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학부교육 모델을 만들다"
"최고의 학부교육 모델을 만들다"
  • 부미현 기자
  • 승인 2013.11.28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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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르치는 대학을 가다]서울여자대학교
50년 고집스런 인성교육, 대학 교육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여기 경쟁보다 협동을, 개인보다 공동체를 지향하는 전인적 인간상을 강조하는 대학이 있다.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경쟁에 매몰돼 인성교육은 저만치 미뤄둔 우리 대학가에서 설립 이후 50여 년이라는 세월을 고집스럽게 그 한 길을 걸어온 대학이다. 바른 인성을 가진 인재 양성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구성원들의 뜻을 모아온 결과 최근 이 대학은 인성을 바탕으로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배출하는 대학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바로 교육부가 ‘잘 가르치는 대학’을 엄선해 지원하는 ‘학부교육선진화 선도대학 지원사업(ACE)(2010~2014)’, ‘대학 교육역량강화 지원사업(2009~2013년)’, ‘입학사정관제 선도&모델 대학(2008년부터 6년 연속 선정)’에 선정된 바 있는 서울여자대학교다. 사람다운 사람, 대학다운 대학을 만들겠다는 남다른 소신을 지키며 지금에 이른 서울여자대학교는 이제 타 대학의 모범이 되는 대학의 반열에 올랐다. 바롬ⓡ인성교육의 현장이자 최고의 학부교육 모델을 만들어내고 있는 서울여자대학교를 좀 더 가까이서 들여다보았다.

경쟁이 아닌 화합을 가르친다, ‘바롬ⓡ인성교육’

서울시 노원구 화랑로에 위치한 서울여자대학교는 수려한 환경으로도 유명하다. 캠퍼스를 찾아간 이날 서울여자대학교에서는 가을이 깊어져 곱디고운 단풍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기자는 학교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서울여자대학교의 대표 브랜드 ‘바롬ⓡ인성교육’이 이뤄지는 바롬인성교육관을 찾았다.

서울여자대학교를 알기 위해서는 이 바롬ⓡ인성교육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서울여자대학교를 반세기의 역사만으로도 타 대학을 선도하는 대학으로 자리매김하게 한 동력이기 때문이다. 서울여자대학교 초대 학장이었던 바롬 고황경 박사(1909~2000)는 지식에만 편중된 대학교육을 지양하고, 공동생활과 생활교육이 강조되는 새로운 차원의 교육 프로그램을 창안했다. 경쟁이 아닌 화합을 가르치고, 학생들이 폭넓은 지식과 바른 인성을 갖추는 데에 교육의 목표를 삼은 것이다. 그리고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행동한다’는 신념을 반영해 지은 고황경 박사의 호 ‘바롬’의 이름을 따 바롬ⓡ인성교육으로 칭하게 됐다. 초창기 바롬ⓡ인성교육은 4년 중 1년은 필수적으로 여름방학을 이용해 농촌활동 실습을 이수하도록 하는 농촌생활실습, 미래의 여성지도자 발굴을 위한 여성 지도자 훈련 프로그램 등으로 이뤄졌다. 이후 50여 년간 다양한 시도를 거쳐 현재의 바롬ⓡ인성교육으로 다듬어졌다.

