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스스로를 위해 계기를 마련하고 공부해야 발전하고 결실을 맺을 수 있어요”
“수학, 스스로를 위해 계기를 마련하고 공부해야 발전하고 결실을 맺을 수 있어요”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4.11.25 1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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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티처] 서울 강동고등학교 구봉완 교사

‘자기주도적 학습’을 위해 교사들이 먼저 노력해야

학창 시절, 수학점수가 높았든 낮았든 ‘수학’이라는 과목에 대해 한번쯤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중·고등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고 두려워하는 과목은 수학이다.
수학이 재밌고 점수가 높다면 높은 점수를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공부를 해야 했을 것이고 수학이 어렵고 흥미가 없었던 학생이라면 낮은 점수에 절망하고 ‘수포자(수학포기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수십 년간 초ㆍ중ㆍ고 교육과정에서 수학을 강조했건만 대부분 학생이 수학에 흥미를 잃은 채 고등학교 교문을 나서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수능을 준비하고 고득점을 노려 본인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수학점수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진학지도 교사나 학부모들은 수학점수를 유지하거나 올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학습법이나 맛있는 ‘당근’을 수험생에게 내밀어도 그들 스스로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으면 소용없는 것이 사실이다. 교단에서 수학과목만 30여년 이상을 가르쳐온 서울 강동고등학교 구봉완 교사는 이 수학에 대한 학생들의 의중과 성향을 진작부터 깨닫고 있었고 나름대로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해오고 있었다.

“부모도 선생님도 아닌, 스스로를 기쁘게 하기 위해 공부해야죠”
‘수학계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2014세계수학자대회(ICM)’가 올해 8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우리나라는 ‘2012 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수학이 1위를 차지했다. 2013년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도 종합 2위에 올랐다. 수학 실력만은 세계 최상위권이라는 것이다. 이런 화려한 성적표와는 달리 학생들의 수학교육 현실은 암담하다. 일반계 고교생 2명 중 1명은 학교 수학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수학포기자’다. 수능에서 수험생 10명 중 3명은 100점 만점 기준으로 30점 미만의 최하위권이었고 수학 과목의 학생간 학력차도 심각하다.
“수학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학생들 스스로. 교사와 학부모는 그들이 ‘계기’를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평양감사도 제가 싫으면 그만인 법. 학생들 스스로 평양감사가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깨닫고 해줘야 한다. 수학이라는 과목이 얼마나 재밌고 스스로 탐구해서 답을 찾아냈을 때의 기쁨을 알게 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법이라고 구 교사는 말한다.

수험생의 어려움은 같은 수험생이 가장 잘 알아
스스로 가르치고 배울 수 있도록 지도해온 구봉완 교사

수포자들이 넘쳐나는 현실에서 30여년을 수학만 가르쳐온 구 교사는 학생들에게 수학의 즐거움을 가르쳐 줄 방법을 늘 고민해왔다.
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바탕은 바로 개념 정립. 개념 정립이 이뤄지고 난 후 공식과 문제풀이방법을 배우고 그 후 문제에 해법을 적용해 풀어내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점점 심화과정으로 진입하게 되는 것. 이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틀린 문제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이다. 자신이 왜 틀렸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다. 틀린 과정을 이해하면서 개념 정립이 완성되고 응용력도 생기기 때문이다. 구 교사는 그래서 수학을 공부할 때는 가장 중요한 것이 ‘오답노트’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오답노트를 볼 때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학생들 스스로 ‘자율적 스터디 그룹’을 구성해 학생들 스스로 가르칠 수 했다.
“학생들의 어려움은 같은 학생들이 가장 잘 알아요. 교사보다 더. 자신이 이 문제를 풀 때 어려웠으니까 친구들도 어려워할 걸 잘 알고 그럼 당연히 해결방법도 잘 알지요. 그래서 저는 학생들과 짧은 면담을 자주 했습니다.”
고교 1개 반의 학생수는 평균 30여명 남짓. 한 명의 학생과 상담을 10분씩 해도 5시간이다. 그래서 그는 면담시간을 매우 짧게 하고 대신 자주 만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자율적 스터디 그룹의 필요성도 자주 만나면서 자연스레 그 필요성을 알게 됐고 아이들에게도 이야기해었단다. 구 교사는 학생이 그의 생각이 옳았음을 증명해주었다.
“가톨릭대학교 의예과에 진학한 녀석이 있었어요. 제가 참 많이 아낀 학생이었는데 얘가 3학년 때 시험이 끝날 때만이 아니라 수학 수업을 마치고 쉬는 시간마다 친구들을 불러 모아 수학 문제를 가르치더군요. 원래 수학을 잘하는 아이이긴 했는데 나중에 상담시간에 물어보니 친구들을 도와주다보니 자신도 몰랐던 부분을 잘 알게 되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하더군요. 역시 수험생의 마음은 수험생이 가장 잘 아는 것이죠.”
가톨릭대 의예과에 진학한 학생은 졸업 후 성형외과 전문의가 되었단다. 그리고 매년 스승의날 뿐만 아니라 종종 구 교사에 연락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구 교사의 바람처럼 자율적 스터디 그룹이 그리 쉽게 정착되기는 어렵다고 한다. 학생들의 성향상 앞으로 나서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이 개인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 그는 수학 뿐만 아니라 모든 과목에서 이같은 자율적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학생들 스스로 공부하는 계기를 만들고 몰두하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수학 교사들 스스로 적합한 교수방법을 찾아내야
구봉완 교사는 스스로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교사 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시를 쓰곤 했던 구 교사는 지난 2???년 등단까지 한 어엿한 ‘시인’이다. 이성과 논리로 대변되는 수학 교사가 감성을 앞세우는 ‘시’를 쓴다는 것이 얼핏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는 이미 ‘시 짓는 수학 선생님’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아이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결코 아이들과 같이 될 수는 없지만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생각하려 노력하고 수업도 마찬가지에요. 어떤 것이 아이들을 어렵게 하는지 늘 고민합니다. 그것이 요새 강조되는 ‘인성교육’의 시작이라고 저는 여깁니다. 수학에 관심을 두지 못하는 학생들을 다시 수학에 관심을 두도록 하는 것이 교사의 역할. 그렇다면 교사 스스로 좀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교수방법을 생각해내야 합니다. 저는 제가 시를 쓰는 경험을 살려 아이들과 자주 대화하고 수업시간에도 시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들의 집중력을 끌어내려고 노력해요.”
그러나 교사들이 모든 순간순간마다 학생들을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그는 교사들이 수업을 시작하기 5분 전이라도 고민하고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학생들이 스스로 계기를 찾아내고 공부에 흥미를 느끼는 이른바 ‘자기주도적 학습’의 가치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대학생을 일컬어 ‘예비사회인’이라고 하지만 구 교사는 사회인이라면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판단해 행동해야 한다고 여긴다. 수학 뿐만이 아닌, 공부과 배움에 있어서도 본인이 스스로 가치를 느끼고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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