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크리에이티브 리더’ 세종대가 키우겠습니다”
[세종대]“‘크리에이티브 리더’ 세종대가 키우겠습니다”
  • 한용수 기자
  • 승인 2010.11.01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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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긍정의 리더십’ 박우희 총장

22개 분야서 세계 최고로 색깔 뚜렷한 ‘강소대학’ 만들 것
‘세종창조학당’ 설립, 내년부터 6개 분야 최고 인재 선발
교수 4등급으로 평가 “최고 대우 해주면 최고 교수 나온다”
어린이대공원 연계 ‘테마공원’ 구상 … “대공원이 캠퍼스 정원”


▲ 박우희 총장

박우희 세종대 총장이 즐겨하는 말은 “참 재밌어요”와 “참 기뻐요”다. 학교 경영을 하다 보면 재미있는 일과 기쁜 일만 있는 건 아니지만 박 총장은 모든 일을 아이처럼 기쁘게 받아들인다. 취임 1년여의 소감을 묻자 “재밌다”고 했고, “이렇게 하면 학교가 발전하겠다 싶다”면서 웃었다.

박 총장의 ‘긍정의 리더십’이 취임 1년여 만에 세종대를 확 바꾸어놓고 있다. 이런 변화를 뒷받침해 주는 건 구성원들과의 소통과 참여다. 박 총장은 지난 1년 여간 점심시간까지도 교수와 학생들을 만나면서 발전방안 아이디어를 짜냈다고 했다.

발전방안의 핵심은 특성화·정보화·세계화 전략을 기반으로 색깔 있는 ‘강소대학’을 만들겠다는 것. 미국의 라이스대, 조지아텍, 홍콩과기대 등이 모델 대학이다. 경쟁우위 분야 20여개를 정해 10년 뒤인 2020년까지 ‘글로벌 100대 명문대학’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경쟁우위 분야 선정은 ‘Bottom-up’방식(교내 구성원들의 제안)과 ‘Top-down’방식(대학본부 차원에서 검토된 미래 유망분야)이 병행된다.

기초학문 분야 교양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선 고전 100권 읽기, 영어회화, 우리말·우리글 쓰기, 고급 컴퓨터 활용 능력 등 세 가지 교육 인증제를 시행, 졸업장에 명시하기로 했다. 박 총장은 특히 대학이 발전하기 위해선 우수한 교수들이 많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앞으로 교수 채용 시 해당 분야 최고 명문대학에 이력서를 보내 ‘Peer Review(동료평가)’를 받을 계획이다.

또 올해부터 교수들을 네 개 등급(E·G·A·P)으로 분류해 대학에 기여하는 만큼 대우해 줄 방침이다. 세계 최고 인재를 배출하기 위한 계획도 곧 실행된다. 최근 ‘세종창조학당’을 설립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구상중이다. 이 구상에 따르면 이르면 오는 2012학년도 신입생 모집부터 6개 분야별 1명씩의 신입생을 뽑아 최고 인재로 양성할 계획이다.

세종창조학당 입학생들은 각자의 전공에 속해 있으면서도 석학교수와의 1대 1 멘토링 등의 특별 교육을 받게 된다. 여기에는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도 참여하기로 했다. 세종창조학당 신입생 선발 기준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등 시험 성적은 아예 배제된다. 해당 분야 담당 교수가 책임지고 뽑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총장은 “해당 분야 최고 교수가 지원 학생을 심사해 자신보다 낫다고 생각하면 된다.” 면서 “지원 학생의 초·중·고교 담임선생님을 면담하는 등 지금의 입학사정관제보다 더 엄격한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자동 캠퍼스 바로 옆 어린이대공원에는 세종대 교수들이 운영하는 ‘테마공원’도 들어선다. 어린이대공원, 어린이회관과 관련 MOU도 곧 체결할 예정이다. “세종대 교수진이 운영하는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경험하기 위해 전국의 아이들이 연중 상시로 테마공원과 학교를 방문하게 될 겁니다. 학생과 구성원들에게는 정원이 생기는 거죠.” 박 총장은 대학 입시를 앞두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좋아하는 것’, ‘해보니까 잘 하는 것’을 생각해보고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부모들의 욕심이 문젭니다. 부모는 자기 아이가 잘 할 분야를 안다는 게 쉽지 않아요. 다들 판사와 검사 의사가 되길 원하죠. 그게 되겠습니까. 스스로 아무리 해도 안 되는 건 치워버리고 좋아하는 거, 해보니까 잘 되는걸 선택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취임 1년이 조금 지났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학교 분위기가 확 달라졌어요.
“우선은 참 다행이다 싶어요. 짧은 기간 놀라울 정도로 학교가 안정됐어요. 또 참 재밌어요. 학교가 발전되는 걸 보니까 어떻게 하면 학교가 발전하는지 알 것 같아요. 세종대가 매력이 있는 게 뭐냐면 패컬티(교수진)가 참 좋아요.