그렇다면 서울여자대학교가 당당하게 ‘잘 가르치는 대학’의 명성을 얻게 한 바롬ⓡ인성교육은 어떤 내용으로 이뤄지고 있을까. 바롬ⓡ인성교육은 1998년 바롬교육센터 완공과 함께 총 5주 과정의 보다 집중적이고 체계적인 바롬ⓡ인성교육의 시대를 열었고 2011년에는 글로벌 소양교육을 강화한 바롬ⓡ인성교육 Ⅰ·Ⅱ·Ⅲ 프로그램으로 체제를 변경했다. 바롬ⓡ인성교육 Ⅰ은 1학년 때 바롬인성교육관에서의 3주간 공동체 생활을 통해 이뤄진다. 이 기간 동안 학생들은 서울여대인으로서의 자긍심과 소속감을 높이고 교양인으로서의 기본예절과 학습윤리, 외국어와 문화적인 소양을 쌓는다. 2학년을 대상으로 한 바롬ⓡ인성교육 Ⅱ는 나와 타인 간의 다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회 속에서 소통하고 공존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2주간 ‘내안의 편견과 고정관념 인식하기’, ‘나를 알고 상대방을 이해하기’, ‘친구들과 협력해 평화로운 공존에 관한 작품 만들기’ 등에 참여한다. 바롬ⓡ인성교육 Ⅲ은 3학년 때 이뤄지는 총 16주간의 팀 프로젝트 형식으로 진행된다. 그동안의 교육을 통해 배운 능력과 소양을 기본으로 세계적 관점에서 사회문제를 바라보며, 실천과 참여를 통해 창의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른다.

서울여대생들은 재학 중 꾸준히 이뤄지는 바롬ⓡ인성교육을 통해 타인에 대한 배려와 더불어 살아가는 즐거움을 알고, 자아를 발견할 소중한 기회를 갖는다. 진취적으로 미래를 설계할 의욕과 적극적인 생활태도를 갖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서울여대 졸업생들이 사회에서 좋은 평가를 얻는 것도 바로 바롬ⓡ인성교육의 효과로 여겨지고 있다. 사회 각계 각층에서 활약하고 있는 서울여대 졸업생들을 보면 50여 년의 확고한 교육철학이 어떻게 빛을 발하는지 잘 보여준다. 유명인 가운데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이보영과 한지민, MBC 문화방송 구은영 아나운서, 방상아 SBS 피겨스케이팅 해설위원 등이 서울여대 출신이다.

기숙형 교육 대학가 선도 모델로 자리매김

이러한 서울여자대학교 바롬ⓡ인성교육의 요람으로 굳건히 자리하고 있는 바롬인성교육관의 내부를 둘러봤다. 합숙생활공간과 도서실, 휴게실, 컴퓨터실, 강의실, 체력단련실 등이 갖춰져 있었다. 과거에는 조리실도 갖춰져 있어 학생들은 교육기간 내내 함께 밥도 지어먹으며 그야말로 모든 것을 함께 했었다고 한다. 힘든 대학 입시를 거친 신입생들은 자칫 대학 생활의 가장 중요한 주춧돌이 될 이 시간을 헛되이 보낼 수 있다. 그러나 서울여대 신입생들은 이곳에서 다른 학과 학생들과도 어울리며 사회성을 기르고 공동체에서의 인성을 함양한다. 처음에는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던 학생들도 교육이 끝날 때쯤은 아주 친한 친구 사이가 돼 있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이 곳 관계자는 설명했다.

기숙교육 형태로 이뤄지고 있는 바롬ⓡ인성교육은 최근 연세대, 이화여대 등이 도입하고 있는 레지던셜 컬리지와 맥을 같이한다. 이런 방식의 신입생 교육에서 이미 타 대학에 비해 50년 앞선 셈이다. 서울여자대학교는 이에 따라 그동안 쌓아온 바롬ⓡ인성교육의 성과를 타 대학을 비롯해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데 적극 앞장서고 있다. 최근에는 국제대학교와 교류협약을 체결하고 국제대의 인성역량 강화 프로젝트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서울여자대학교는 교내 바롬인성교육연구소를 중심으로 국제대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한 교원인성역량강화 교육을 진행하고, 기숙사 학생 500여 명을 대상으로 학생 인성역량강화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지속적으로 인성교육프로그램 개발과 시스템 정착에 협력하기로 했다.

