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대]"ACE사업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명문학부교육중심대학 만들어 가야"
[한동대]"ACE사업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명문학부교육중심대학 만들어 가야"
  • 정성민 기자
  • 승인 2013.11.1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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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길 한동대학교 총장(ACE협의회 회장)

학부교육선진화선도대학(ACE) 사업 도입으로 대학교육 패러다임 변화
25개 ACE들이 자율적으로 특성에 맞는 사업 수행, 각종 분야에서 성과
ACE 2기에서는 3·4학년 대상 프로그램, 국제화 커리큘럼 중요

대한민국 대학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과거의 경우 ‘연구를 잘하는 대학’이 주목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잘 가르치는’ 대학이 주목받고 있는 것. 이러한 대학교육 패러다임 변화의 시발점이 된 것은 학부교육선진화선도대학(Advancement of College Education, 이하 ACE) 사업이다. ACE 사업은 2010년 처음 도입됐다. 당시 교육부는 연구 분야에 집중돼 있던 대학 재정지원을 교육 분야로 확대키로 했고 그 중점사업으로ACE 사업을 도입했다. 일반 대중들에게는 일명 ‘잘 가르치는 대학’을 선정, 지원하는 사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10년 사업 첫 해에 가톨릭대·서울시립대·서울여대·성균관대(이상 수도권), 건양대·대구가톨릭대·세명대·신라대·울산대·한림대·한동대(이상 지방) 등 11개 대학이 ACE로 선정됐다. 이어 2011년에 경희대·서강대·아주대(이상 수도권), 계명대·동국대 경주캠퍼스·목포대·안동대·우송대·전북대·충북대·한밭대(이상 지방) 등 11개 대학이 추가 선정된 뒤 2012년에는 수도권에서 한양대가, 지방에서 금오공대와 영남대가 ACE에 이름을 올렸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대학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꾼 ACE 사업은 어떻게 도입된 것일까? 바로 김영길 한동대학교 총장의 역할이 컸다. 김 총장은 지난 정부 출범 당시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과학기술분과 위원장을 맡으면서 ACE 사업의 도입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사업 시행 이후부터 현재까지 ACE 대학들의 협의체인 ACE협의회 회장을 맡아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ACE 사업이 시행된 이후 사업 참여 대학들은 학사관리와 교육과정의 내실화, 교수 업적 평가 개선, 교수역량과 학습법 제고, 교육 인프라 확충, 교육의 질 관리 체계 개편, 대학의 국제화와 학생의 취업률 향상 등많은 부분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ACE 사업이 어느덧 4년차를 맞은 지금, 김 총장은 ACE 사업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처음 김 총장이 ACE 사업의 그림을 그린 것처럼 대한민국 대학교육의 새 지평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김 총장을 만나 ACE 사업의 도입배경과 주요성과, ACE로서 한동대의 강점과 비전 등에 대해 들어봤다.

우리나라 대학교육은 ACE 사업 전과 후로 나뉜다고 볼 수 있다. ACE 사업 도입 이전 우리나라 대학교육에 대해 평가한다면.

“대학의 역사를 보면 유럽은 400년이 됐고 미국은 200년, 일본은 100년이 됐다. 외국은 100년 이상 역사를 가진 대학의 사명으로 교육, 연구, 봉사가 깊이 잡혀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압축경제성장에 따라 대학 교육을 하다 보니 암기식 주입교육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사실 대학의 3대 기능에서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교육을 잘 하기 위해 연구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교육에 대한 연구할 겨를이 없었다. 왜냐하면 우선 정부정책부터 세계 대학 순위에 들어가기 위해 연구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의 지원도 연구에 집중됐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학 중에서 적어도 80%의 대학은 교육 중심이다. 왜냐하면 80~90%의 학생들은 학부를 졸업한 후 취직을 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10%~20% 정도는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를 한다. 교육이란 학생들이 입학한 뒤 졸업할 때 얼마나 대학에서 배우고 나오느냐다. 즉 최우수 학생을 선발해 최우수 인재로 졸업시키는 대학도 있지만 80~90%의 대학들은 기업체에서 필요한 인재상을 얼마나 교육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교육을 안 했다. 대학교육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바로 이것이 ACE 사업을 도입한 배경 아닌가.

“2008년에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자문위원장을 맡으면서 처음으로 학생들의 잠재력을 길러주는 교육을 하자고 제안했고 대통령 앞에서 발표도 했다. 사실 처음에는 ‘잘 교육하는 대학’이라고 명칭을 붙였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잘 가르치는 대학’이라고 됐다. ACE란 이름은 현 수준이 아닌 그 이상으로 올라가자고 해서 내가 지은 것이다.”

ACE 사업의 특징이라면.

“ACE는 각 대학마다 어떻게 잘 교육할 것인지에 대해 프로포잘(Proposal, 제안)을 하라고 했다. 그리고 대학에 지원금을 주고 자율적으로 하라고 했다. 우리나라 교육부 역사에서 잘 가르치는 것을 목적으로한 사업은 처음이었다. 이것이 ACE의 특징이다.”

