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대한민국 대학교육의 새 역사 만들어 가겠다"
[DGIST]"대한민국 대학교육의 새 역사 만들어 가겠다"
  • 정성민 기자
  • 승인 2013.10.0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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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철 DGIST 총장

2011년 대학원과정 이어 2014학년도부터 기초학부 운영
무학과 단일학부, 학부교육 전담교수제, 전자교재 등 차별화된 프로그램 ‘자랑’
융복합, 리더십, 기업가 정신 교육으로 이공계 분야 최고 리더 양성

대한민국 대학교육의 새 역사가 시작된다.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가 학부과정을 설립하고 올해 첫 신입생을 모집하는 것. DGIST는 정부의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미래창조과학부 소속 기관으로 KAIST(한국과학기술원), GIST(광주과학기술원)와 함께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3대 과학기술원이다. 올해 설립 9주년을 맞았으며 2014학년도부터는 학부과정인 DGIST 융복합대학 기초학부(이하 DGIST 기초학부)를 운영한다.

“전국적으로 200여 개 4년제 대학과 140여 개 전문대학이 있다. 그러나 기존 대학들과 비슷한 대학을 만드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기존 대학과 차별화된 새 대학을 만들고자 했다.” 신성철 DGIST 총장은 DGIST 기초학부가 대한민국에서 유례 없는 학부과정이 될 것이라 자신했다. 이를 위해 신 총장은 교육과정, 교재, 교수진, 시설 등 모든 면에 있어 ‘Different(다른)와 Unique(유일무이한)’를 강조했다. 무학과 단일학부, 학부교육 전담교수제, 전자교재(e-book) 개발 등이 신 총장의 작품. 이는 KAIST와 GIST는 물론 UNIST, POSTECH 등 기존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이하 과기대)보다 후발주자로서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DGIST 기초학부를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명문학부로 성장시키겠다는 신 총장의 복안이다.

DGIST 기초학부는 첫 신입생 모집부터 우수 인재들이 대거 지원하며 대학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 지난 9월 5일 첫 신입생 모집 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200명 모집에 1815명이 지원, 9.0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지원자들의 출신 고교 현황이다. 즉 고교 지역별 지원 현황을 보면 대구경북 18.73%, 수도권 30.30%, 외국 0.66%, 기타 50.31%로 나타났고 고교 유형별 지원 현황의 경우 과학고(영재고 포함) 출신 지원자 624명, 비과학고 출신 지원자 119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의 이공계 우수 인재들이 DGIST 기초학부를 선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DGIST 교육과 커리큘럼이 잘 정착해 4년 후 우리나라 이공계 대학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세계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는 대학이 됐으면 좋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신 총장의 꿈은 이미 카운트 다운이 시작됐다.

학부과정 설립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소감이 어떤가.

“DGIST는 9년 전 연구원으로 출범했다. 그러다 지역인사들이 연구원만으로는 DGIST의 존재 가치가 어려울 것이라는 말을 많이 했고 2011년 3월부터 대학원 과정을 출범시켰다. 대학원 과정이 출범하면서 윤종용DGIST 이사장 등 여러분들이 설득해 최종 결심을 하고 DGIST 초대 총장으로 오게 됐다. 대학원은 출범한 지 2년 반 정도가 지났다. 이어 내년에 학부 신입생도 입학한다. 이사장께서 총장을 부탁할 때 ‘백지 위에 평소에 당신이 생각하던 그림을 마음껏 그려보라’고 하셔서 평소 갖고 있던 아이디어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희망과 의욕을 갖고 준비를 하고 있다.”

평소의 아이디어라면 어떤 것을 말하나.

“우리 기관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기존의 대학들과 다르지 않다면 국민에 대한 보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차별성이 DGIST 경영의 첫 번째 잣대다. 또한 차별성을 바탕으로 국내 대학을 선도하는 대학이 되자는 의미에서 선도성을 두 번째 경영의 잣대로 삼았다. 마지막으로 국제화 시대에는 국내에서만 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즉 국제화 시대의 수월성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 경영 잣대로 수월성을 선정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종합해 보면 차별성, 선도성, 수월성이 총장으로서 3가지 경영의 잣대이며 학부 과정도 이러한 철학 아래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고 있다.”

특별히 강조하는 교육철학이 있다면.

“3가지 교육 철학이 있다. 첫 번째는 융복합 교육이다. 21세기는 융복합의 시대이고 새로운 발견과 발명은 전통적인 한 분야가 아니라 학문과 학문의 융합에서 나온다. 두 번째는 리더십 교육이다. 21세기에는 이공계 출신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리더가 돼야 한다. 지금 대통령께서도 이공계 출신이다. 또한 이제는 지식이 지식 자체로 끝나는 게 아니라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래서 Entrepreneurship(기업가 정신) 교육이 세 번째 철학이다.”

총장께서 말씀하신 아이디어와 교육철학이 DGIST 기초학부를 통해 어떻게 구현되는지 궁금한데.