3분의 1 정도가 세계 톱클래스 대학을 나왔어요. 하버드, 케임브리지, 옥스퍼드, 노스웨스턴, 예일, 오하이오 등등... 학교가 발전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학교가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먼저 말씀드린 교수진의 능력이 첫 번째고요. 두 번째는 비전이에요. 취임하자마자 발전방안을 연구했어요. 교수님들 불러서 점심 먹을 때까지 빠짐없이 만났어요. 학생들도 전부 만났어요. 구성원들 의견을 바탕으로 지난 2월 발전방안을 발표했죠.

이를 정교화해서 지난 9월 두 번째로 발표했어요. 앞으로 10년 뒤인 2020년에 세계 100대 대학이 되겠다는 것이죠. 이렇게 출발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기쁜 일이죠.”

아무리 좋은 발전계획도 재원이 없으면 쉽지 않잖아요.
“학교 부지 개발과 발전기금을 전담하는 특임 부총장을 선임했습니다. 경기 곤지암과 성남 등에 있는 학교 부지를 개발해 발전 기금을 마련하고 이를 캠퍼스 인프라와 대학 발전 사업에 쓸 계획입니다. 부지 개발을 위해 지난달 마스터플랜 공모를 통해 캠퍼스 개발 사업자를 선정했습니다.

군자동 캠퍼스는 지하로도 파고 해서 12만평으로 키울 생각이에요. 고려대와 이화여대 못지 않은 큰 캠퍼스가 됩니다. 학생들을 위한 교육시설은 물론 문화·상업 시설을 들여 재원을 마련할 생각입니다.”

파주 등 재단 소유 부지가 많습니다. 부지별 활용 계획은요.
“곤지암 쪽 11만평에는 연구개발 클러스터를 짓습니다. 경기도 광주시와 MOU를 체결했어요. 성남시에도 11만평 땅이 있는데 체육시설 등이 들어서죠. 마산 쪽에는 30만평 되거든요. 거기도 준비하고 있구요. 평택 미군기지에도 우리 땅이 있는데 미군부대 옮기면 약 10만평 정도 자리가 생깁니다.

교육중심의 군자동 캠퍼스와 연구중심의 곤지암 캠퍼스, 체육시설이 들어서는 성남캠퍼스 삼각으로 진용을 갖추게 됩니다. 일본 노무라연구소와 러시아 모스크바대학과 협력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어요. 마산 쪽에는 해양 연구소를 세우고 해양학과도 만들 생각입니다.”

올해 수시모집에서 경쟁률이 상당히 높게 나왔습니다.
“기대를 많이 갖고 있어서라고 봅니다. 어떤 교수와 연구진은 이미 세계 수준입니다. 예컨대 콜롬비아 대학과 공동연구를 벌이고 있는 그래핀 연구소가 그렇습니다. 공동연구를 하면 교수와 대학원생들도 같이 연구하거든요. 이러면 SCI논문은 문제가 아니에요. 좋은 학교라는 것은 좋은 교수가 있다는 뜻이거든요. 연구와 교육이 세계 수준이면 학생들은 따라오게 되죠. (발전계획에) 이런 분야를 22개 만들어 놨어요.”

‘그래핀(Graphene)’은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얇은 물질이면서 가장 강한 물질로 미래 정보기술을 바꿀 가장 주목할 만한 신소재다. 영국 맨체스터대의 안드레이 가임 교수와 그의 제자인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연구원이 지난 2004년 세계 최초로 그래핀을 분리해 내 올해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이 그래핀을 연구하는 세종대 그래핀연구소가 올해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2010년도 이공분야 중점연구소 사업’에 선정됐다. 최장 9년 간 매년 5억 원의 연구비와 특별지원기자재비를 지원받게 된다. 홍석륜·엄종화·천승현·노화용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 2007년 이후 그래핀 관련 누적 외부 수탁액이 약 18억 7,000만원으로 국내 대학 중 최고 수준이다.

