가 약한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학생은 강제전학 정도의 처벌만 받은 상태다. 솜방망이도 아닌 솜뭉치로 치는 정도의 수준이다. 전학 가는 학교에서는 성범죄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을까? 이는 현재 교육계가 청소년성범죄를 얼마나 가볍게 여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청소년에게 가해지는 성범죄'에 초점을 두고 있다. 매스컴에서도 성인이 욕망을 참지 못하고 청소년에게 성폭력을 가하는 소식이 주류를 이룬다. 하지만 실제 청소년성범죄에서는 '청소년이 가하는 성범죄' 또한 심각하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배재정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학교 내 성폭력 발생현황'에 따르면 성폭력 가해자의 85.7%, 피해자의 95.4%가 학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래 학생에게 성폭력을 가하는 건 기본이고 성매매 알선과 암매장까지 서슴치 않는 것이 근래의 청소년들이다.

이렇듯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청소년성범죄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처벌기준과 올바른 성교육 그리고 교육자들의 지도 및 관심이 필요한 실정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 이러한 대책이 없다시피하다. 새누리당 유재중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2~2014년 성폭력 사안 자치위원회 심의현황'에 따르면 청소년성범죄의 경우 처벌수위도 약한 데다 기준 또한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이 청소년을 성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한 곳에서는 퇴학조치를, 다른 곳에서는 전학이나 출석정지 정도의 처벌에 그쳤다. 특정 학교에서는 고작 사회봉사나 특별교육 이수로만 마무리짓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성교육 시스템 또한 마찬가지다. 지난 2월 공개된 '학교 성교육 표준안'은 교육부가 얼마나 성교육에 무지하며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다. 여성은 외모를, 남성은 경제력을 높여야 한다든지, 남성은 언제나 성적 욕망을 표출할 수 있어 성범죄자의 가능성이 내재해 있다든지, 데이트 비용의 불균형 속에서 성폭력이 발생한다와 같은 황당한 내용이 담겨 있다.

교육자들의 지도와 관심 또한 여전히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이번 몰카 사건 발생 고교에서는 사건이 발생하고도 즉각 교육청이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여론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그제야 도교육청에 보고하고 교권보호위원회를 여는 등 뒷수습을 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듯 사건을 조용히 넘기려 하거나 은폐하려는 행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얼마 전 이슈가 된 특수학교 학생 간 성폭행 사건에서도 학교에서는 피해 사실을 은폐하려는 데 급급했다. 조사 과정에서 허위 보고서를 작성하는가 하면, 진실을 주장하던 교사에게 징계처분을 내리는 등 조직적인 은폐를 시도한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누구보다 교육현장 일선에서 학생들을 올바르게 지도하고 보호할 의무가 있는 교사와 학교가 그저 본인들의 자리를 지키는 데만 급급한 것이다.

망가질 대로 망가진 청소년성범죄 시스템, 이제는 어른들이 책임감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가장 먼저 우발적 범죄, 모방범죄를 방지하기 위한 관련 법안의 개선이 필요하다. 피해자든, 가해자든 주체가 청소년이라면 더욱 엄격한 처벌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특히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단순 전학이나 사회봉사로는 갱생에 성공한다고 보기 어렵다. 강력한 처벌과 더불어 체계화된 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성교육을 행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교육부는 물론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등 각 부처와 더불어 필요하다면 최고의 전문가들을 모셔와 제대로 된 성교육 가이드라인을 개정해야 할 것이다. 가정에서도 자녀의 성교육을 등한시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육자들 또한 사건을 덮는 것만이 해결책이 아님을 인지해야 한다. 정부 또한 사건을 은폐하려는 개인 혹은 조직에 대해서는 더욱 강력한 처벌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학교는 청소년들에게 지식과 더불어 올바른 인성을 키워주는 곳이다. 대다수의 훌륭한 교육자들이 일부 잘못된 행동을 행하는 이들로 인해 피해를 보는 일이 더는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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