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야 한다"
"대학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야 한다"
  • 정성민 기자
  • 승인 2014.11.10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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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저널의 눈] 정성민 편집팀장

최근 국회의 국정감사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교육 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 역시 각종 교육 현안과 이슈를 다루며 숨 가쁜 국정감사 일정을 보냈다. 그런데 교문위 소속 의원들이 발표한 대학 관련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왠지 씁쓸한 생각이 든다. ‘채찍’과 ‘당근’이 아닌 ‘채찍’에만 주로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즉 대부분 교문위 소속 의원들은 등록금부터 해서 적립금, 대입전형료, 학점 등 대학들의 문제점을 다양하게 지적하며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자 대학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은 더욱 부정적으로 변했다. 동시에 대학들은 ‘죄인’인양 고개를 숙이고 있다. 무엇보다 적립금과 대입전형료 문제가 또 다시 제기되면서 대학들은 등록금과 전형료 인하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물론 잘못에 대해서는 지적과 개선 요구가 필요하다. 대학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더군다나 대학은 최고의 학문기관이다. 따라서 잘못에는 엄격하고 냉정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잘못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다시 말해 단순히 ‘여론편승식’ 또는 ‘여론몰이식’ 문제제기가 아닌 고민과 고충을 이해하고 공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렇게 볼 때 이번 국정감사 기간 동안 교문위 소속 의원들이 대학을 바라 본 시각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대학을 일방적으로 몰아세우는 데에만 집중했다는 생각에서다. 심지어 모 의원실에서 25년간의 홍보비 집행 현황을 요구했다가 대학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국회의원들이 대학을 너무 만만히 보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사실 지금 대학들은 ‘5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 시대를 대비해야 하며, 정부의 대학구조개혁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또한 취업률을 높여야 하고, 사회적 요구에 따라 등록금 인하도 고민해야 한다. 나아가 전 세계 대학들과 견줄 경쟁력 역시 키워야 한다. 이처럼 대학들을 둘러싼 국내외적 환경은 녹록치 않다.

이에 대학을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이라도 바꿨으면 한다. 대학들이 저지른 명백한 부정과 잘못에 대해서는 비판과 쓴소리를 통해 개선을 촉구하되, 대학이 가진 고충과 고민에 귀 기울이며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특히 대학들이 정부 정책으로 인해 희생양이 되기도 한다. 취업률이 대표적이다. 실제 교문위 소속 김태년 의원이 공개한 ‘2003년 대비 2013년 대학 계열별 학과 수 및 입학정원 변동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대학 구조조정 추진으로 인문계열 등 기초학문 학과가 줄어든 반면 상대적으로 취업이 잘 되는 실용학문 학과가 증가했다. 그런데 사회에서는 대학들이 기초학문을 외면한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이것이 대학들의 잘못일까? 아니다. 취업률을 평가의 잣대로 내세워 대학을 압박하고 있는 정부가 문제다. 김태년 의원 역시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정부의 개선을 촉구했다. 바로 이러한 관심이 지금 대학에 필요하다. 

한 대학 교수는 기자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정치권 등에서 대학을 만만하게 보는 이유가 대학의 경우 학부모들이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일리가 있는 말이다. 초중고의 경우 학부모들이 정부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시한다. 그러니 ‘표심’을 의식하는 정치권에서 어찌 신경을 쓰지 않겠는가!

바람이 있다면 교문위 소속 의원들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소위 ‘깔 것’만 찾지 말고 대학에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기 전에 대학이 왜 등록금 인하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지를 파악하고 적절한 대안을 동시에 제안하는 모습, 그리고 대학이 어떤 정부 정책으로 인해 곤혹을 치르고 있는지를 지적하고 정부에 개선을 요구하는 모습이다. 이런 변화가 있을 때 대학들은 동네북 신세에서 벗어나 국가와 사회 발전의 원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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