“호텔관광분야도 괜찮습니다. 교수도 괜찮고 아주 우수합니다. 김성섭(호텔관광대학) 교수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논문을 많이 써요. 이런 걸 자꾸 키워야합니다. 왜 학생들이 많이 오겠느냐 하면, 그런 기대가 있기 때문이에요. 또 영악한 학생들은 이런 우수한 분야를 복수학위 받기 위해 오기도 해요. 4년간 장학금 준다고 해도 머리 갸웃거려요. 그러나 그 분야 최고다 하면 그걸 보고 옵니다.”

우수한 인재를 뽑아 유능한 사회인으로 배출하기 위한 전략은.
“세종대의 보물은 이름이 근사하다는 겁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 세종대왕만큼 천재적인 인물도 없을 겁니다. 과학자이고 경제학자, 철학자였고 국방도 하고 말이죠. 그래서 세종창조학당을 만들었어요. 여기 들어오는 학생들은 4년 동안 학과에 배속되지만 자유롭게 공부하게 할 겁니다.

세종대왕이 이룬 업적을 낼 차세대 리더를 키우자는 거죠. 등록금은 물론 생활비와 졸업 이후 사회활동을 할 때까지 전부 책임질 생각입니다. 이어령 교수가 저하고 친구에요. 이 교수가 경기디지로그창조학교를 만들었는데, 이게 구체화된 게 세종창조학당이죠. 이 교수도 석좌교수로 참여하게 될 겁니다. 분야마다
교수와 학생이 1대 1로 멘토가 돼서 최고 인재로 키우자는 거죠. 마치 일본의 ‘마쓰시다정경숙’처럼요. 여기 졸업한 사람들이 일본 정계와 재계에 두루 있잖아요.”

마쓰시다정경숙(松下政經塾)은 일본의 차세대 리더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다. 마쓰시타 전기산업(주)의 창업자인 고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제2의 메이지유신을 일으킬 젊은 정치적 리더를 키울 목적으로 1979년 설립했다. 기본적인 품격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 서예, 검도, 다도, 좌선 등을 의무적으로 가르치고 본인이 공부하고 싶은 학습 프로그램은 스스로 짜도록 하고 있다. 이곳 출신들이 일본 정계와 재계에 두루 포진하고 있다.

이들을 선발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입학사정관 정도 가지고는 안 될 거예요. 안목을 가진 교수가 책임지고 뽑게 할 겁니다. 천재가 천재를 알아보잖아요. 예컨대 천문학 교수가 이 아이가 자기보다 낫다고 하면 됩니다. 이게 선발 기준입니다. 수능점수나 이런 건 볼 필요도 없어요.

초·중·고교 담임선생도 만나서 얘기도 들어보고 점수 관계없는 특수한 전형을 만들 생각입니다. 실패 없이 소규모로 시작해서 꽃을 피우겠다는 얘깁니다. 멘토가 자신보다 낫다고 하면 됩니다.”

세종대 졸업생들이 사회에 나가 어떤 평가를 받았으면 하시나요.
“세종대 나온 학생들은 영어를 잘하더라, 영어뿐만 아니고 중국어 잘하더라 이런 말을 듣고 싶어요. 또 우리말도 잘하더라 하는 학생이 됐으면 좋겠어요. 아무리 외국어 잘해도 자기 말 못 쓰면 안되거든요. 그게 제일 중요합니다.

4년 동안 고전 많이 읽히고 공부하도록 할 생각이에요. 또 컴퓨터도 중요해요. 고급 컴퓨터죠. 이 세 가지만 잘해도 얼마나 좋아요. 4년 동안 자유스럽게 시기와 관계없이 자신있는 것 시험 치러 통과하면 졸업장에 인증서를 써주기로 했어요. 인성도 빼 놓을 수 없어요. 공부는 잘했는데 나쁜짓 하고 거짓말 하고 이러면 안돼요. 배려할 줄 아는 그런 리더십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세종대가 모델로 삼고 있는 해외 유명 대학이 있나요.
“미국의 라이스대, 조지아택, 홍콩과기대 등이에요. 홍콩과기대는 20년 밖에 안됐어요. 그 동안 세계적인 대학이 됐어요. 60년대 홍콩은 지식이란 걸 전혀 모르는 장사치들만 있었어요. 대학도 돈벌이만 하는 대학이었죠. 지금은 지식이 넘쳐흘러요. 왜 이렇게 됐느냐하면 그 하나가 세계적인 교수를 초빙한 때문이에요.