서울여자대학교 관계자는 “지금 화두는 인성과 창의성이다. 서울여자대학교가 추구하는 인성교육은 공동체에 기반을 둔다. 실제로 개인의 인성이 좋아지려면 다른 사람과 부딪히면서 다듬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잘 가르치는 대학’의 랜드마크가 될 ‘50주년 기념관’

바롬ⓡ인성교육으로 50여 년간 여성 교육에 관해 탄탄한 내실을 다져온 서울여자대학교는 지난 4년간 진행돼 온 ACE사업(학부교육선진화선도대학 지원사업)으로 발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교육부가 주관하는 학부교육선진화선도대학 지원사업은 다양하고 특색 있는 학부교육 선진 모델을 만들고 이 모델을 다른 대학에도 확산해 전체 학부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다. 바롬인성교육관이 과거 ‘바롬ⓡ인성교육’과 함께 서울여자대학교의 대표 브랜드였다면 앞으로는 50주년 기념관이 ‘잘 가르치는 대학’의 대표 주자로서 서울여자대학교를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지난 5월 2년여의 공사 끝에 완공된 50주년 기념관은 그 웅장한 위용과 더불어 앞으로 서울여자대학교가 추구하는 ‘바롬 교육’과 ‘PLUS형 인재 양성 교육’의 새로운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50주년 기념관은 이제 서울여자대학교의 아름다운 캠퍼스와 함께 또 하나의 명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 관계자와 함께 50주년 기념관을 둘러보았다. 지하 2층, 지상 7층의 규모로 지어진 50주년 기념관은 대학 구성원들의 소통 공간으로 조성됐다는 취지에 걸맞게 건물 저층에 들어선 다양한 편의시설이 눈길을 끌었다. 대학 관계자는 “50주년 기념관은 열림과 닫힘이 조화롭게 공존한다. 학문의 전당으로서의 조용한 면학 분위기와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활력 있고 다채로운 행사가 이 한곳에 모여 있다”고 설명했다.

50주년 기념관은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맞춘 친환경건축물로 설계된 점도 눈에 띈다. 옥상을 녹지화해 건물 열부하를 감소시켜 에너지를 절감하고 자연환기와 강덕트를 이용한 자연채광시스템을 적용한 것은 물론 우수처리 시설을 갖춰 수자원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또한 옥상에는 태양전지판을 설치해 태양광 발전을 할용하고 친환경 보온·내장재와 에너지 절감을 위한 조명제어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최고의 친환경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는 대학의 역사를 전시하는 박물관과 공동체 학습을 위한 강의실 및 세미나실, 교수연구실, 대학의 국제화와 정보화를 담당할 미래문화교육단의 외국어교육원과 ICT 교육원 등도 자리하고 있다.

획기적인 학부교육 질 관리 시스템 개발 ‘주목’

국내 여자대학교 중 유일하게 ACE 사업에 선발된 서울여자대학교는 이 사업을 통해 ‘PLUS형 인재를 양성하는 공동체 기반의 학부교육 선도모델’을 바탕으로 학부교육 선진화를 추진해 왔다. PLUS형 인재는 함께 어울릴 줄 아는 행복한 인재로 ‘자신의 영역에 대한 창의적 전문성’, ‘올바른 인성과 넉넉한 소양’, ‘실질적인 봉사와 실천’ 3가지 핵심역량이 서울여자대학교가 추구하는 인재상이다. 서울여자대학교는 주요 사업으로 선진화 영역을 7가지로 선정하고 각 영역별로 목표를 설정해 달성해왔다. 7개 영역은 교양교육과정, 전공교육과정, 비교과 교육과정, 학생선발, 학사제도 및 학생지도, 교수-학습 지원체계, 교육의 질 관리체계로 나뉜다.

