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영어에서 ‘쓰는’ 영어로 바꿔라”
‘읽는’ 영어에서 ‘쓰는’ 영어로 바꿔라”
  • 신효송 기자
  • 승인 2014.12.30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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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서 제일고등학교 영어 교사

영어교육의 트렌드는 꾸준히 바뀌고 있다. 독해 위주의 비효율적인 영어에서 벗어나 의사소통 중심의 생활영어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국내 영어교육계의 주장이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현실 속 영어는 읽고 쓰는 데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고교영어, 그 중에서도 수능이 가장 독해 중심이다. 이러한 현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는 것이 이기서 제일고등학교 영어 교사의 주장이다. “저 또한 영어는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수단이며 국제화시대에 반드시 갖춰야 할 교양지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듣고 말하는 것? 중요하지요. 하지만 여전히 한국에서 영어는 읽고 쓰는 교과목이에요. 다른 것은 사치라는 겁니다.” 극단적인 표현이었지만 이러한 생각이 오히려 학생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될 수도 있다. 현재 대입수험생 중에서 영어 회화교육을 받는 학생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추후에 교육정책이 바뀐다면 모르겠지만 학생들에게 유리한, 즉 입시와 상관없는 교육을 하지 않는 것이 이 교사의 철칙이다. 이상과 현실은 다르기 때문이다. 사용중심의 영어를 생각하기 전에 먼저 현실 속에서 학생들의 영어 성적을 향상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상식을 배우는 영어 그리고 쓰는 영어

앞서 얘기했듯이 이 교사는 수능 중심으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수능 영어 속에는 문법이나 단어도 중요하지만 지문 속에 담겨있는 사상이나 메시지의 비중도 만만치 않다. 이를 위해 이 교사는 수업에서 70%는 영어교육, 나머지 30%는 배경 지식과 상식 관련 설명을 곁들이고 있다. “영어 시험은 박학다식을 필요로 합니다. 배경 지식과 상식을 많이 익힐수록 지문을 다 읽지 않아도 무슨 내용인지 짐작할 수 있어요.” 이를 위해서 이 교사 자신도 수업 전에 지문과 관련된 다양한 배경 지식과 상식을 공부하고 있다. 또한 이 교사는 영어상식을 얻으려면 다른 수업에도 충실할 것을 주문했다. “영어 지문들은 다른 교과목에서 대부분 다뤄지는 내용들입니다. 국어나 사회 혹은 과학시간에 배운 내용들이 영어 형태로 나오는 거죠.”

이 교사는 자신의 학습방법으로 성적이 향상된 사례도 공개했다. 이 교사가 여고에서 남고로 전근 왔을 때 가장 먼저 느꼈던 것이 남녀 공부법의 차이였다. “남학생들은 대개 눈으로 보는 공부를 좋아하고 쓰는 공부는 꺼리더라고요. 이런 부분을 교정해줄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교사는 2014년부터 1학년 학생들에게 매일 영어 지문 하나를 프린트해 나눠주기 시작했다. 프린트물에 나와 있는 지문을 우리말로 해석해서 쓰도록 숙제를 내준 것. “눈으로 훑어보면 대강 무슨 뜻인지는 알 겁니다. 하지만 직접 번역을 해보면 의미가 달라지거나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 방식이 학생들의 독해능력을 향상시키는 거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교정 전 1학년 전체 학생 중 모의고사 1등급은 4명에 불과했으나, 6개월 뒤 모의고사에서는 1등급이 11명으로 대폭 증가한 것. 이 교사는 앞으로도 보는 영어가 아닌 쓰는 영어로 학생들을 지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포자여, 문법 줄이고 사전 들어라

