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교육 정상화 사업, 과연 공정한가?"
"고교교육 정상화 사업, 과연 공정한가?"
  • 신효송 기자
  • 승인 2015.07.30 0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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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편집국 신효송 기자

 

지난 20일 발표된 '2015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이 여전히 이슈다. 총 112개 대학 가운데 선정된 60개 대학들은 연일 매스컴을 통해 자신들의 우수한 입학시스템을 홍보하고 있다. '학생부 영향력 강화', '대학별 고사 축소'를 중심으로 한 이 사업은 분명 수험생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한 대학 관계자가 이 사업과 관련된 문제점을 기자에게 제보했다. 이에 해당내용을 면밀히 취재한 결과, 이 사업이 과연 공정하게 이뤄졌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이 대학 관계자는 사업이 발표되기 한참 전부터 자신들을 포함한 일부대학들은 무조건 사업에서 탈락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유는 '적성고사'였다. 미니수능이라고도 불리는 적성고사는 대학별로 별도의 시험을 통해 수험생들을 평가하는 제도다.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총 12개 대학에서 시행하고 있다. 이 적성고사가 사업에서 지양하는 '대학별 고사'에 포함되기 때문에 이유불문하고 탈락한다는 것이 대학 관계자의 주장이었다. 실제로 사업 결과에서 적성고사 실시대학들은 전원 탈락했다.

어떻게 보면 적성고사 실시대학이 고교교육 정상화에 있어 상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에 탈락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한 가지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다른 대학별 고사인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들은 대부분 사업에 선정됐다는 것이다. 논술고사 실시대학 28곳 가운데 5곳을 제외한 23개 대학들은 올해 사업에 선정됐다. 작년 사업에서는 29곳 가운데 5곳을 제외한 24개 대학이 선정됐다. 대학 관계자는 이 부분이 문제라고 했다. 해당 대학들이 대부분 상위권 대학들이기 때문에 사회적 영향력 차원에서 선정됐다고 주장했다.

교육부에서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취재 결과 교육부에서는 결과 내용을 자세히 공개할 수는 없지만 탈락한 대학들은 전체적인 평가지표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선정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해당 사업은 대학별 고사 뿐 아니라 학생부 전형의 규모나 적절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사업평가에서 100점 가운데 45점은 '학교교육 중심 전형운형'에서 평가됐다. 이 항목에서 평가지표 가운데 '대학별 고사의 적절성, 고등학교 교육과정 존중 여부'가 포함돼 있다. 이는 대학별 고사가 사업 선정에 상당 부분 영향을 준다는 걸 의미한다. 특히 사교육 유발 여부, 교육과정 내 출제여부를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그렇다면 적성고사는 사교육을 유발하는 '나쁜 시험'이고 논술고사는 고교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착한 시험'일까? 교육에 대해 조금이라도 지식을 갖춘 사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적성고사는 3~4등급 학생들의 변별력을 가림은 물론 선택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 시행하는 제도다. 난이도가 수능보다 낮으며 고교과정 연계율 또한 높다. 그렇기 때문에 학원과 같은 사교육을 이용자가 드문 편이다. 반면 논술고사의 경우 주로 1등급 학생들이 치르는 시험으로 난이도가 높다. 해당 대학의 기출문제로만 공부해 합격할 수 있는 수험생이 몇이나 될까? 시중에 운영되고 있는 수많은 논술학원들이 이를 증명해준다. 명백히 사교육을 유발하는 제도라는 것이다.

특히 교육부와의 취재에서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 있다. '논술 실시대학이 상위권 대학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사업에 선발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관계자는 부인과 동시에 이와 같은 답변을 남겼다. "해당 대학들은 입학경쟁률이 높은 대학들이다. 지원자 수가 많은데다 해당 대학만 바라보고 공부하는 수험생들도 많기 때문에 전체전형이 한 번에 바뀌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루아침에 학생부종합전형으로만 선발할 수 없지 않은 일인가? 그래서 대학별 여건에 따라 고려를 하고 있다." 이는 논술고사 실시대학의 경우 수험생들의 영향력이 크므로 그만큼의 배려를 해준다는 것을 증명한다. 부분적으로 보면 맞는 얘기다. 하지만 적성고사나 기타 대학별 고사 실시대학들에게는 그만큼 배려를 해주고 있는지 의문이다. 교육부는 지난 2014년 사업 성과로 대학별 고사 및 특기자 전형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적성고사의 경우 2014학년도 1만 9420명에서 2016학년도 3639명으로 무려 76% 감소했다. 반면 논술고사는 2014학년도 1만 7737명에서 2016학년도 1만 5349명으로 겨우 13% 감소했다. 이 정도면 배려를 넘어서 편파적인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의문제기가 교육부는 불쾌할 것이다. 하지만 사업을 투명하고 원칙에 맞게 평가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줬으면 한다. 특히 비 선정 대학들의 불만과 억울함은 이보다 훨씬 크다. 재발 방지차원에서도 사업평가에 대한 보강이 절실하다. 교육부가 해결해야 할 첫 번째 과제는 대학별 고사와 사교육 간의 상관관계를 확실히 증명해 보이는 것이다. 적성고사와 논술고사의 사교육 유발 정도에 대한 연구 및 증명자료가 충분히 공개되어야 한다.

둘째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막아야 한다. 이 사업에 선정될 경우 적게는 2억 원, 많게는 25억 원의 지원금을 받게 된다. 잘하는 대학이 더 잘할 수 있게 지급되는 것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못하는 대학은 더 못하게 되는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사업 결과와 2015년 사업 결과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지원금은 줄이고 더 많은 대학들에게 혜택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지원금의 편성비율 조정이다. 대학들 사이에서는 이 사업이 속칭 '인건비 지원사업'이라 불리고 있다. 채용한 입학사정관들의 인건비에 대부분 소진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업 예산 편성 가이드라인을 보면 '채용사정관이 15명 이상인 경우 70% 이하, 이외에는 60% 이하로 인건비를 편성한다'고 명시돼 있다. 아무리 학생부종합전형이 입학사정관 중심으로 운영된다고는 하지만 너무 과한 편성이다. 이 사업이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올해 사업에서 탈락한 성균관대가 이러한 문제를 입증한다. 지원금을 대부분을 입학사정관 인건비에 쓰다 보니 지원금이 없는 상태에서는 운영에 애를 먹게 되는 것이다. 입학사정관 입장에서도 득이 될 것이 없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대학 입학생들은 꾸준히 감소할 것이다. 대학들 또한 변화해야 하며 경쟁력이 없는 대학은 사라져야 함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 사업에서는 그러한 잣대를 내밀지 않았으면 한다. 고교교육 정상화는 특정 대학들만 기여한다고 해서 변화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대학이 변화해야 만 진정한 고교교육 정상화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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