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문화와 교육 프로그램의 ‘혁신’으로 새로운 교육 가치 창출”
“학교 문화와 교육 프로그램의 ‘혁신’으로 새로운 교육 가치 창출”
  • 김준환 기자
  • 승인 2014.09.02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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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티처] 흥덕고등학교 한민수 교사

전국 시도교육청 17곳 중 13곳에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당선되면서 ‘혁신학교’와 관련된 교육계 안팎의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요즘 회자되는 ‘혁신학교’란 무엇을 말하는가.

경기도혁신학교정보센터에 따르면 혁신학교는 민주적 자치공동체와 전문적 학습공동체에 의한 창의지성교육을 실현하는 공교육 혁신의 모델학교를 의미한다. 이와 같이 혁신학교는 교육과정에 있어 학습자 중심, 미래 핵심역량 성취, 구성원의 공동성장 도모를, 학교운영에 있어 교수·학습 우선, 자발성, 소통과 협력, 자율과 책임을 중시한다. 이는 사교육을 억제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교육적 가치가 있다는 차원에서 바람직한 측면이 크다.

지난 2010년 용인에 문을 연 흥덕고등학교는 혁신학교로 많은 언론의 조명을 받아 왔다. 최근 흥덕고 이범희 교장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당선자 시절 교육감직 인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또한 흥 덕고에는 혁신학교의 교육적 목표를 실현해 나가기 위해 묵묵히 애쓰는 교사들이 많다.

특히 3학년 부장으로 재직하면서 진학지도를 담당하고 있는 한민수(42) 교사는 경기도 교육감 표창(2012·2013)을 두 차례나 수상할 정도로 단연 눈에 띈다. 아울러 배움의 공동체연구회, 참여소통교육모임 등에서 각각 전국운영위원과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대한민국 교육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다.

학교 문화의 혁신!
참여·소통·희망·신뢰 통해 배움공동체 지향
흥덕고에는 교훈이나 교가가 없다. 교실에 급훈도 걸어놓지 않는다. 대신 학교에 들어서는 입구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눈에 띈다. ‘참여와 소통을 통한 희망과 신뢰의 배움 공동체’라고 쓰여진 글귀가 커다란 바위에 적혀 있다.

“흥덕고의 교사들은 개교 당시부터 학생들에게 일방적인 가치를 전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어요. 학교의 교육 주체인 교사와 학생이 함께 생활하고 배우며 성장해 나가는 배움의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어요. 이러한 가치를 실현해 가는 학교를 통해 흥덕고의 학생들은 ‘열정과 공헌력을 갖춘 미래 시민’으로 성장해 나가는 거죠. 이것이 우리 학교의 교육 목표라고 보시면 돼요.”

한 교사는 흥덕고의 학교 문화는 소통과 참여를 기본 전제로 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소통을 위해서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참여를 위해서는 교육과정 및 수업에 학생들의 활동을 녹여내고 있다는 게 한 교사의 주장이다.

“비평준화 지역의 신설고등학교라는 특성 때문에 중학교 하위권 학생들이 많이 입학했어요. 이 가운데 배움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상당수라서 매우 안타까웠어요. 하지만 학교 선생님들은 이 학생들을 포기하지 않고, 소통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했어요. 처음에는 교사에 대한 상처, 어른에 대한 미움, 학교에 대한 불신 등 학생들의 진짜 속마음이 무엇인지 알아갔어요. 그런 후 점차적으로 공부와 수업에 대한 얘기로 확장해 나갔어요. 가령 국어 공부를 하는 데 있어 어떤 점이 힘든지, 왜 지루한지, 구체적인 학습법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해결안을 찾아 나가는 방식인 거죠.”

이렇게 인내심을 갖고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수업에서는 배움의 즐거움과 가르치는 보람이, 교사와 학생 간에는 존중과 사랑이, 생활지도에서는 배려하고 성장하는 모습이 넘치게 됐다. 또한 흥덕고는 대부분의 수업에 ‘모둠수업’을 적용하는데 여기에 학생들의 참여 활동을 반드시 포함시킨다. 모둠수업은 4명이 한 조가 돼 상호협력과 질문·토론을 통해 학생들이 서로를 가르치며 배울 수 있도록 하는 ‘협업 문제해결 능력’ 중심의 수업이다.

“모둠수업에 적어도 5~10분 정도 대화하고 협력할 수 있는 활동을 포함시키도록 하고 있어요. 올해 대학 입시를 앞두고 있는 3학년 학생들도 1학기 시작 전 토의를 거쳐 모둠수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어요. 자발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면서 공부하다 보니 지치거나 슬럼프에 빠져 고생하는 경우도 거의 없어요.”

