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언론사 평가에 멍드는 대학
어설픈 언론사 평가에 멍드는 대학
  • 최창식 기자
  • 승인 2014.09.23 11: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학저널의 눈] 최창식 편집국장

언론사 대학평가를 대학생들이 거부하고 나섰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연세대, 서울대 학생들과 함께 중앙일보가 매년 실시하는 대학 순위 평가를 반대하는 운동에 나선다고 밝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중앙일보는 지난 1994년 “교육 소비자에게 대학 정보를 제공하고 대학 간 선의의 경쟁을 유도해 국가경쟁력의 근간인 고등교육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명분을 갖고 대학평가를 시작했다. 이어 2009년 조선일보가 영국 대학 평가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와 공동으로 아시아 대학 평가 결과를 발표하며 순위를 매기고 있다. 2013년에는 동아일보까지 대학평가에 가세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선일보 평가와 달리 중앙일보 평가는 국내 대학만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데다  20여년 역사를 가져 영향력이 가장 크다.

중앙일보 대학평가는 4년제 100개 대학을 대상으로 교육여건, 교수연구, 국제화, 평판·사회진출도 등 4개 부문으로 세부지표는 30여개가 활용된다. 지표산출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대학정보 공시’, 한국연구재단의 ‘한국연구업적통합정보’등의 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언론사의 대학평가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이라기보다는 정량화되고 획일적인 평가방법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매번 대학으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대학교육의 여건과 질을 한정된 수의 지표만으로 측정·평가해 순위를 매길 수 있느냐다. 대학별 고유한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일 척도를 적용하기 때문에 대학에서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조선일보·QS 아시아대학 평가’는 평가방법이 의외로 단순하다. 연구능력 60%, 교육여건 20%, 졸업생 평판도 10%, 국제화 10%를 종합해 전체 순위를 매긴다. 연구능력은 학계평가 30%, 인용 색인 스코퍼스(Scopus) 데이터베이스 30%를 활용하고 교육여건은 교원당 학생 수가 평가항목의 전부다. 국제화에서는 △외국인 교원비율 △외국인 학생비율 △유치 교환학생비율 △파견 교환학생 비율 등이 평가항목이다. 이렇게 획일적인 평가항목으로 아시아 대학을 공정하게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하다.

이러한 언론사의 대학평가는 대학운영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울며 겨자 먹기로 대학평가에 참여하고 있는 대학들은 언론사 평가와 교육부 예산지원 사업 평가준비를 위해 평가전담팀까지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의 운영 효율화 보다는 각종 대학 평가 지표에 맞춰 예산을 편성하고 행정조직을 재편하고 있는 형편이다. 단기간에 교수 수를 늘리거나 기숙사 수용률을 높이고 교육비 환원율을 높이는데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다.

물론 교육환경개선 측면에서 이러한 요소는 분면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다. 그렇지만 평가를 받기 위해 수치만 늘리는 투자가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번 고려대 학생들의 ‘언론사의 대학평가 반대운동’이 실제로 각 언론사들의 대학평가를 막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그간 언론사들의 대학평가에 대한 반발 움직임은 대학 차원에서, 대교협 차원에서도 있었지만 언론사들의 대학평가를 막지는 못했다.

언론사 대학평가에 대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대교협의 평가인증의 기능을 살리고, 대학의 기본정보를 제공하는 대학알리미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특정 언론보다는 평가를 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비영리 기관이 정부 인증을 받아 평가하는 시스템이 정착돼야 한다”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