교수의 수준을 올리면 대학 수준도 올라가요. 앞으로 교수를 뽑을때 지원자의 이력서를 해당분야 세계 최고 대학에 보내 채용하겠느냐고 물어볼 생각이예요. 그 대학이 뽑을 만큼 유능한 교수를 채용하겠다는 거죠. 대우도 그 대학만큼 해줘야죠. 앞으로 십년 만에 못 바꿀 것 없어요. 우리도 그런 모델이 되는 거죠.”

교수의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복안은 무엇이 있나요.
“교수는 열정이 있어야 해요. 인간이라면 다 똑같아요. 경쟁체제에 집어넣으면 서로 경쟁할 수밖에 없죠. 이때까지 논문 써도 그만 안 써도 그만이었어요. 65세까지 아무 일 없죠. 앞으로 경쟁체제에 들어갈 거예요.

기본원칙은 아주 단순해요. 평가를 아주 엄격히 한다는 얘기죠. 연구 40~50%, 교육 40%, 봉사 10% 정도로 평가하게 될 겁니다. 평가 결과 순위가 나오죠. (교수 평가 서류를 보여주면서)여기에 365등도 있어요. E(excellent), G(good), A(average), P(poor) 네 개 등급으로 나눌 생각입니다.

E 등급에 속한 교수에게 보답을 하자는 얘기에요. 보수도 1~2년 사이에 두 배 정도 차이 나게 할 겁니다. 봉급 체계도 연봉제로 하고 나이 관계없이 30대도 석좌교수 시켜주자, 못 할 이유가 없어요. 그런 교수에게 강의시수 줄여주고 해외대학에서 연구하란 얘깁니다.

이번달(11월)부터 집행할 생각입니다. 성과 평가는 개인별, 학과별, 분야별로 할 생각이에요. 이공계와 인문사회계, 예체능계 평가 기준이 달라야 합니다.”

군자동 캠퍼스 바로 옆 어린이대공원과 연계한 개발 계획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어린이대공원, 어린이회관과 연계해 테마공원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캠퍼스와 대공원 사이의 도로를 지하화하거나 고가차도로 만들어 대학과 대공원을 연결할 생각이죠. 이와 관련해 MOU도 체결합니다. 예체능계 등 관련 교수를 총동원해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면, 전국의 아이들이 연중 상시로 대학 캠퍼스와 대공원을 찾을 겁니다. 이렇게 되면 학교도 공원이 되죠. 대공원은 우리 대학 정원이 되는 겁니다.”

대학과 학과를 선택해야 하는 수험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외국에서는 자기 취미나 잘하는 걸 학교에서도 지원해줘요. 개성을 발굴해 주고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하죠. 우리는 전혀 그런 게 없어요. 대학에만 들어가려고 합니다. 부모 욕심도 커요. 자기 아이 특성 안다는 게 쉽지 않아요.

다들 자기 자식 판사나 검사, 의사가 되길 원하잖아요. 그게 되겠어요. 저는 아주 이상적으로 니가 좋아하는 거, 해보니까 잘되더라하는 것 하라고 합니다. 아무리 해도 안되는 건 치워버리라는 거죠. 반드시 무언가 잘하는 게 있습니다. 그걸 택하라는 겁니다. 그러나 이게 사회 인기 분야와 크게 다른 경우도 있어요. 또 그걸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적 여건도 필요하구요. 쉽지는 않은 문제죠.”


■ 박우희 (76)총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영국 맨체스터대와 일본 동경대에서 각각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외교관 시험에 합격한 뒤 주 홍콩부영사와 청와대 경제담당관 등을 거쳐 1967년부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명예교수로 재직해 왔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는 세종대 석좌교수를 지냈다. 일본 동경대 연구교수와 통상산업성 자문교수, 상공부 무역위원장, 국제경제학회장을 역임했으며 영국 케임브리지대·독일 베를린자유대·미국 뉴욕주립대에서 초빙교수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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