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성·창의성·열정… 학교에서 배움을 즐겨라!”
“자율성·창의성·열정… 학교에서 배움을 즐겨라!”
  • 김준환 기자
  • 승인 2014.05.29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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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티처]박인호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 교사

학교를 학생들의 즐거운 놀이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특히 치열한 입시경쟁에 노출된 고등학교에서는 그렇게 생각하기가 더욱 어려울 것이다. 하물며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 있는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에서는 말할 필요가 없을 터. 하지만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이하 ‘외대부고’)는 예외다.

외대부고는 탄탄한 자기주도학습 시스템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자율성, 창의성, 열정, 성장잠재력 등을 이끌어 내는 교육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그 결과 2014년 입시에서 서울대 96명 합격으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조선일보에서 조사한 2013 수능 1~2등급 비율에서도 전국 1위를 달성했다. 외대부고가 전년도 전국 단위 자사고 중 경쟁률 1위를 기록했는지 그 이유를 짐작케 한다.

외대부고 3학년 부장을 맡으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진학지도를 총괄하고 있는 박인호 교사는 “우리 학교는 학생들의 적성을 최대한 고려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다”며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탐구하고 그 속에서 많은 것을 발견해 내는 게 바로 ‘성장’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기에서 교사는 학생들이 재미있게 놀게 하고, 학생들 활동에 같이 참여하며, 길(진로)을 잡아주는 일종의 도우미 역할을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박 교사가 인터뷰 내내 강조한 것도 학생의 자율성·창의성·열정과 교사의 수평적 리더십이었다.

학교는 배움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놀이터
박 교사는 학교는 학생들이 배움의 즐거움을 알려줄 수 있는 놀이터와 같은 곳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부가 지겨운 과업이라고 여겨져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교육 수요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메뉴를 차려놓고 흥미와 적성에 따라 마음껏 선택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놓으면, 학생들이 그 안에서 스스로 탐구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면 되는 거예요.” 이런 측면에서 외대부고는 매년 200여 개의 동아리가 학교에 정식으로 등록돼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자율적인 스터디그룹까지 합하면 300개가 훌쩍 넘는다. 단순히 학업에 도움이 되는 동아리만 있는 게 아니라 공연·스포츠·봉사·문화예술·종교·IT·미디어·환경 등 그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이 가운데 박 교사가 지도교사로 담당하고 있는 동아리는 20여 개에 달한다. 용인시대회에서 4년 연속 우승한 배드민턴 동아리인 ‘Sixteen Birds’, 학교에서 가장 유명한 토론 동아리인 ‘아고라’, 전국연합동아리로 발전한 정치외교 동아리인 ‘YUPAD’ 등이 대표적이다. “학생들을 다양한 동아리에 참여해 활동하게 함으로써 자치 능력을 배양하고, 스스로 관심 있는 영역에 대한 공부 및 활동을 찾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거예요. 물론 학생들의 열정과 기숙사 환경이 결합된 외대부고의 특징도 간과할 수는 없겠죠.”

아직 세상을 배워나가는 학생들이다 보니 학생 스스로 동아리 운영을 주도해 나가는 게 어려운 측면도 있다.이럴 경우 박 교사는 “아이들이 자신들에게 닥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동아리활동의 시작부터 끝까지 아이들의 내재적이고 자발적인 동력을 이끌어 내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극대화다”고 말했다.

‘사교육 NO’… 자율성·창의성 교육 ‘Yes’
교육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교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단 교사가 특정한 목표를 설정해 학생들을 끌고 가는 방식이 아닌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교육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게 박 교사의 지론이다. “우리 학교는 동아리와 스터디 그룹을 비롯해 토론, 발표, 세미나 등 다양한 학생 중심의 수업이 이뤄지고 있어요.

또한 교내 축제와 체육대회 역시 학생들이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이밖에도 학교생활규정의 제·개정 및 매년 200개가 넘는 동아리의 적격 심사와 예산 배분 과정에서도 학생들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죠.” 이 모든 게 ‘학생중심의 교육과정’ 틀에서 움직인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창의성과 잠재력을 키우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이쯤해서 다음과 같은 명제를 떠올릴 수 있다. ‘입시에서 공부만 잘 한다고 서울대에 합격한다는 보장이 없다’라는 사실. 이는 박 교사가 강조하는 교육철학과도 상통한다. 실제로 외대부고는 2014 입시에서 서울대 합격생 96명 중 수시 61명, 정시 35명으로 수시에 훨씬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서울대 입학 전형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은 수시 일반전형(학생부종합)이에요. 학업 능력과 전공에 대한 관심은 기본적으로 중요하지만 지적 호기심이 넘치고 스스로 찾아 탐구하는 열정적인 인재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요. 이 같은 인재가 장래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거죠. 3년간의 교과, 비교과 활동을 통해 지원자의 역량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돼 있어요.”

사교육이 필요 없는 탄탄한 교육과정을 만들기 위해 박 교사를 비롯해 외대부고 교사들은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 교사들은 학생들의 진학 및 진로지도를 위해 적절한 방향만 제시해 준다. “외대부고 교사들은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수능 준비와 함께 각종 비교과 활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요.학생 지도 방식을 ‘수경재배’에 비유하고 싶네요. 수경재배를 하면 뿌리가 서로 거미줄을 치듯이 여기저기로막 뻗어 나가잖아요. 마찬가지죠. 학생들을 화분이라는 틀에 가둬 놓는 것보다 수경재배를 하듯이 자유롭게 뛰어놀게 하다 보면 창의적인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다고 확신해요.”

지·덕·체를 갖춘 조화로운 교육 필요
입시위주의 경쟁구도 속에서 우리 교육은 그동안 지식을 기르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르나 인성과 체력의 기초가 되는 교육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이제는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즉 지덕체(智德體)의 조화를 꾀하는 방향으로 교육이 변해야 학생도 바뀐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학생들이잖아요. 우리 학생들이 지덕체를 겸비한 사람으로 성장해가길 바랍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 학생들은 ‘지’의 과잉 시대에 살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지덕체의 전인교육을 도외시한 머리만 발달한 가분수 인간을 양성한다고나 할까요.”

박 교사가 얘기하는 ‘덕’의 교육은 인성교육과 일맥상통한다. 인성교육이라고 해서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박 교사에 따르면 인성교육은 가장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시작하되 생활 속의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가령 식사시간 지키기, 휴지 아무데나 버리지 않기, 공공시설에 낙서하지 않기, 도서관 자리 독점하지 않기, 교복 바르게 입기, 교칙 준수하기 등이 그것이다. ‘체’의 중요성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박 교사는 “건강한 신체가 교육의 우선이자 세 가지 가치 중에 가장 으뜸”이라며 “이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외대부고에서는 전교생 예외 없이 정규 음악, 체육 수업 외에 최소 한 가지 악기와 체육 프로그램을 이수하 게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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