처음에 ‘잘 교육하는 대학’이라고 명칭을 붙였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이유는.

“교육에는 제일 처음 티칭(teaching, 교수)이 있다. 티칭은 교수들이 알고 있는 지식, 교과서에 있는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다. 그 다음 단계가 티칭과 떼 놓을 수 없는 러닝(learning, 학습)이다. 즉 티칭을 통해 받은것을 수용하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 러닝이다. 그런데 학교 교육이라고 하면 60분 강의에 교재 1페이지부터 끝까지 외우면서 강의했다. 시험을 봐서 얼마나 기억하느냐를 보고 잘 기억하면 A학점을 준다. 그러나 교수가 가르친 것을 받아들여, 넘어서는 것이 러닝이다. 그 다음 단계는 싱킹(thinking, 사고)이다. 싱킹을 통해 교수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있다.

그 다음 단계가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 창의성)이다. 대학의 중요 의무가 교육, 연구, 봉사라고 하면 실제 사회에 공헌할 수 있어야 하고 사회봉사를 하려면 크리에이티비티가 실용화돼야 한다. 즉 보통 말하는 이노베이션(innovation, 혁신)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혁신은 행동이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 특허가 수없이 나와도 실용화되는 것은 0.01%도 안 된다. 이노베이션을 안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노베이션을 할 수 있는 포텐셜(potential, 잠재력)을 길러주는 것이 교육이다. 즉 ‘잘 가르치는 대학’은 협의의 의미다. 그래서 ‘잘 교육하는 대학’이라고 한 것이다.”

ACE 사업에 따라 대학들이 어떤 사업을 추진해왔나.

“ACE 사업은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아 총장들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자유롭게 해 본 사업이다. 가톨릭대는 윤리적 리더 양성, 건양대는 취업 잘하는 대학 만들기, 대구가톨릭대는 인성교육, 서울시립대는 자체인증시스템, 서울여대는 바롬인성교육, 성균관대는 창의성 교육, 울산대는 산학협력교육. 한동대는 국제화, 한림대는 레지던셜 칼리지 등처럼 각 학교마다 유형이 다르고 중복이 되지 않는다.”

성과가 궁금한데.

“ACE 사업이 시행된 이후 사업 참여 대학들은 학사관리와 교육과정의 내실화, 교수 업적 평가 개선, 교수역량과 학습법 제고, 교육 인프라 확충, 교육의 질 관리 체계 개편, 대학의 국제화와 학생의 취업률 향상 등많은 부분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ACE 사업은 이제 1기를 마감하고 2기 사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향후 ACE 사업이 어떤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보나.

“중요한 질문이다. ACE 사업은 대학교육을 잘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었다. 그런데 ACE 사업의 내용들이 학생들의 창의성보다는 대부분 1학년과 2학년 인성교육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대학에는 3학년과 4학년도 있지 않은가. 따라서 ACE 플러스, ACE 2유형에서는 지금까지 1, 2학년을 중심으로 했던 것을 넘어서 3, 4학년까지 연계돼야 한다. 즉 ACE는 처음에 주로 교양과정에 사업의 초점이 맞춰졌는데 ACE 2유형에서는 교양과정을 넘어 3~4학년을 대상으로 전공지식 분야에 초점이 맞춰져야한다. 또한 이를 위해 다양한 학부 교육 분야의 특성화도 필요하다.”

ACE 사업의 국제화도 필요하지 않나.

“각 대학이 ACE 2유형에서는 국내 수준이 아닌 국외에서도 활동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국제화해야 한다. 미국은 전체 4000개 대학 중에 MIT, 버클리, 칼텍, 하버드처럼 대학원 중심의 대학이 50개 정도 된다. 그러나 미국 학부모들이나 학생들은 대학원이 없어도 우수한 대학에 간다. 올린공대와 윌리엄스대, 웨슬리 등이 대표적이다. 웨슬리는 힐러리 클린턴이 나온 대학이다. 이들 대학은 학부에서 다양한 지식을 배운다. 이처럼 우리도 학부 중심의 명문대가 필요하다. ACE 2유형에서는 한국에 그런 것을 만들어야 한다.”

한동대 역시 ACE로 선정된 뒤 착실히 사업을 수행해오고 있다. 우선 한동대에 대해 소개한다면.

“한동대는 우리나라 대학교육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먼저 비전과 개교 시점부터 남다르다. 한동대는 ‘Why not change the world?’라는 비전을 품고 1995년 개교했다. 당시는 인터넷의 상용화로 지식정보화 시대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때이며 경제적으로는 세계무역기구(WTO)가 발효, 글로벌 경제 체제가 가속화되는 시기였다. 한동대는 바로 이러한 역사적 시점에 개교한 것이다. 그리고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와 글로벌 시대에 부응하는 혁신적인 교육 커리큘럼, 국제적 시민의 인성교육, 특히 무감독 양심시험으로 대표되는 정직성 교육을 최초로 실시함으로써 ‘21세기형 새로운 대학 모델’로 불리게 됐다.”

