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와 학생 모두 만족하는 교육, ‘인성교육’에서 답을 찾다”
“학교와 학생 모두 만족하는 교육, ‘인성교육’에서 답을 찾다”
  • 김준환 기자
  • 승인 2013.10.29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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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삼 송도고등학교 교장

지난해 8월 대학에서 정년 퇴임을 한 뒤 고등학교 교장으로 초빙돼 교육에 대한 열정과 헌신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교사가 있다. 주인공은 바로 전(前) 건국대학교 사범대학 교수인 오성삼(67) 송도고등학교 교장.

오 교장이 송도고에서 교장직을 수행한 지도 벌써 1년이 지났다. 학교장 공모 당시 무려 21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학교장에 선임된 오 교장은 “성적 때문에 좌절하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학교를 만들겠다”며 “입시학원이 아닌 교육의 본질을 되찾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사실 그가 고등학교 교장으로 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9년 전 당시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부) 국제교육진흥원장의 임기를 마칠 무렵 건국대 재단에서 건국대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이하 건대부고) 교장직을 맡아달라는 연락이 왔다. 오 교장은 그때를 잠시 회고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망설일 필요도 없이 ‘그러겠다’(교장직을 수락하겠다)고 약속했어요. 교육학을 강의하면서 잠시 교과서를 내려놓고 일선 학교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일로 받아들여졌거든요.”

오 교장은 건대부고에 몸담고 있던 시절 교육현장의 혁신과 변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대학입시 준비에 시달리는 고교생들에게 학교생활의 여유를 찾아주기 위해 점심 시간을 90분으로 늘렸다. 또한 학생들이 선호하는 색상을 골라 입을 수 있도록 여름교복을 4가지 색의 멀티폼으로 바꿨다. 이후 다시 대학으로 돌아와 교육대학원장을 맡으면서 초·중·고등학교 교사 가운데 박사학위를 지닌 일선 교사들을 교육대학원 겸임교수로 채용하고, 교육대학원생들의 4주간 교육실습을 외국 학교에서 진행하도록 했다. 이는 오 교장이 늘 강조하는 인성·창의성·다양성·현장성을 지향하는 교육적 가치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대학에서 다시 일선 고교 현장으로 돌아와 한 학교를 책임지고 있는 교장으로서 보여준 교육은 어떤 모습일까. 지금 107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송도고는 역사의 페이지를 다시 써가며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맞고 있다. 
 
‘인성교육 인증제’로 인성·입시 다 잡는다
교사, 학부모, 교육 전문가 등 다양한 교육 관계자들은 인성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실천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하지만 오 교장은 인성교육의 필요성을 교사와 학부모들에게 충분히 인식시키고, 다양한 인성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우선 올해 3월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매일 5교시 티타임을 가지면서 교사와 학생들이 허물없이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고민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오 교장은 이 같은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면서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간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대학입시에도 대비할 수 있는 측면을 고려해 학년·단계별로 로드맵을 구축한 뒤 인성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른바 ‘인성교육 인증제’가 그것.

오 교장은 “1학년 대상으로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시켜 윤리교육, 민주시민교육, 공동체교육, 기타교육 등으로 인증 영역을 나눠 인성교육을 이수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단순 구호에 그치는 게 아니라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준법정신, 금연, 협동정신, 인터넷 중독 예방, 애국심, 성윤리, 학교폭력예방, 생명존중 등 25개의 주제를 중심으로 인성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일주일에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인성교육이 이뤄지고 있어요. 매주 화요일 방송실에서 해당 주제에 대한 동영상을 보여주고, 수요일과 목요일에는 시청한 내용을 바탕으로 주제 토론을 하죠. 그리고 금요일에는 동영상 내용과 토론 및 개별 정리한 것을 종합해 글을 쓰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따로 갖게 돼요. 마지막으로 월요일은 평가 및 확인 과정의 시간을 거쳐요.” 신입생들은 이와 같이 1년 동안 꾸준히 인성교육을 받는 한편 대입에 필요한 논술을 비롯해 면접과 구술고사에도 자연스럽게 대비할 수 있게 된다. 

‘창의’·‘자율’로 바쁜 학교 생활에 쉼표 찍어 볼까
오 교장이 강조하고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교육적 가치가 바로 ‘창의’와 ‘자율’이다. 문제는 자율 없이는 창의 교육도 실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서 오 교장은 ‘쉼표가 있는 학사 행정’을 강조한다. “미국의 학교들에서는 중간고사가 끝나면 ‘Teacher`s Planning Day’라고 해 하루 정도 학교를 휴교하고 시험준비에 지친 학생들을 쉬게 해 줘요. 휴식을 통한 재충전과 자기성찰이 있어야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나올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오 교장은 학생들에게 적절한 시간과 자유로움을 제공해 학생들의 창의력과 자율성을 키우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 실제로 오 교장은 송도고 부임 이후 1학기와 2학기 중간고사 기간을 수요일에 끝나도록 해 목요일 하루는 수업 없이 창의체험 활동을 진행하도록 했다. 금요일에는 학생들이 그냥 푹 쉬도록 배려함으로써 잠시나마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을 줬다. 영화를 보든, 전시회를 가든, 책을 읽든 각자 평소에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이른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학생들을 학교에 가둬 놓는 식의 교육에서는 절대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리더가 나올 수 없어요. 또 학생들에게 일일이 ‘뭐 했어?’라고 물을 필요도 없어요. 주어진 시간에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 본인이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자율적 변화를 유도하는 학교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오 교장은 “올해부터는 매 학기 중간고사 마친 주의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4일간 여행이나 스포츠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자유시간을 줄 계획”이라며 “이 같은 창의체험 활동을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앞으로는 좋은 사례를 공모해 학교 홈페이지에 게재하도록 하는 한편 학교 구성원들과 널리 공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제화 교육으로 세계와 소통하는 인재 양성 나선다
오 교장은 학생들의 국제화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오 교장이 추진하고 있는 국제화 교육이 실용적이고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송도고가 송도국제도시에 자리한 점이 한몫한다. “2013학년도 신입생부터 우리 학교에서는 두 개의 국제반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우리 학교가 소재한 연수구가 국가로부터 교육국제화 특구로 지정돼 보조를 맞추고 있죠.” 이에 따라 송도고는 국제반 학생들을 위해 정규교과시간이 끝나면 매일 영어회화 1시간과 일본어와 중국어 가운데 한 언어를 선택해 원어민 교사들에 의한 회화 중심의 별도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 소재 명문 고등학교들과의 협력 관계 맺고 인적 교류도 활발히 하고 있다. “제가 생각하는 국제화 교육은 단순히 외국어만 잘 하는 학생을 양성하는 게 아니에요. 급변하는 국제화 세계에서 영어를 비롯한 다양한 언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고, 국제사회에 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글로벌 리더를 육성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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