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직선제 논란 '재점화'
총장 직선제 논란 '재점화'
  • 정성민 기자
  • 승인 2015.08.1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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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교수 직선제 폐지 반대하며 투신 자살···직선제 재논의 불가피

부산대학교의 한 교수가 지난 17일 총장 직선제 폐지에 반발, 투신해 숨진 대학 본관 건물 앞에 국화와 촛불이 놓여 있다.
부산대학교 교수가 총장 직선제(직접선거제도) 폐지를 반대하며 투신 자살, 총장 직선제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총장 직선제가 원점에서 재검토될지 주목된다. 

부산대 국문과 고현철 교수는 지난 17일 총장 직선제 폐지에 반발, 부산대 본관 건물 4층에 있는 국기 게양대에서 1층 현관으로 투신했다. 고 교수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20분 만에 숨졌다. 당시 목격자들에 따르면 고 교수는 투신 전에 "총장은 (총장 직선제) 약속을 이행하라"고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현장에서 총장 직선제 이행을 촉구하는 고 교수의 유서가 발견됐다.

앞서 김기섭 부산대 총장은 지난 4일 교수들에게 보낸 이메일과 교내 통신망에 올린 성명을 통해 "차기 총장 후보자를 간선제(간접선거제도)로 선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면서 "약속한 총장 직선제를 지키지 못해 다시 한번 사과하고 교수회와 합의에 이르지 못해 매우 아쉽다"고 밝혔다. 

이에 부산대 교수회는 총장 간선제 절차 저지 입장을 정한 뒤 교수회장이 부산대 대학본부 앞에서 단식농성을 진행했다. 이후 일부 교수들이 단식에 동참했으며 급기야 고 교수가 투신 자살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에 김기섭 총장이 즉각 총장직에서 물러났으며 부산대 대학본부는 총장 간선제 선출 절차를 모두 중단하고 원점에서 총장 선출 방식을 다시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교수회가 요구하는 총장 직선제를 수용키로 한 것이다. 

고 교수의 투신 자살 사건이 발생하면서 총장 직선제 논란이 부산대는 물론 전 대학가로 확산되고 있다. 현행 규정상 대학 총장 임명에 대한 권한은 사립대의 경우 재단이, 국립대의 경우 정부가 갖고 있다.

당초 대학 총장은 임명제에 따라 선출됐지만 1980년대 민주화운동이 일어나면서 대학가에도 학내민주화의 일환으로 총장 직선제가 도입됐다. 이에 주로 교수들의 직접 투표로 총장 후보자가 선출되면, 재단과 정부가 선출된 후보자를 총장으로 임명하는 게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

문제는 선거 과열, 금품 수수, 파벌 형성 등 직선제에 따른 폐해도 심각하다는 점. 이에 이명박정부 당시 교육부는 '국립대학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전국 국립대들의 직선제 폐지를 유도했다. 특히 교육부가 총장직선제 폐지를 대학재정지원사업과 연계시키자 국립대들은 결국 직선제를 폐지할 수밖에 없게 됐다. 또한 교육부 방침을 따라야 하는 총장과 직선제 폐지를 반대하는 교수회 간 갈등이 불거졌다.

하지만 이번에 부산대 고 교수의 투신 자살 사건으로 교육부의 직선제 폐지 방침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즉 직선제 폐해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공감하지만 교육부의 강제성 정책이 아닌 대학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이러한 지적은 현재 교육부가 경북대를 비롯해 일부 국립대들의 총장 임용을 명백한 이유 없이 거부하는 등 국립대 총장 임용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데에서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대학가는 총장 직선제를 두고 또 다른 후폭풍을 맞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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