교육 프로그램의 혁신!
창의지성, 배움중심, 미래역량, 학생자치
한 교사에 따르면 흥덕고 교육 프로그램의 혁신은 4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창의지성 교육과정으로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 형태로 운영된다. “인문사회전공자와 문화예술체육전공자로 구분해 자신의 진로에 맞는 교육과정을 편성했어요. 인문사회전공자는 국어+사회 통합교과로 학생이 선정한 연구 주제에 대해 개별 탐구하거나 모둠별 공동연구를 수행해 소논문을 작성하고 발표대회까지 개최하고 있어요. 문화예술전공자는 스포츠문화, 음악전공실기, 미술전공실기, 연극제작실습 등으로 나눠 학교 밖에서 교육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어요. 또한 전과목 교과교실 운영을 통해 심도 깊은 교과 수업과 교과의 특색을 살린 진로와 연계된 다양한 교과별 행사가 진행되고 있죠. 이밖에도 주제 중심 통합교과 프로젝트 운영, 동아리와 교과가 결합한 발표회 등을 꼽을 수 있겠네요.”

둘째, 배움중심수업으로 학생 수준에 따라 다양한 수업방식이 제공된다. “학생 수준에 따라 1교실 2교사 팀티칭을 하는 것을 비롯해 수학질문교실, 대학생 멘토링 등을 통해 배움중심 수업을 실현해 나가고 있어요. 이를 위해 교사성장프로그램, 수업공개 및 연구회, 자율적 수업 모임, 좋은 수업간담회를 정례화함으로써 시스템적 지원을 강화한 점은 흥덕고만의 자랑거리예요.”

셋째, 각종 아카데미의 개설 및 운영이다. “흥덕고의 교육 목표 중의 하나가 ‘미래 역량’을 지닌 ‘미래 시민’을 육성하는 거예요. 이를 위해 이른바 ‘흥덕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어요. 구체적으로는 △인문학 분야 전문가의 심도 있는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인문학 아카데미’ △일상생활의 다양한 현상을 수학적·과학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을 체험하는 ‘자연과학 아카데미’ △소통과 나눔, 공감의 학생문화를 만드는 ‘인권 아카데미’ △학생들의 독서 의욕을 고취시켜 깊이 있는 독서자가 되도록 하는 ‘독서토론 아카데미’ △스스로의 진로를 개척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는 ‘진로 아카데미’ △학년 단위로 떠나는 국토순례와 통합기행 등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교육적 가치를 만들어 나가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운영하게끔 자치 활동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학생자치회 활동은 물론 학생자치학교, 학생자치회 평가회 및 간담회, 흥덕한마당, 봉사활동 등의 다양한 학생 자치 활동으로 구성되죠. 이 같은 교육 프로그램들은 학생들이 모두 참여하는 소통의 학교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데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결국 앞서 말씀 드린 모든 교육 프로그램들은 우리 학교의 비전인 ‘참여와 소통을 통한 희망과 신뢰의 배움 공동체’를 실현해 나가는 요소 하나하나가 된다고 할 수 있겠죠.”

‘UNIQUE & SPECIAL’ 흥덕고
◆ ‘ㄷ’자형 교실 배치: 흥덕고의 교실을 살펴보면 ‘ㄷ’자 형으로 모둠수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꾸며놨다. 모둠수업은 4명의 학생들이 모여 대화, 토론, 토의 등을 통해 자발적 협력학습을 하는 수업방식을 말한다. 작년의 경우 1, 2학년은 모둠수업 형태로 진행했으나 3학년은 수능 준비 때문에 강의 위주로 많이 진행했다. 하지만 올해 3학년은 모둠수업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다는 학습 전략을 갖고, ‘ㄷ’자형 교실 배치로 수능에 대비하고 있다.

◆ 전과목 교과교실 체제: 흥덕고는 전과목 교과교실 체제로 운영된다. 담임반으로 구성돼 있지 않고 수업 시간에 학생들은 교과목을 중심으로 수업 교실로 이동한다. 교과교실 체제 하에서는 교사가 더 책임감을 갖고 가르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과목 특성에 맞게 교실이 꾸며진다. 가령 국어교실의 경우 국어사전이나 다양한 문학책 등이 배치돼 있으며, 수학교실의 경우 앞뒤로 칠판이 있어 문제풀이 강의가 쉽도록 공간을 구성한 게 특징이다.

◆ 국토순례와 통합기행: 개교 때부터 흥덕고 학생들은 수학여행 대신 국토순례와 통합기행을 떠난다. 이 프로그램은 반에 상관없이 학생들 15명씩 조를 짜서 주제를 정해 떠나는 국내 여행이다. 학생들 스스로가 팀을 짜고 주제와 프로그램을 기획하기 때문에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으로 활용된다. 특히 같이 참여하는 교사에게 ‘인솔교사’라는 말 대신 ‘동행교사’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학생들의 능동적 역할에 무게를 둔다.

◆ 자기소개서 3번 항목: 상당수 수험생들이 학생부를 기록할 때 자기소개서 3번 문항이 가장 어렵다고 얘기한다. 이는 고교 생활에서 학생들마다 차별화되는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자기소개서 3번 문항은 배려, 협력, 나눔, 갈등 관리에 대해 작성하는 항목이다. 대개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등 천편일률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흥덕고 학생들은 일상적 학교 생활과 수업 과정 속에서 자신만의 특별함을 찾게 된다. 교내외에서 진행되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친구들과의 상호작용을 하면서 얻은 가치 즉 배려, 협력, 나눔, 갈등에 대한 각종 얘기를 쉽게 풀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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