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저널의 까칠한 한마디]내겐 너무 '친절한 대학'?
[대학저널의 까칠한 한마디]내겐 너무 '친절한 대학'?
  • 부미현 기자
  • 승인 2014.02.2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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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부미현 기자

최근 각 대학들마다 2014학년도 신입생 맞이로 분주하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부터 시작해 각종 캠프, 설명회. 체험 활동 등 이름과 명분도 다양하다. 이들 행사는 길게는 4~5일씩 수련장 등에서 장시간, 큰 비용을 들여 이뤄지기도 한다.

어느 때부터인가 대학에선 이런 모습이 흔한 일이 되었지만 과거 세대에게는 조금은 낯설다. 구세대들에게는 대학 입학 후 벌어지는 학교 생활은 소위 '맨 땅에 해딩하는 식'이지 않았나 싶다. 이런 변화는 대학들이 학생을 고객으로 보고 서비스 마인드를 키워온 데 따른 것이다. 신입생부터 대학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함으로써 학교 생활의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학생과 좀 더 가까이 소통하는 대학, 바람직하다.

그러나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학교라는 틀에 얽매어, 부모와 교사의 가르침에 속박되어 살아온 대학 새내기들에게 이러한 것이 모두 약이 되지만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사춘기를 겪고 있는 청소년에겐 지나친 관심보다 적당한 거리두기가 필요한 것처럼 인생의 새로운 장을 펼치는 새내기들에게 대학이 너무 많은 것을 해주는 건 아닌지 괜스레 걱정이 드는 이유 말이다.

심지어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난생 처음 접하게 되는 수강신청의 첫 떨림. 구세대들은 알 것이다. 이런 기억조차 선배와 학교의 살뜰한 배려를 받는 지금의 새내기들에게는 특별하지 않은 순간일 거란 생각도 든다. 새내기들의 속내는 어쩜 '대학'보다는 '대학 학교'라고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번에 대학에 입학한 자녀를 둔 학부모 A씨가 "오리엔테이션을 한다며 3박 4일로 캠프를 떠났는데 딸아이가 크게 흥미를 느끼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한 말은 기자의 이런 의심(?)을 키웠다.

뿐만 아니라 요즘 대학들은 학생들의 봉사활동, 영어공부, 배낭여행, 해외연수, 취업 등등 모든 것에 일일이 관여한다. 이것은 대학 평가에도 매우 중요한 요소로 적용되고 있다.

사회에 발을 딛기 전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체력을 키우는 곳이 바로 대학일 것이다. 과거 어학연수 등의 학교 지원이 없을 때 스스로 배낭 하나 둘러메고 세계를 다닌 대학생들은 선망의 대상이었고 나중에 사회에 나갈 때도 기업에 좋은 인상을 줬다. 그러나 요즘엔 누구나가 학교의 지원을 받아, 학교가 정해준 대로 어려움이 없이 이런 경험을 쌓을 수 있기에 빛이 바랜다.

학교 곳곳에 무엇이 있는지 스스로 찾아다녀 보고, 동아리 문도 기웃거려 보고, 무엇보다 새로운 세상에 혼자 내던져진 느낌이 어떤 것인지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대학 새내기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아닐까? 그리고 이런 대학생활이야말로 사회에 나가기 전 기초체력을 단단히 키우는 소중한 가르침이라는 생각은 구세대인 기자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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