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공석' 새학기가 우울한 대학
'총장공석' 새학기가 우울한 대학
  • 이원지 기자
  • 승인 2015.02.25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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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이원지 기자

 

각 대학들이 새로운 수장을 맞이하고 있다.
개교 이후 첫 여성총장을 맞은 인하대, 최초의 내부인사로 선출된 코리아텍, 전 서울대 총장을 수장으로 맞은 울산대, 최고령 총장 건양대 외에도 서울시립대, 한양대 등이 최근 새 총장을 선임했다. 이들 신임총장들은 각 대학의 새로운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면서 희망의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에 반해 장기간 총장 공석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들도 있다. 
총장 임기가 완료된 대학들이 내부 선거를 통해 총장 임용 후보자를 추천했지만, 교육부에서 계속해서 임용 제청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 국립대 총장은 대학이 후보 2명을 교육부에 추천하면 교육부가 신원조회 등 절차를 거쳐 1명을 대통령에게 임용 제청하도록 돼 있다.

현재 교육부의 총장 임용 제청 거부로 총장 공석인 대학은 공주대, 한국방송통신대, 경북대 등 세 곳이다. 미래부 소속의 DGIST도 신성철 총장의 임기가 24일 완료됐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이사회가 계속 미뤄져 장평훈 대학원장이 총장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공주대, 한국방송통신대, 경북대 등은 이를 두고 교육부를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내건 상태다. 사실상 법원은 교육부에 불리한 판결을 내놓고 있다. 재판부는 “거부 이유와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것, 당사자들에게 사전 통지하지 않고 이들의 의견을 듣지 않은 것 모두 행정절차법 위반”이라고 했다.

이같은 판결에도 교육부는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얼마 전 한국방송통신대의 총장 선임건 판결과 관련해서는 “상급법원의 판단을 받겠다”고 밝히기도 했고 “거부 이유를 밝히면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다”며 총장 승인 거부 의사를 밝힌 이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교육부의 주장과 달리 정부가 총장 임용 제청 거부 사유를 해당 대학에 통보한 사실이 있음이 정의당 정진후 의원(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의해 확인되기도 했다. 

정 의원이 지난 1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에서 공개한 2009년 6월 3일자 ‘제주대학교 총장 임용후보자 재추천 요청’이라는 교육과학기술부 명의의 공문에 의하면 “1순위 후보자가 국가공무원법 제64조,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5조 및 제26조의 규정에 의한 공무원의 겸직허가 및 영리행위 금지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발견되어 총장임용후보자를 재추천하도록 의결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적혀있다.

이 와중에 최근 2년간의 총장 공석을 깬 한국체육대의 사례는 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 교육부는 그동안 한국체육대의 총장 1순위 후보의 임명제청을 4차례나 거부한 바 있었다. 그리고 최근 대표적 ‘친박’ 인물로 분류되는 김성조 전 새누리당 의원을 총장으로 임용했다. 현 정권 입맛에 맞는 인사를 총장으로 임명하려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에 무게가 쏠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며칠 후면 새학기가 시작된다. 총장은 대학의 모든 행정 최종 결정권자다. 총장이 없는 대학은 대학으로서의 제대로 된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 교육은 나라의 백년대계라고도 한다. 교육마저도 정권에 줄 세우려고 하는 정부.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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