흔히 ‘영포자(영어포기자)’라고 칭하는 영어성적 하위권 학생들은 어떤 방식으로 공부해야 될까? 이 교사는 영포자들이 기본적으로 영어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줄여야 한다고 했다. 이에 도움을 주는 3가지 방법에 대해 소개했다. 가장 먼저 문법이다. “문법을 잘 몰라도 영어 공부에는 별 지장이 없습니다. 실제 독해 책에서 직접 써먹을 수 있는 문법은 10분의 1도 채 되지 않아요.” 한글을 읽고 쓸 때 모든 문법이 다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영어도 문장을 분석할 수 있는 정도로만 문법을 익히면 된다는 것이 이 교사의 설명이다. 물론 수능영어에서 문법 관련 문제가 출제되지만 보통 1문제 정도에 불과하다. 그 문제 하나를 위해서 문법을 모두 익히는 건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이 교사가 생각하기에 반드시 알아야 할 문법은 크게 3가지다. 첫 째는 문장의 종류. 이 문장이 평서문인지, 명령문인지 혹은 의문문인지 등을 알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가정법, TO 부정사, 동명사와 같은 구문을 알아야 한다. 세 번째는 명사, 대명사, 동사 등의 영어 8품사를 알고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어휘 공부법이다. 보통 EBS교재 내 출제된 단어 위주로 암기하면 되지만, 이 교사는 같은 단어라도 사전을 통해서 외우는 게 좋다고 말했다. “문제 하단이나 해설지에 나온 단어는 금방 보고 잊어버리게 됩니다. 사전으로 단어를 익히면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예문공부는 물론 독해에도 도움을 주고 그 단어의 특성도 익힐 수 있죠.” 물론 사전을 사용하면 암기시간이 길어지고 지루하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이를 위해서 이 교사는 하루 20개 정도로만 한정해 사전공부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고1 때부터 하루 20개씩만 익혀도 고3 하반기에는 수능에서 모르는 단어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더불어 듣기평가에도 도움이 된다. 사전의 발음기호를 익혀두면 단어가 귀에 잘 들린다는 것. 이 교사는 이러한 사전 보는 방법을 근래의 중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데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공부하는 영어’와 ‘풀어보는 영어’로 구분지어 학습하는 방법이다. 공부하는 영어는 문제에서 문법, 배경지식 등 어느 한 부분도 놓치지 않고 공부하는 방식이다. 풀어보는 영어는 실제 수능처럼 한 문제당 1분 30초의 제한시간을 두고 풀어보는 방식이다. 이 두 가지를 적절하게 혼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1시간 30분을 공부할 경우 1시간 20분은 공부하는 영어, 나머지 10분은 풀어보는 영어로 총 6개의 문제를 푸는 훈련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듣기평가는 장면을 떠올려라

많은 사람들이 영어듣기평가는 ‘듣고 푸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교사는 방송을 듣고 장면을 떠올려서 푸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한다. “듣기평가문제에는 패턴이 존재합니다. 그 패턴을 머릿 속에 떠올리면 굳이 모든 방송을 듣고 외울 필요 없이 답을 예측할 수 있게 됩니다.” 즉 개별 단어나 표현에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학습법은 반드시 듣기평가를 듣고 외워야 한다는 부담감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공부는 책 안보고 답 쓰는 훈련

영어 필기법에 대해서도 이 교사의 철칙은 남달랐다. “저는 학생들에게 책이나 문제집에 한글을 쓰지 않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단어 밑에 뜻을 쓴 후 나중에 이 단어를 보면 한글 뜻까지 같이 보이게 됩니다. 그러면 이걸 아는 단어로 착각하게 돼요.” 그래서 책이나 문제집에는 아무 것도 쓰지 말고 그 외 노트나 포스트잇에 필요한 내용을 적는 것이 좋다. “공부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저는 ‘책 안 보고 답 쓰기’라고 말합니다. 복습을 할 때 배운 내용을 종이에 잘 적어낼 수 있다면 그 학생은 성공한 거예요.” 학생들이 많이 불편을 느끼고 있지만 익숙해진 학생들은 이러한 방식에 흥미를 느끼고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예비 고3, EBS에 올인하라

“수능에 있어 EBS교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입니다. 대략 70% 정도 연계된 문제가 출제되니 이를 무시할 수 없어요” 이 교사가 2015년 고3이 되는 예비수험생들에게 추천하는 영어공부 방법의 첫 마디다. 2014년도 수능에서 영어 난이도에 문제가 있었으니 이 또한 조정되지 않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교사는 “아마 2015년 EBS 교재에서는 검증된 수준의 글감이 많아질 거다. 지극히 추상적이고 전문적인 글은 배제된다는 의미다. 학생 입장에서 읽는 데 부담 없는 문제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라고 답했다. 비록 2014년도 수능 난이도 조절에는 실패했지만,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EBS의 비중을 줄이는 일은 없다는 것. 오히려 더 쉬운 문제가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는 건데, 이 교사는 다른 건 몰라도 EBS 관련 문제는 다 맞춰야만 고득점을 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1년 동안 EBS교재로만 공부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한다.
 
“나머지 30%를 고민하면 안 됩니다. 먼저 EBS교재를 통한 70%를 완벽하게 익히면 나머지 부분도 자연스럽게 이해될 것입니다. 부담을 가지면 안 됩니다.” 수능에서 영어영역 문제는 하나당 평균 1분 30초의 시간이 주어진다. EBS교재를 완벽하게 익힌 학생의 경우 전체 문항 45개 중 약 70%에 해당하는 32개 문제를 개당 1분 안에 풀 수가 있다. 남은 시간에 여유를 갖고 나머지 문제를 풀면 되는 것. 이 또한 EBS교재에 나오는 단어를 외우고 문장을 해석하면 문제없이 풀 수 있다는 것이 이 교사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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