그동안 서울여자대학교는 국내 대학 최초로 교육 성과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교육의 질을 개선해 나가는 ‘학부교육 질 관리 시스템(SWU CQI+)’ 등을 개발해 학부교육의 선진화 모델을 만들어왔다. SWU CQI+는 캠퍼스 마일리지 제도, 학생포트폴리오 및 평가시스템, 교수 업적 평가의 토대가 되는 교수 포트폴리오, 풍부한 교육 정보를 제공하는 교과 과정 포트폴리오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여기서 학생 포트폴리오 시스템은 특히 획기적이다. 학생을 성적과 학점으로만 평가하는 게 아니라 재학 기간 동안 교과 활동, 비교과 활동, 취업준비 활동 등을 모두 자료화해 실시간으로 진단, 평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신의 현재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다. 학생 개인의 대학생활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지도교수가 학생 상담이나 추천서를 써야 할 때도 요긴한 자료로 쓰인다. 즉 SWU CQI+는 학생, 교수, 교과과정 등 다양한 대상별로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교육 품질 개선을 이룰 수 있는 차세대 시스템인 것이다. 앞으로 서울여자대학교는 SWU CQI+의 지원을 바탕으로 교양, 전공, 비교과 교육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학부 교육을 정립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캠퍼스 마일리지 제도’ 또한 SWU CQI+ 시스템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이 제도는 재학기간 동안 참여한 여러 가지 활동을 모두 점수화해 이를 장학금으로 돌려주는 신개념 인센티브다. 모든 활동에 대한 증빙 서류를 첨부해 제출하면 학기말에 누적된 마일리지에 따라 장학금으로 환산해 지급된다.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성적 우수자들이 받는 장학금과는 달리 학교 생활을 충실히 한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또한 마일리지 적립 현황은 학생 개인의 대학 생활 전체가 담겨 있는 일종의 생활기록부가 되어 더욱 의미가 있다. 기존에는 졸업을 위해 필요한 학점, 교과목 정도만 점검했지만 캠퍼스 마일리지를 통해 자신이 세운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교과목에 대한 공부가 더 필요하고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입사 지원서를 작성할 때 편리하게 자신의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다양한 비교과 활동이나 취업 및 경력개발 활동을 중심으로 구성된 마일리지 항목에서 서울여자대학교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경력개발 활동으로 전체 마일리지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서울여자대학교는 보다 효과적인 취업 지원을 위해 취업 로드맵을 만들어 제공하고 로드맵을 수료한 학생들에게는 최고 마일리지를 지급해 이러한 활동이 취업 성공으로 이어지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몰입형 영어교육 프로그램 등 앞선 외국어교육 자랑

50주년 기념관 3층에는 외국어교육강의실이 들어서 있다. 이곳에는 외국인 교수와 일대일 수업이 가능한 SWELL Mentoring Center가 자리한다. 서울여자대학교의 외국어교육도 타 대학보다 역사가 깊다. 설립 초기부터 외국어능력 향상을 위한 교양교육을 실시했으며 1970년대 초반, 이미 시청각교육실을 마련하는 등 소통 중심의 영어교육을 시행한 바 있다. 서울여자대학교는 영어전문교실(LAB)을 국내 최초로 만든 대학이기도 하다. 탄탄한 영어교육 역량은 1995년 국내 최초의 몰입형 영어교육 프로그램인 SWELL(스웰)로 이어졌다.

스웰은 실생활에서 원어민과 원활하게 소통하고 비즈니스 분야에서 실질적인 업무 수행과 학술 부문에서 최고 수준의 영어구사를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기획됐다. 총 8단계로 이뤄진 교과과정은 최종단계인 8단계(License Preparation. LP) 과정을 마치면 논문제출 및 구두 발표 등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쳐 인증서를 수여한다. 방학기간에는 6주간 함께 생활하며 24시간 영어를 쓰는 강도 높은 합숙 훈련이 진행된다.

스웰 멘토링 센터는 학기 중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신청해서 멘토링을 받는 개별지도 프로그램으로 영작문, 발음교정, 회화 및 영어면접 준비, 영문이력서, 자기소개서 첨삭 등을 1:1 맞춤방식으로 진행한다. 서울여대생이 아니어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외에도 서울여자대학교는 바롬단기문화연수프로그램, 바롬국제프로그램, 교환학생, 파견학생, 복수학위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국제교류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을 키우고 있다.

서울여자대학교를 직접 둘러본 이날, 이 대학이 쌓아가고 있는 ‘잘 가르치는 대학’이라는 명성은 앞으로도 계속 견고해질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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