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 위기론 착시현상에 불과하다"
"여대 위기론 착시현상에 불과하다"
  • 신효송 기자
  • 승인 2015.03.09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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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편집국 신효송 기자

 

"덕성여자대학교는 성(性)을 뛰어넘은 경쟁이 불가피한 현실을 직시하여 남녀공학으로의 변화를 덕성 구성원과의 충분한 논의와 의견수렴을 통하여 신중하게 검토하고자 합니다." 최근 덕성여대 이원복 신임총장이 홈페이지를 통해 남긴 인사말의 일부이다. 여대로는 경쟁력을 키우는 데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들며 남녀공학화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지난해 8월 덕성여대는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일부이긴 하나 국가장학금 지원이 제한된 상태다. 취업률 또한 2012년 48.2%에서 2013년 46.6%, 2014년 45.5%로 해마다 감소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거기에 전반적인 학령인구 감소로 여대로서 살아남기에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남녀공학 추진 사유가 분명하고 신임총장 또한 독단이 아닌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건 없어 보인다.

문제는 주요 언론들의 반응이다. 덕성여대의 사례를 들며 다른 여대들 또한 위기가 찾아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연 모든 여대들이 남녀공학화를 감행할 만큼 심각한 수준에 놓이게 된 것일까?

우선 여대 위기론의 핵심 근거인 취업률부터 살펴보자. 지난 2014년 교육부가 공시한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전국 7개 여대의 평균 취업률은 약 46.1%로 나타났다. 전국 4년제 대학 평균인 54.8%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비슷한 규모의 수도권 주요 대학(한양대·중앙대·경희대·서울시립대·한국외국어대·동국대·단국대·국민대·명지대·숭실대) 여학생들의 취업률만 별도로 분석한 결과 평균 취업률이 약 47.6%로 나타났다. 여학생들만 놓고 봤을 때는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이보다 주목할 부분은 남학생들과의 취업률 차이다. 주요대학 남학생들의 평균 취업률은 60.6%로 여학생들보다 13%나 높은 상태다.

즉 여대이기 때문에 취업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여자이기 때문에 취업이 어렵다는 걸 인지해야 한다. 여학생들로만 구성된 여대이기 때문에 심각성이 두드러질 뿐 여학생들의 취업난은 실상 남녀공학 대학들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취업률로 대학을 평가하는 것은 시급히 개선돼야 할 과제다. 특히 여대는 여성들의 진출이 많은 예능계열 학과들이 많은 반면 남학생들이 주를 이루는 이공계 학과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따라서 여대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취업률 평가는 그 자체가 모순이고 비합리적이다. 결국 모든 대학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유독 예능계열 등의 비중이 높은 여대가 더 어려운 것처럼 보이는 것은 일종의 착시현상인 셈이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여대에 대한 선호도 하락 또한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5학년도 수시에서 서울 6개 여대의 경쟁률은 15.7대1로 지난해 14.51대 1보다 상승했다. 여대에 대한 선호도가 감소했다면 경쟁률 또한 떨어져야 하는 게 정상일 것이다.

이제 국내에서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살아남기란 쉽지 않은 일이 돼버렸다. 여대 자체로서 경쟁력이 부족하다면 남녀공학을 추진하는 것은 생존의 한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나 전반적인 취업률 하락 같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건실한 여성 인력을 배출해 내고 있는, 즉 경쟁력 있는 여대들까지 위기론으로 묶는 것은 옳지 않다. 한 예로 숙명여대는 최근 방송 3사 앵커와 다수 아나운서들을 배출하는 등 신흥 아나운서 명문으로 주목받으며 여대만의 강점을 잘 살리고 있다. 

계속 되는 경제 불황과 낮은 취업률 그리고 대학구조개혁평가로 인해 대학들의 앞날은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전통을 살리고 경쟁력을 높여 진정한 남녀평등에 앞장서는 여대들은 그 풍파 속에서도 굳건히 살아남을 것이며 시대를 이끌어가는 여성인재를 양성,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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