“먼저 학부 혁신 차원에서 DGIST 기초학부는 무학과 단일학부로 도입된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다. 무학과를 도입한 배경은 앞으로 융복합을 잘하기 위해서는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 그러나 너무 일찍 세부 전공에 들어가면 융복합 마인드를 갖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기초과학(물리, 수학, 화학, 생물)과 기초공학(컴퓨터, 자동제어, 통계, 디자인 공학) 등 좌뇌 교육에 필요한 과목들을 가르치는 것은 물론 우뇌 교육을 위해 인문사회 교육을 가르칠 예정이다. 인문사회 교육도 전통적인 인문사회를 가르치면 과목이 너무 많다. 가급적이면 통합적으로 접근하려 한다. 예를 들어 국사와 세계사를 동시에 가르치는 비교 역사를 도입하고 철학도 동서양을 통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다. 리더십 교육을 위해서는 DGIST만의 리더십 교재가 나오고 3학년 때까지 관련 프로그램을 이어갈 예정이다. 또한 리더십 교육에는 정서적인 면도 중요하다. 이에 따라 이공계 대학으로는 유일하게 1인 1악기 교육을 시킬 것이다. 아울러 리더는 체력이 튼튼해야 한다. 체력훈련도 많이 시키려 하는데 태권도 검은 띠를 획득해야 졸업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업가 정신 교육과 관련해서는 사회적 기업 마인드를 가르칠 계획이다.”

DGIST 기초학부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학부교육 전담 교수를 선발한 것인데.

“학부교육 전담 교수에 대한 아이디어는 22년 동안 KAIST에 재직하면서 느낀 것이다. 우리나라 연구중심대학의 맹점은 대학 평가를 교수 연구 업적으로 한다는 데 있다. 그러다보니 교수가 논문 쓰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따라서 대학원교육에는 관심이 있지만 논문과 관련 없는 학부교육에는 관심이 없어 학부교육이 붕괴됐다. 이것은 우리나라 메이저 이공계 중심 대학의 공통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학부교육을 잘 시켜야 경쟁력 있는 일을 할 수 있다. 그래서 학부 전담교수를 둔 것이다. 학부 전담교수들은 교육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들어온 사람들이다.”

DGIST만의 교재도 만들지 않았나.

“DGIST의 교재는 융복합 철학을 담은 교재다. 예를 들어 물리를 가르치지만 바이오와 화학의 예제도 포함된다. 또한 DGIST의 교재는 앞으로 다가올 디지털 시대에 대비한 디지털, 즉 전자 교재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PDF 파일 수준이 아니라는 점이다. 동영상이 구동됨에 따라 웹상에서 학생과 교수가 상호 의사소통을 할 수 있고 Crossover(크로스오버, 교차)도 가능하다. 크로스오버란 화학 공부를 하다 물리 내용이 나올 때, 예를 들어 물리의 슈뢰딩거 방정식이 나온다면 화학에서는 다루기가 힘들다. 때문에 슈뢰딩거 방정식이란 해당 단어를 클릭하면 물리 교재로 넘어가 설명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이런 것들은 바로 융복합 교육에 정확히 들어 맞는 것이다. 그리고 전자 교재는 과학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새롭게 나오는 사실을 바로 바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말씀을 들어보니 DGIST의 교육 모델이 참으로 혁신적이며 독특한 것 같은데.

“15명의 학부교육 전담교수를 선발해 미리 준비했고 이에 따라 전자 교재 출간이 가능했다. 사실 이런 것들은 다른 대학에서는 볼 수 없다. 지난 7월 서울과 대구에서 이공계 대학 교육 혁신 심포지엄을 했는데 DGIST 교재에 대해 교육 수요자뿐 아니라 미디어에서도 관심이 많았다.”

그렇다면 총장께서 생각하시는 융복합교육은.

“사실 세상에 나가보면 모든 것이 융복합이다. 스마트폰도 융복합 기기이고 디스플레이 재료와 그 속에 있는 ICT 기술, 알고리즘을 처리하는 수학기술 등이 모두 융복합이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계속 전통적인 것에 얽매여서 융복합 교육을 못한다. 우리가 기초과학과 공학을 잘한다면 이런 것을 기반 삼아 훌륭한 융복합 연구를 할 수 있다. DGIST 대학원의 전공은 신물질과학, 정보통신융합공학, 의료로봇, 에너지 시스템, 뇌과학, 뉴바이올로지 등인데 모두 융복합 전공이다. 예를 들어 신물질과학의 경우 물리, 화학, 재료, 나노, 바이오 분야 사람들이 모여 각자 훈련된 관점에서 문제를 통합적으로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교육을 학부생에게도 시키려 한다. DGIST 기초학부 학생들은 소프트웨어적 마인드와 하드웨어적 마인드를 동시에 교육받을 것이다.”

기초교육을 받은 후 전공은 언제 정하게 되나.