개교 이후 성과는 어떤가.

“6년 연속 교육역량강화지원사업에 선정됐고 ACE 사업에도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주관하는 ‘2012년도 대학 ACE 사업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학부생 글로벌 전공봉사활동(GEM) 사업으로 최우수 사례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1999년 첫 졸업생을 배출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의·치학전문대학원 200명, 로스쿨 35명, 사법고시 10명, 행정고시 2명, 외무고시 1명, 변리사 3명, 공인회계사 14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현재 한동대는 경영경제학부, 국제어문학부, 법학부, 상담심리사회복지학부, 언론정보문화학부, Global EDISON Academy,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기계제어공학부, 산업정보디자인학부, 생명과학부, 전산전자공학부, 글로벌리더십학부의 총 12개 학부에서 학부생 3900명과 대학원생 400명이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꿈과 비전을 품고 세상에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한동대 교육의 특징은.

“한동대는 개교 때부터 전인교육, 즉 글로벌 시티즌십 교육(국제시민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국제시민교육에서는 신뢰성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신뢰성에서 핵심 키워드는 정직이다. 보통 서로 믿지 못하기 때문에 관계가 끊어지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한동대는 개교 때부터 무감독 양심시험을 보고 있다. 또한 팀워크가 중요하다. 개교 때부터 팀제도를 만들었는데 팀은 학과별이 아니라 전공분야를 초월해 구성된다. 초기에는 15명씩 하다 지금은 35명 쯤 된다. 모두 분야가 다르다. 팀제도를 통해 학생들은 전공을 뛰어 넘어 더불어 사는 삶을 배우고 있다. 이것이 소위 요새 말하는 융합교육이다. 융합교육은 A과목을 배우고 B과목을 배우는 것이 아니다. 더불어 살다보면 서로의 생각이 교환되고 그것이 팀교육이 되는 것이다. 한동대가 100% 기숙사제를 도입한 것도 팀교육을 위해서다.”

팀제가 흥미로운데.

“한동대의 ‘팀’은 담임 교수 한 명과 1~4학년의 팀원으로 구성된 작은 공동체다. 팀원들은 1년간 같은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팀모임, 공동체리더십훈련(6학기 6학점)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공동체 의식을 배우고 리더십 훈련을 받는다. 특히 한동대의 생활관은 단순히 학생들이 잠자고 생활하는 기숙사로서의 공간이 아니다. 다양한 교과와 비교과 교육과정을 통해 인성, 영성, 지성의 통합 교육이 실시되는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1학년 때부터 4학년까지 교육시스템은 어떻게 운영되나.

“한동대는 입학 당시 계열에 상관없이 학과를 선택하지 않고 입학하도록 하고 있다. 무계열·무전공으로 선발된 신입생들은 1년 동안 교양이 수과정격인 ‘글로벌리더십학부(GLS, Global Leadership school)’에 소속돼 대학생으로서 필요한 기초소양교육을 받는다. 동시에 여러 전공 기초과목을 들으며 자신의 전공을 탐색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어 2학년이 되면서 본인의 적성과 판단에 따라 학부를 선택한다. 타 학교의 자율전공학부와 비슷한 개념이지만 한동대에서는 원하는 학부를 지원하는 데 제한이 없다. 학부별로 정원이나 특별한 지원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미 전공을 선택했더라도 3학년 2학기까지는 본인 희망에 따라 소속학부를 변경할 수도 있다. 또한 모든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복수전공을 이수해야 한다.

한동대는 학생들에게 인접하는 학문 분야에서 2개 전공을 의무적으로 이수토록 함으로써 폭넓은 전공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연계 전공도 가능하다. 이처럼 한동대에서는 학생들이 조건 없이 자신의 전공을 선택함으로써 학제 간 장벽이 사라졌으며 학생들 사이에서 소속 학부와 전공에 따른 우월의식이나 열등감이 없어졌다. 이를 통해 더불어 존중하고 협력하는 학제 간 융합과 협력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향후 한동대가 추구하는 목표에 대해 말한다면.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의 도움을 가장 많이 받은 나라다. 우리나라를 돕기 위해 별도의 기구도 설립됐다. 이에 따라 한동대는 국제사회에 빚진 빚을 갚아주는, 은혜에 감사하는 대학이다. 따라서 국제화교육에 주력하고 있다. 국제화교육하면 일류대하고 얼마나 MOU를 많이 체결했느냐, 외국에 많이 나갔느냐가 아니다. 한동대는 국가 간 지식격차를 줄이기 위해 우리가 갖고 있는 지식을 나눠줘야 한다. 나눠주면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받은 나라는 더 감사해서 한국의 친구가 된다. 이처럼 한동대의 교육비전은 우리가 갖고 있는 지식을 주는 대학이다. 다른 대학들처럼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Top10’이 되는 것은 한동대의 목표가 아니다. 한동대의 목표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인재를 길러 세상에 내보내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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