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안 듣는 '소아 인플루엔자' 비상
항생제 안 듣는 '소아 인플루엔자' 비상
  • 한용수 기자
  • 승인 2010.11.2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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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보균율 증가, 항생제 내성 확산"

소아의 급성 세균성 호흡기 감염의 중요한 원인균인 인플루엔자균 보균율이 10년 사이 3배, 항생제 내성은 5년 사이 6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린 소아 비강 내 비피막형 인플루엔자균(non-typable H. influenza: NTHi)에 대한 항생제 내성이 확산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강진한 교수팀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조사시점부터 최근 2주간 항생제 노출이 없던 5세 미만 건강한 소아 386명을 대상으로 비강 내 인플루엔자균을 분리해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는 가톨릭의대, 제주의대, 이화의대의 소아청소년학과 연구팀이 공동 참여했으며 조사 결과는 지난 20일 한국소아감염병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조사 결과 건강한 소아의 비강 내 상주하는 인플루엔자균 보균율이 2001년에 대한소아과학회지에 발표된 13.4%에 비해 무려 3배 가까이 증가한 31.9%로 나타났다. 또 인플루엔자균의 99%는 비피막형 인플루엔자균, 즉 NTHi인 것으로 확인됐다.

NTHi균은 여러 항생제에 내성이 높았고, 다제 내성 발생 원인은 기존의 베타 락타마제 생성에 의한 내성 기전 외에 PBP3 변형(페니실린 결합 단백질의 변형)에 의한 내성 기전이 추가된 것으로 이번 연구 결과 불행히도 빠른 내성균 확산이 확인됐다고 연구진을 설명했다.

내성 발생 문제는 지난 2006년 급성 호흡기 환자로부터 분리된 인플루엔자균을 대상으로 국립보건연구원 급성호흡기 세균과에서 실시한 NTHi균의 내성 연구 결과(2010년 국제학술지 발표)와 비교해 확연한 증가세를 보였다.

NTHi균 1차 치료 항생제(암피실린)에 대한 내성 발현율은 국립보건원 연구결과인 6.1%에서 40.2%로 5년 사이 약 6배 이상, 2차 치료 항생제(아목시실린 클래브라나트)에 대해서는 5.2%에서 24.6%로 5배 이상 증가했고, 항생제 내성 정도도 높게 나타나 NTHi균의 항생제 내성 강도도 높아진 것.

NTHi균은 상기도에 상주균으로 존재하다가 여러 요인에 의해 국소 방어 능력이 떨어지면 중이염, 폐렴, 부비동염 등의 급성 호흡기 감염과, 경우에 따라 뇌수막염, 패혈증 등의 침습성 질환을 일으키므로 주의가 요망된다.

특히 피막이 없는 NTHi균은 세균성 중이염원의 약 40%를 차지하며, 폐렴구균과 함께 치료가 어려운 재발성 급성중이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균 중 하나여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실제로 NTHi가 일으키는 급성 중이염은 최근 5년간 지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2004년 급성중이염 진료는 51만7,290건이었지만, 2009년 6월에는 62만7,863건으로 나타나 지속 증가했다.

이번 연구의 책임연구자인 강진한 교수는 "NTHi균은 치료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경구용 항생제에 높은 내성을 보이고 있어 치료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더 강한 항생제를 써야 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며 "향후 내성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신중한 항생제 사용과 관련 백신의 연구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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