“3학년까지는 공통 필수로 가고 4학년 때 트랙별로 나뉜 교육을 실시한다. 현재 학부생 규모는 한 학년에 200명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그 중 50%인 100명은 DGIST 융복합 대학원에 들어와 융복합 인재로 성장하게 되고 나머지 100명 가운데 50명은 유학 또는 다른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트랙이 있다. 또 나머지 50명 가운데 25명 정도는 기업의 CEO, CTO나 창업을 위한 기업 창업형 트랙이 있고 또 나머지는 이공계를 기반으로 해 언론계 등 비이공계로 진출할 수 있는 트랙이 있다. 3학년 때까지 트랙별교육을 위한 기초교육을 실시한 뒤 4학년 때 심화교육을 시킬 예정이다.”

심화교육 기간이 1년이면 다소 짧지 않겠는가.

“기업 CEO들을 많이 만나보고 교육커리큘럼에 대한 확신이 더욱 뚜렷해졌다. 1990년대에는 기업에서 맞춤형 인력, 즉 졸업 후 바로 업무에 투입될 수 있는 사람을 원했지만 이제는 남의 기술을 모방하고 추격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이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인재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맞춤형 교육보다는 기초가 튼튼한 사람을 키워달라’고 기업 CEO들이 말했다. 이러한 기업의 요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융복합 연구를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융복합 마인드가 있고 기초가 튼튼하다. DGIST 기초학부 학생들이 졸업 후 기업에 취직하면 처음에는 힘들지 모르겠지만 훨씬 더 잠재력을 갖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학생 복지, 글로벌 프로그램 등 소개할 만한 다른 프로그램이라면.

“최근에 체육관을 개관했다. 수영장, 골프 연습장 등을 갖춘 좋은 시설이다. 그리고 조정팀을 만들었다. 하이레벨 스포츠인 조정을 통해 협력심도 키워주려 한다. 무엇보다 DGIST 기초학부 학생들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고 모두 국비 장학생이기 때문에 등록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 DGIST 기초학부 학생들은 글로벌인재로 양성될 예정이기 때문에 1학년 1학기에 영어 시험을 통과한 학생들 전원을 스탠퍼드와 버클리 썸머 스쿨에 보낼 것이다. 또한 뛰어난 학생들에게는 DGIST 총장 장학금(DGIST President Fellowship)도 줄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학부 때부터 연구에 뛰어난 학생의 경우 외국 유명 연구기관에 가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계획이다.”

DGIST 기초학부 학생들이 어떤 인재로 성장하길 바라나.

“‘ARC 인재’가 되길 바란다. A는 Ability(능력)로 앞으로 지식기반 21세기에는 자신의 분야에 확실한 능력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또 R은 Responsibility(책임감)로 국가와 인류에 대한 책임감을 가진 사람을 키우려 한다. C는 Care(배려)로 배려하는 사람을 말한다. 훗날 DGIST 기초학부 졸업생들이 사회에 나가 ARC형 리더가 됐으면 좋겠다. 이런 교육 철학이 세계적인 관점에서 좋은 것인지 확신을 갖기 위해 미국 대학 총장들을 만났다. 여러 말씀을 들었는데 Caltech(캘리포니아 공대) 총장의 말이 가장 좋았다. Caltech에서도 DGIST 같은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융복합 교육, 리더십 교육, 기업가 정신 교육을 실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 학과의 장벽이 높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Caltech 총장은 DGIST 기초학부가 성공한다면 DGIST를 벤치마킹하고 싶다고 말하며 DGIST 교육에 대해 관심을 표명했다.”

학부생 선발은 어떻게 이뤄지나.

“미래브레인이라는 이름이 붙은 전형으로 뽑는다. 미래브레인은 제가 붙인 말인데 현재 대학원 6개 전공 분야의 줄임말이다. M은 신물질, I는 정보통신융합, R은 로봇, E는 에너지, B는 뇌과학, N은 뉴바이올로지다. 앞으로 DGIST의 미래를 좌우할 분야다. 이 앞 글자를 따 미래브레인전형이라 부른다. 미래브레인의 첫 번째 전형은 각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들이 한명씩 추천하는 전형이다. 여기서 50명 내외를 뽑고 그 외는 미래브레인 일반전형으로 150명을 뽑는다.”

학부생 선발의 기준이 있다면.

“DGIST 인재상으로 3C 인재상을 만들었다. 첫 번째 C는 Creativity, 창의성을 가진 인재이고 두 번째 C는 Contribution, 국가와 세계에 기여하는 인재다. 그리고 세 번째 C는 Care, 이웃과 사회에 배려하는 인재다. 학생을 선발할 때도 이러한 소양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전원을 입학사정관을 통해 선발하는데 창의성이 있는가, 국가관과 세계관을 갖고 있는가, 남들과 비교했을 때 따뜻한 인성을 갖고 있는가를 볼 것이다.”

마지막으로 2014학년도 DGIST 기초학부 진학을 희망하는 수험생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면.

“DGIST에 오고 싶은 학생들은 암기식 공부보다는 주위 현상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다르게 생각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제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야 하기 때문이다. 남들이 가는 길을 쫓아가서는 한국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즉 한국형의 길을 가야 할 때다. 그런 면에서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호기심을 갖는 태도를 가진 인재들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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